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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장위(張裕 : 장유) 포도주를 아시나요?

Lesley 2011. 1. 15. 21:02

 

  지난 목요일(1월 13일) 늦은 저녁, 고등학교 시절 친구인 SY의 집에 갔다.

  우리집에서 가까이 사는 친구라 비교적 자주 만나는 편인데, 요즘들어 한동안 못 만났다.  그래서 서로 얼굴 보며 수다도 떨 겸, 또 이 친구가 SOS를 쳐서 도와주기도 할 겸 만난 것이다.

 

  그런데 친구가 도와달라고 한 일이 정말 뜻밖의 일이었다.

  중국으로 여행 떠난 남편에게 포도주를 사오게 하려는데, 그 포도주 상품명의 중국어 발음을 몰라서 남편과 판매원 사이에 의사소통이 안 되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것이다.  아니, 외국인이 중국에서 술을 산다면 보통 마오타이주(茅台酒, 모태주)나 샤오싱주(紹興酒, 소흥주) 같은 전통주인데, 뜬금없이 웬 포도주? -.-;;  만일 '중국 포도주는 어떤 맛이 나는지 한 번 마셔볼까?' 하면서 사는 거라면, 그냥 그런가 보다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 병은 전에 마셔본 그 포도주가 맛있어서 자기들끼리 마시려고 사는 거고, 또 한 병은 각별히 예의 차려야 하는 사이인 분께 선물로 드리려고 사는 것이란다. (선물씩이나...! @.@)

  내가 '선물용 포도주를 왜 하필이면 중국에서 사냐?' 고 황당해하자(이탈리아도 아니고, 프랑스도 아니고, 칠레도 아니고, 도대체 왜...!), 이 친구 말이 그 포도주가 제법 알아주는 포도주란다. 

 

  하여튼 친구가 미리 인터넷 뒤져 찾아낸 한자로 된 그 포도주 제조회사명과 상품명으로 바이두(百度 : 중국의 유명 포털)에 들어가 검색해봤다.

  그랬더니 이 문제의 장위(張裕 : 장유)포도주 회사라는 곳에서 나오는 포도주가 정말 유명하긴 유명한 모양이다.  이 회사는 산둥성(山東省 : 산동성)의 옌타이(煙臺 : 연대)에 대규모 포도농원을 갖고 있는데, 중국 포도주업계에서 가장 큰 곳이며, 1892년 설립되었다니 그 역사가 이미 120년 정도 된다.  

 

 

장위 포도주의 冰酒(아이스와인)삼총사.

헤이주안(黑鑽 : 검은 다이아몬드), 란주안(藍鑽 : 푸른 다이아몬드), 황주안(黃鑽 : 노란 다이아몬드).

 

  친구의 남편이 위의 사진에 나오는 아이스와인을 달라고 했더니, 중국인 판매원이 보통 와인을 얼리면 아이스와인이 된다고 했단다. ^^;;

  사실 나 역시 아이스와인이란 것이 있는 줄도 몰랐다.  친구의 설명으로는, 아이스와인이란 것은 포도주 자체를 얼린 것이 아니라, 얼린 포도를 이용해서 제조한 포도주를 말하는 거란다.  그러나 내가 평소에 포도주를 마실 일이 없으니, 아이스와인이고 뭐고 간에 알 수가 있나...  그래서 '나도 아이스와인이란 걸 너한테 듣고 알았어. 그 판매원도 포도주 안 마셔서 모르는 모양이지.' 했더니, 친구 왈 '물론 일반인은 모를 수도 있지만, 포도주를 파는 사람이라면 알아야 하는 게 아니냐~' 란다.  (흐음~ 듣고보니 그도 그렇군... ^^;;) 

 

 

친구가 무척 맛있다고 칭찬한 장위 카스터(張裕-卡斯特, Changyu-Castel).

장위 포도주 회사와 프랑스 카스텔(Castel) 포도주 회사가 합작해서 만든 제품이라 함.

 

  한국의 블로그, 카페, 게시판 등을 찾아보니 장유 포도주니, 장유 와인이니 하며 제법 나온다.

  맛은 어떻고, 어디서 구입했고, 어떤 식으로 마셔야 좋고... 꽤 많은 경험담들이 나오는 게, 중국 오가는 한국인들 사이에 이미 유명한 모양이다.  그런데 왜 나는 전혀 몰랐나...  생각해보면 중국의 마트에서 물건 사면서 나름 고급스럽게 포장된 포도주들을 여러 번 보긴 했다. 하지만 단 한번도 눈여겨 본 적은 없다.  내 머리 속에서 단 한번도 '중국술'이란 말과 '포도주'란 말이 연결된 적이 없어서 말이다. ^^;;

 

  언제 다시 한번 중국에 갈 기회가 있다면, 지금까지 내 인생 최고의 술로 치는 하얼빈 맥주 대신, 장위 포도주를 한 번 마셔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