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10월 19일) 가까운 곳에 사는 고딩시절 친구랑 저녁으로 닭갈비를 먹었습니다.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친구랑 이런저런 얘기하고 있는데, 식당 아줌마가 닭갈비를 가져와 불 위에 올려놓으셨습니다. 무심코 닭갈비가 담긴 그릇을 내려다보다가 그만 허걱~~~ 했답니다. 뜨거운 그릇 안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산낙지 한 마리...!!! (오, 마이 갓~~~ -0-;;) 저는 원래도 오징어, 낙지, 문어 등 징그럽게 생긴 것들은 안 먹는 사람인데, 그냥 낙지도 아니고 살아 움직이는 낙지를 봤으니... 정말이지, 하마터면 심장마비 걸리는 줄 알았답니다. ㅠ.ㅠ
저도 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산낙지를 닭갈비에 넣어주는 식당은 처음이었습니다. -.-;;
저는 제 바로 앞에서 몸부림 치는 낙지가 너무 징그러워서, 물수건으로 뜨거운 그릇을 조심스럽게 붙들고는 180도 돌려버렸습니다. 낙지는 친구 앞으로 가서도 여전히 몸부림 쳤고, 친구는 '너 이거 무섭다고 내쪽에 가져다놓은 거야?' 하고... ^^;;
그 낙지가 기다란 다리를 사방팔방 마구 뻗었다 오무렸다 하는데, 조지훈님의 '승무' 중 일부분이 떠올랐습니다.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아줌마는 낙지가 몸에 엄청 좋다고, 아침마다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낙지 먹으면서 훨씬 나아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네... 저도 병 든 소가 낙지 먹고 일어섰다는 둥, 무리한 다이어트로 힘없는 사람이 낙지 먹었더니 견딜만 하다는 둥 하는 소리를 들어는 봤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아도 일단 먹을 수 있어야 몸에 좋은 거지, 쳐다만 봐도 까무러칠 것만 같은 저로서는... ㅠ.ㅠ
결국 저는 닭갈비만 죽어라 먹고, 친구가 낙지는 다 해결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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