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리창 구경하느라 녹초가 된 몸 이끌고, 평일 낮인데도 이상하게 붐비는 지하철 갈아타가며, 게다가 길까지 못 찾아 엉뚱한 곳을 헤매면서, 겨우 찾아간 라오베이징자장몐따왕(老北京炸醬面 : 노북경작장면대왕)...!
여기는 한국 여행 안내책과 중국 여행 안내책 모두에 나온 베이징식 자장면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다. 홍차오 시장과 천단공원 근처에 있는 이 식당은 두 나라 여행 안내책에 모두 나올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서,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대중 음식점으로 보이는데도 외국인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위) 베이징식 자장면(炸醬面)
우리나라 자장면과는 달리 숙주나물, 완두콩, 콩나물 등을 넣었다. 그런 것 빼고는 우리나라 자장면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맛이 다르다. 한국 자장면이 단 맛이 강한 편인데 비해, 저 베이징식 자장면은 다소 짠 편이다. 자장이 면의 양에 비해 너무 적기에 더 달라고 하려다가, 여행 안내책에 자장이 짜니 적게 넣어야 한다고 써있어서 그만 뒀다. 그러기를 정말 잘 한 것이, 다소 부족해 보이는 자장으로도 짠 맛이 제법 났다. 만일 우리 자장면처럼 면을 다 먹고도 자장이 남아 돌 정도로 넣었으면, 너무 짜서 못 먹었을 거다.
(아래 왼쪽) 자장면에 딸려 나온 마늘 초절임(?)
저런 음식을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마늘을 간장 섞은 식초에 담가 나오는데, 한국의 마늘 초절임과 비슷한 맛이 난다. 그런데 마늘 몇 조각 색깔이 초록색이던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진쥔의 말로는 식초에 오래 담가서 그럴 것이라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 ^^;;
(아래 오른쪽) 징장로우쓰(京醬肉絲)
내가 좋아해서 흑룡강대학 학생식당에서도 가끔 시켜먹는, 베이징요리 중 하나인 징장로우쓰이다. ^^ 돼지고기 채 썬 것과 양파 또는 대파 위에 우리나라 자장면의 춘장 비슷한 맛이 나는 장을 끼얹은 요리이다. 장을 얹은 고기 옆에 있는 하얀 종이처럼 보이는 것은 건두부(말린 두부)인데, 저 건두부로 돼지고기와 양파(또는 대파)를 상추쌈 먹듯이 싸서 먹는다.
솬뉴나이(酸牛奶)
솬뉴나이는 직역하면 ‘신(또는 발효시킨) 우유’ 라는 뜻인데, 우리식으로 말하면 요구르트이다. ^^
여행 안내책을 보니 베이징에서는 작은 항아리 모양의 용기에 담아 파는 요구르트가 있다고 하더니, 마침 류리창에서 발견해서 진쥔과 하나씩 사먹었다. 아마 일반 요구르트처럼 공장에서 대량을 생산해내는 게 아니라, 가내 수공업 비슷하게 소량으로 생산해내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요구르트를 사먹지 않고, 자기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식인 듯 하다. 성인 남자 주먹만한 크기의 항아리가 제법 묵직했다. 다 먹고 나서 저 항아리는 저렇게 반납해야 한다. (빨대 꽃힌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먹고 반납한 거고, 아직 빨대 꽂지 않은 채로 다른 것들 위에 무등 탄 두 녀석이 우리가 먹은 것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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