최근에 간송미술관의 가을 전시회를 다녀왔다.
이왕 간송미술관에 간 거, 그 근처에 있는 길상사에 다시 한 번 다녀왔다. 지난 봄에도 간송미술관에 간 김에 길상사를 다녀왔는데, 어쩌다보니 가을에도 그렇게 되었다. ^^;;
※ 봄의 길상사 풍경과 간송미술관 전시회
☞ 길상사(吉祥寺) (http://blog.daum.net/jha7791/15790814)
☞ 간송미술관 2011 봄 전시회 - 사군자대전(四君子大展) (http://blog.daum.net/jha7791/15790813)
같은 곳이지만, 계절이 달라지니 풍경도 달라진다.
봄에는, 유독 혹독했던 지난 겨울이 지난 뒤의 따뜻한 햇살이 무척 좋으면서도, 봄 날씨 특유의 나른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요즘 들어 부쩍 차가워진 바람에, 새파랗게 맑고 높은 하늘에, 슬슬 절정을 향해 치닫는 단풍까지 어우러져, 보는 사람 마음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 단풍 사진들 뭔가 조금 이상하다.
블로그에 업로드 하느라 크기 축소한 한 것과 사진 둘레에 테두리 두른 것 빼고는 손대지 않은 사진인데, 마치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으로 보정한 것처럼 보인다. 단풍이 덜 든 나뭇잎은 그래도 나은데,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단풍 든 나뭇잎들은 마치 서로 달라붙은 것처럼 보인다. 혹은 유화(油畵) 비슷한 효과 내는 필터라도 사용한 것처럼 사물들끼리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어찌 생각하면 나름 독특해 보이기도 하는데, 내가 의도한 효과가 아니라 좀 당황스럽다.
두 달 전에 새로 구입한 니콘의 P300으로 찍은 사진인데, 그 동안 제법 사진 찍었어도 이런 일은 없었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
종각 주위의 풍경인데, 정작 종각 안의 범종은 나무에 가려져 안 보인다. ^^;;
범종이 보이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찍으려다가, 어차피 주인공들은 단풍이지 범종이 아니다 싶어서, 그대로 찰칵...!
종각 모습만 올리고 범종만 빼놓으면, 범종이 너무 섭섭해할 듯해서, 따로 한 장 더 올린다. ^^
이 사진은 비록 오늘 포스트의 주제인 단풍과는 상관없는 풍경이지만, 그래도 올려보겠다.
먼저번 봄에 길상사에 갔을 때는 어쩌다보니 저 독특한 관세음보살상을 못 찍어, 길상사 관련 포스트에 올리지 못 했다.
다른 절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관세음보살상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원래도 관세음보살상이 다른 불상보다 여성스러운 모습인데, 길상사의 관세음보살상은 특히나 그렇다. 알고보니 저 관세음보살상을 만든 최성태 조각가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서, 성모 마리아의 이미지가 들어가 그렇다고 한다.
요 몇 년 사이 종교간 갈등 문제와 종교가 정치권력화 하는 문제로 말이 많다. 그런 어수선한 세상에, 자신과 다른 종교를 믿는 이들을 위해 불상을 만들어 기증한 쪽이나, 성모 마리아를 연상케 하는 불상을 선선히 받아들인 쪽이나, 모두 열린 마음의 소유자들이란 생각이 든다.
저 마리아 관세음보살을 보려고 천주교 신자들도 종종 길상사를 찾는다고 한다.
마침 길상사에서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 성북동 천주교 성당도 있다. 길상사만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담쟁이 덩쿨로 둘러쌓인 담장이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 속의 예쁜 성당이다. 길상사를 찾는 사람이라면, 그 성당도 함께 구경해도 좋을 듯하다.
위의 마리아 관세음보살과 비교하라고 올리는, 성북동 천주교 성당의 마리아상이다.
날씬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모습이 비슷하다. ^^
이 날 찍은 단풍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이다.
종각 처마의 화려한 단청색과 나무의 단풍색이 너무 잘 어울린다.
길상사(吉祥寺) (http://blog.daum.net/jha7791/15790814)
간송미술관 2011 봄 전시회 - 사군자대전(四君子大展) (http://blog.daum.net/jha7791/157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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