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 생활기/'09~'10년 흑룡강대학 어학연수기

다음 학기를 위한 준비

Lesley 2010. 1. 14. 09:58

 

 

  '하얼빈 흑룡강대학에서 더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http://blog.daum.net/jha7791/15790640)'에 쓴 것처럼, 어찌어찌하여 다음 학기에도 여기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너무 갑작스레 결정된 통에, 요즘 다음 학기에도 여기서 살 준비하느라, 그리고 귀국 준비하느라 제법 바쁘다.

 

 

 

  첫째, 비자 문제

 

  중국으로 한 학기만 어학연수 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6개월짜리 단수비자(한 차례의 출입국에만 사용할 수 있는 비자)인 F비자(방문비자)를 받는다.
  어차피 한 학기 있을 거고 특별한 일이라도 생기지 않으면 한 학기 동안 한국 드나들 일 없을테니 , 굳이 1년짜리 복수비자(여러 차례 출입국 할 수 있는 비자)인 X비자(학생비자)를 비싼 돈 주고 받아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X비자 발급받으려면 신체검사도 받아야 하고, 거류증도 받아야 해서, 그렇잖아도 비싼 비자 발급비 말고도 돈을 더 써야함.)

  F비자를 한 번 받으면 연장이 안 되는 중국 대부분의 지역과는 달리, 여기 하얼빈은 연장이 가능해서 3월 학기에 한국에서 받은 F비자를, 9월 학기에는 흑룡강대학을 통해 하얼빈에서 역시 F비자로 바꿀 수 있었다.

 

(위) 한국 서울의 중국대 사관에서 발급받은 F비자

(아래) 하얼빈 공안국 외사처에서 발급받은 F 비자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지간한 것은 모자이크 처리했음. 그런데 하얼빈에서 받은 비자는 왜 저렇게 없어 보이냐...  비자 디자인 비용 줄이려고, 디자이너 대신 공안국 경찰들이 쓱싹쓱싹 그리기라도 한 건가... -.-;; )


  하지만 현지에서 두 번 연속으로 연장하는 것은 불가능해서, 일이 조금 복잡해졌다.
  만일 현지, 즉 하얼빈에서 그대로 연장하려면 무조건 X비자를 받아야 할 판국이다. (한 학기 더 있게 될 줄 알았으면, 이번 학기 초에 비자 연장할 때 X비자 받았지...ㅠ.ㅠ) 
  다행히도 내가 겨울방학 동안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어, 저렴한 F비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하얼빈으로 돌아올 때 서울에서 L비자(관광비자)를 발급받아 와서, 흑룡강대학에서 다음 학기 등록하며 비자 연장 신청 받을 때 F비자를 신청하는 거다. (F비자를 연속 해서 받는 게 아니라, 중간에 L비자를 거쳤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현지에서 F비자 발급 받는 게 가능함.)  또 다른 하나는 한국으로 돌아갈 때 흑룡강대학에서 입학허가서 및 JW202표('우리 학교로 공부하러 올 학생이니 비자 좀 내주세요'라고 학교 측에서 대사관 측에 보내는 협조공문 비슷한 것 ^^)를 다시 발급받아 서울의 중국 대사관에서 F비자 받는 거다.

 

  이것저것 따져본 결과 두 번째 방법이 나을 듯 하여, 지난 금요일에 유학생 사무실 가서 입학허가서와 JW202표를 신청했다.

  그런데 역시나 여기는 만만디의 나라다...ㅠ.ㅠ  무슨 종이 쪼가리 2장 발급받는데 1주일이나 걸린단 말이냐... ㅠ.ㅠ  1주일 후 서류가 나오면 연락해준다고 내 전화번호 남기고 가라고 해서, 그리 하고 돌아왔다.  다행히 예정된 기간보다 조금 이르게 어제(1월 13일) 연락이 와서, 그 서류들을 찾아왔다.

 

 

  둘째, 거주장소 문제

 

  이번 학기에 올린 여러 포스트에도 썼듯이, 기숙사보다는 외주(학교 밖에서 사는 것)가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내가 처음에 일을 안일하게 처리한 탓에 이사를 두 번 해서 지친 나머지, 다시 집 알아보러 다닐 엄두가 안 난다.  게다가 같이 살 사람이 있다면 집안일을 분담할 수 있겠지만, 혼자서 살려니 세 끼 챙겨먹다가 하루가 다 가는 판국이다. -.-;;

  그래서 다음 학기에는 기숙사비가 비싸거나 말거나, 러시아 학생들이 시끄럽게 굴거나 말거나, 물이 잘 나오거나 말거나, 그냥 기숙사로 컴백하기로 했다. (뭐, 러시아 학생들이 시끄럽게 굴면 중국어 외에 러시아어도 배운다 생각하고 즐기도록(?) 하고...  어차피 수질이 안 좋아 피부에도 안 좋은 하얼빈의 물이니, 물이 안 나오면 안 나오는대로 그냥 안 씻고 살면 될 듯... -.-;;)

 

  ※ 하얼빈에서 외주하실 분들은 저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이사 때 계약기간 정하는 일이나 각종 서류처리를 제대로 하시기를...
 
  중국에서 이사하기(1) - 집 구하기, 계약 (http://blog.daum.net/jha7791/15790590)
  중국에서 이사하기(2) - 절차, 기타 자잘한 문제 (
http://blog.daum.net/jha7791/15790592)
  중국에서 이사하기(3) - 다시 집 구하기 (
http://blog.daum.net/jha7791/15790596)
  중국에서 이사하기(4) - 다사다난한 두번째 이사 (
http://blog.daum.net/jha7791/15790602)
  중국에서 이사하기(5) - 또 다시 터진 사건들 (
http://blog.daum.net/jha7791/15790604)
  새 집에서의 2박 3일 (
http://blog.daum.net/jha7791/15790606)

 

 

  셋째, 망할 놈의 짐정리 문제 ㅠ.ㅠ

 

  아, 정말 중국 와서 짐정리 원없이 해본다. ㅠ.ㅠ
  나중에 한국으로 완전히 귀국하면 이삿짐센터 창업해도 될 듯 하다.  진쥔도 나보고 이삿짐센터 만들어, 이름은 '하얼빈 이삿짐센터'로, 업체 로고는 슝마오(熊猫 : 팬더)'로 하란다.  그리고 돈 많이 벌면, 자기가 엄청 좋아하는 고기요리 많이 사달랜다. -.-;;

 

  대부분의 짐은 3단짜리 이민용 가방에 쑤셔넣어 J군의 방에 맡기기로 했다.
  어차피 완전히 귀국하는 게 아니니, 그 많은 짐을 한국까지 가져갈 필요가 없다.  또 J군도 내가 돌아갈 C취 기숙사에서 사니, 그렇게 하면 내가 흑룡강대학으로 돌아온 후 짐 찾기도 편하다.

 

  문제는 이불, 요, 매트리스(이 집 침대에 매트리스가 없어서, 하시에 가서 중국학생들이 기숙사 철제 침대에 까는 매트리스 하나 구입해서 썼음 -.-;;), 부엌살림, 샴푸나 세제 등 욕실용품은 어쩌냔 말이다.  이런 것들은 내가 떠나기 전날까지 써야 하는 물건들이니, 내일(1월 15일) 한국으로 떠나는 J군 방에 맡길 수도 없다.  그리고 샴푸나 세제 빼고는 죄다 기숙사에서는 필요없는 물건들이다.  그렇다고 돈 주고 사서 반 년 밖에 안 쓴 침구류를 내다버리기에는 너무 아깝고...   
  그래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J씨네 집에 필요하지 않을까 물어봤다.  아무래도 툭하면 바닥 구르며 노는 나이의 남자애들이 있는 집이니, 놀이방에 매트리스랑 요를 깔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러자 J씨도 침구류가 필요했다고 좋다고 했다. (지난 번에 침구류를 샀는데 택시에서 내리며 놓고 내렸다 함. -.-;;  택시기사가 작은 옷 보따리도 아니고, 큼직한 이불 보따리를, 더구나 뒷자리도 아니고 자기 옆 조수석에 놓인 걸 못 봤을리도 없는데, 그냥 가버리다니 그 택시기사 정말 너무 한 듯... ㅠ.ㅠ)


  부엌살림 중 프라이팬은 또 다른 과외선생인 징신네 집에 필요하다 하여 주기로 했고, 쓸만한 솥 같은 건 J씨네 주고, 나는 접시 한 두 개와 수저, 과도 정도나 챙기면 될 듯 하다.

 

 

  그런데 질문 하나...!

  혹시 중국산 캔맥주를 수화물 이용해서 한국에 가져가보신 분 계신가요?
  기내 반입하는 게 아니라 상관없을 듯 하기도 한데, 서너 개라면 몰라도 10개 이상 가져가려면 검색에 걸릴거라는 사람도 있던데, 혹시 경험있으신 분 계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