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여행기/'10년 간수(감숙)성

간수성(甘肅省) 소개 및 간수성 여행 노선

Lesley 2010. 7. 30. 22:14

 

 

  이번에 갔던 간수성(甘肅省 : 감숙성)은 한국 단체여행객들이 많이 가는 중국의 다른 지역에 비하면 오지(?)에 속하는 곳입니다.

  사실 둔황, 자위관 등 실크로드에 속하는 간수성 서쪽이야 워낙 유명하지만, 간난(甘南)장족자치구 등 남쪽은 저도 이번에 그런 곳이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지명도 생소하고, 소수민족들의 명칭도 생소하고...  하물며 중국에 가본 적 없거나 별 관심 없으신 분들이 이 여행기를 읽다보면, '여기는 또 어디야? 아까 거기 옆동네야? 아니면 멀리 떨어진 곳이야?' 식으로 어리둥절해 하실 듯 합니다.

  그래서 간수성 및 이번 간수성 여행의 노선을 설명하는 포스트를 따로 올립니다. ^^ 

 

 

 

1. 간수성 소개

 

 

붉은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간수성(甘肅省 : 감숙성). 

 

 

  간수성은 과거에 군사적 요충지이며, 무역의 요충지이기도 했습니다.

  현재 간수성은 중국 중앙에서 약간 서쪽으로 치우친 곳에 위치해있습니다.  하지만 고대 중국의 영토는 지금보다 훨씬 좁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중국의 가운데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북서쪽 끝부분이었습니다.  즉, 당시에는 북쪽의 여러 북방민족(몽골족, 탕구트족, 여진족 등)과 서쪽의 위구르족과의 국경선에 해당하는 변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간수성은 군사적으로 중요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실크로드'의 중국쪽 출발지로서, 중요한 무역로이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비단, 화약, 종이 제작기술이 이 간수성을 통해 서역을 거쳐 아랍과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반대로 유럽과 아랍의 천문기술, 후추 등의 향신료, 유리로 만든 각종 식기나 장신구가 이 간수성을 통해 중국으로 전래되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런 중요성이 점점 사라졌습니다.

  당나라 때 최전성기를 맞았던 이 지역의 무역은, 그 후 유럽과 아랍의 십자군 전쟁으로 유럽에서 중국으로 오는 길이 막히며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중국에서도 쇄국정책을 펴며 외국과의 교류가 줄고, 유럽에서는 신항로를 발견하여 신대륙에 더 관심을 쏟으면서, 더욱 더 침체되었습니다.

  게다가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를 거치며 중국의 영토가 처음의 영토(이른바 중원(中原)이라고 하는 지역)에서 대폭 확장되자, 간수성은 더 이상 '국경'이 아닌 중국 영토 한 복판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군사적 요충지라는 중요성도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러다가 현대에 들어서 둔황, 자위관, 천수 등 실크로드상에 위치한 유명한 관광지들 덕분에 관광산업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앞의 다른 포스트에서도 설명했듯이('란저우(蘭州 : 란주)(1) - 간수성박물관, 황하(黃河) (http://blog.daum.net/jha7791/15790742)' 참조),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사는 곳이라는 점도 관광산업 발전에 한몫 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제가 이번에 다녀온 간난(甘南)장족자치구가 '리틀 티벳(Little Tibet)'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면서, 서양 관광객들이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 1위로 꼽기도 했습니다. (그 전까지 쭉 1위를 지켰던 따리, 샹그릴라 등이 속한 윈난성이 간난장족자치구한테 1위 뺏기고서 열받아, 관광산업 지원비를 대폭 늘렸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도 있고... ^^)

 

  관광산업 이외에도 신 에너지 관련 사업(풍력발전소, 태양열발전소)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급속한 경제발전 덕분에 환경오염 또한 급속히 발전(?)한 중국에서는, 요즘 녹색산업(친환경산업)이 중요 화두 중 하나입니다. (TV 볼 때면 수시로 녹색산업 장려하는 공익광고 나옴.)  이 간수성은 안경 없이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부는 강한 모래 바람과 강한 태양열 때문에, 풍력과 태양열을 이용한 에너지 산업에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실제로 이번 여행 중 둔황-자위관을 오갈 때, 기차 안에서 대규모 풍력발전소를 봤습니다.  또한 간난에서는 여러 숙소가 태양열전지를 이용해서 온수를 공급하는 통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은 온수가 없어 샤워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ㅠ.ㅠ    

 

 

 

2. 간수성 여행 노선 설명 

 

 

간수성 전체와 쓰촨성 일부 지역.(루얼가이와 탕커는 간수성 남쪽에 있는 쓰촨성에 속한 지역임.)  

 

  이번 간수성 여행 노선을 정리하자면...

 

  ① 란저우(7.4~7.5, 7.9, 7.15~7.16)

   : 란저우 자체가 볼거리가 있어서 여러 번 간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움직일 기차표나 버스표 구해야 했기 때문에 여러 차례 들린 것임.  역시 란저우는 예나 지금이나 교통요지...!!

  ② 실크로드(7.6~7.9)

   : 둔황, 둔황 주위의 옥문관, 양관 등의 지역, 자위관. 생각 같아서는 중국 내 실크로드의 끝부분인 신장위구르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현재 그 지역이 작년에 일어난 위구르족과 한족간 대규모 충돌 사건으로 외국인이 가기에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라 아쉽지만 포기... ㅠ.ㅠ

  ③ 간난장족자치구(7.10~7.14)

   : 샤허, 랑무스, 탕커, 루얼가이 등 티벳의 외곽지역. (단, 탕커와 루얼가이는 간수성이 아닌, 쓰촨성에 속하는 지역임.)

 

  실크로드와 간난장족자치구는 행정구역상으로는 분명히 같은 간수성이라지만, 환경이 완전히 다릅니다.

  간수성의 서쪽인 실크로드쪽은 사막이지만, 남쪽인 간난은 고원이며 동시에 초원입니다.

  실크로드쪽은 사막이기 때문에, 고온건조하며 언제나 황사가 심하게 붑니다. 7, 8월에는 40도까지 치솟는다고 하는데, 그나마 건조한 기후 탓에 여행자들이 그럭저럭 버티며 여행하는 겁니다.  다행히도 우리는 운이 좋아서 우리가 둔황, 자위관 등을 돌아다닐 때에는 30도 정도였습니다.

  그에 비해 티벳에 속한 간난은 고원지대이며 초원입니다.  그래서 한 여름에도 최고기온이 20도 안팎일 정도로 서늘하고, 대신 좀 습하고 비가 종종 내립니다.  그래도 역시나 우리는 운이 좋아, 우리가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사진 찍을 때에는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았고, 사정이 있어 꼼짝 못 할 때에만 비가 주룩주룩... ^^

 

  여행지 환경이 그렇게 사막에서 초원으로 극단적(?)으로 바뀌는 통에, 몸이 적응을 못 해서 그만 지독한 감기에 걸려 여행 후반 내내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사막과 초원이라는 곳을, 이번 기회 아니면 언제 또 볼 수 있을까요...  눈이 호강한 댓가로 호흡기가 좀 고생했다고 여기는 수 밖에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