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흑룡강대학 유학생 사무처에서 유학생들에게 중국 전통극인 '경극'을 관람하게 해 준 날이어서, 같은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과 함께 출발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약속 시간이 되기 전, 제 방에서 몸이 안 좋아 결석한 날의 필기를 친구에게 빌려 옮겨 적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친하게 지내는 아이 하나가 전화를 해서는 밑도 끝도 없이 소식 들었냐고 묻더군요.
무슨 소식이냐고 반문했더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대요.'라고 했습니다. 너무 뜻밖의 소식이라 제대로 알아듣지 못 하고 '뭐? 뭐라고?'라는 말만 반복했더니, 그 친구도 무척 놀라고 충격받았던지 갈라지는 목소리로 '노무현이요. 노무현 대통령이요! 노무현 대통령이 세상을 떴다구요. 지금 인터넷에 났어요.'라고 했습니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다음넷에 뜨는 기사를 보는데 어찌나 놀랍던지...
그냥 멍해졌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지지하고 좋아했던 분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떠나서 일단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분이 그런 식으로 세상을 뜬 일이 처음 있는 일이라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한국에 있지 않고, 외국에 나와 있어서 더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실제상황으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기사를 차례로 읽다보니 이 충격적인 상황이 점점 피부에 와닿았습니다.
이 일로 하루 종일 기분이 착작했습니다.
한국 역시 온통 충격에 휩싸인 모양이었습니다. 인터넷상의 반응이 모든 여론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여론의 동향을 알아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임에는 틀림없지요. 속보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내용도 없이 그저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로 추정'이라는 제목만 달랑 있는 기사에 댓글이 3000개가 넘게 붙었더군요. 대부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고, 현 정권의 처사를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약속시간이 되어 만난 친구들과 출발하기 전에 점심식사하러 모인 학생식당에서, 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친구들도 모두 놀라워하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그 분의 죽음 및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에 대해 어떤 의혹도 남지 않기를, 그저 진실 그대로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과 중국의 귀하신(?) 몸들 (0) | 2010.02.17 |
---|---|
[스크랩] 5주년 블로그 생활기록부 (0) | 2010.02.14 |
낭만적으로 변한 서울 지하철 (0) | 2010.02.08 |
2009년 2월 블로그 정상화 계획...! (0) | 2009.02.02 |
'미시마 유키오'와 '다자이 오사무' (0) | 2007.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