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한국과 중국의 귀하신(?) 몸들

Lesley 2010. 2. 17. 20:42

  지난 학기 하얼빈에서 처음으로 자취생활 하면서 살았던 아파트 단지내에서 잃어버린 개를 찾는다는 광고를 봤습니다.  

 

 

  개를 찾는다는 이 광고는 작년 10월에 올린 포스트 '중국에서 이사하기(5) - 또 다시 터진 사건들(http://blog.daum.net/jha7791/15790604)' 에도 이미 올렸던 사진입니다. ^^

 

  누군가 저 개에 대한 정보를 주인에게 알려주면 2000위안(한화 약 36만원)을 주겠다고 합니다...!

  하얼빈이 인구 1000만명의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낙후한 동북지방의 도시이기 때문에, 임금 수준은 낮습니다.  대졸 초임이 1000~1300위안(한화 약 18만원~23만원)이고, 1000위안도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들었습니다.  그런 하얼빈에서 2000위안(한화 약 36만원)이라니, 몸값이 사람보다 더 높은 아주 귀하신 견공입니다...! @.@

 

  저 광고를 나중에 진쥔에게 보여줬더니 '우리 이제 공부하지 말고 개 찾으러 다니자' 라고 하더군요. ^^

  진쥔 말로는 자신이 대학 진학 때문에 하얼빈에 막 왔을 때만 해도 개가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개를 키우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흑룡강대학 교정에도, 학교 근처에도 개를 끌고 산책하는 사람 천지입니다.  한국처럼 옷을 입거나 신발을 신은 개도 꽤 많이 눈에 띕니다. 

 

  저 광고 중 '好心的知情的人은 본인에게 연락해주십시오' 라고 하기에, 저는 '마음 착하고(好心) 정을 아는(知情) 사람' 이라는 뜻인 줄 알았습니다.  '개를 훔쳐간 이가 돌려주지 않을까봐 납작 엎드려서 애원하느라 미사여구 동원했군' 싶었는데, 웬걸...   知情은 '정을 알다'가 아니라 '사정(주로 범죄 등)을 알다'라는 뜻이었습니다. -.-;;

 

 

 


 

 

 

  그런데 이번에 귀국한 후 하얼빈에서 본 개를 찾는 광고 비슷한 고양이를 찾는 광고를 봤습니다. ^^;;

 

 

  며칠 전 우리집 근처에서 본 광고입니다.  저 페르시아 고양이를 찾으면 100만원(!)을 주겠답니다.  '몸통부위만 털을 밀어버린, 중성수술한 수컷 페르시아 고양이'를 보신 분은 광고에 나오는 연락처로 연락해서 100만원 받으시기를...^^

 

 

 

  이것은 오늘 오후에 경희대학교 근처에서 본 광고입니다.

  역시 고양이를 찾는다는 광고인데, 아랫 부분의 문구가 정말 대박입니다.  '엄마고양이랑 여동생고양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니...!! ^0^   그리고 그 밑에는 글씨가 워낙 작아서 안 보이지만, 이 광고를 붙인 이는 '이 광고는 며칠 후에 자진 철거할테니 떼지 말아주세요' 라고 표기하는 센스도 갖췄습니다. ^^

 

 

 

  저 역시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또 집에서 동물을 키워본 적도 있어서, 정이 든 동물은 친구나 식구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잃어버렸을 때 어떻게든 되찾고 싶어하는 마음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한국이나 중국이나 요즘 서민들이 살기 힘든 때이다 보니, 저런 광고가 보는 사람들 중 일부에게는 위화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정든 동물 잃어버려 애태우는 사람에게 찾지 말라 할 수도 없고...  어려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