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 생활기/'09~'10년 흑룡강대학 어학연수기

흑룡강대학 학생식당 음식, 한국 라면, 오리온 파이

Lesley 2010. 1. 7. 13:18

 

 

  학기말이다 보니 학교에서도 특별한 일이 없고, 친한 중국친구는 대학원 시험에 여념이 없어 불러낼 형편이 안 되고...

  이래저래 마땅한 포스트 소재가 없어 그 동안 찍은 사진들을 훑어보다가, 적당한 소재를 찾아냈습니다.  바로 먹거리...! ^^  사실 먹거리 관련 한 것은 이전에도 살짝 다룬 적이 있지만, 이것들은 소개한 적이 없으니 이번에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C취 학생식당의 음식부터 소개합니다.
  2만명이 넘는 학생들과 수천명의 교직원이 생활하는 흑룡강대학의 학생식당들은 당연히 큼직큼직하고, 음식종류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전교생이 원칙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기에, 우리나라의 대학처럼 '공부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공부 뿐 아니라 거주하기도 하는 곳'이니까요. 

 


  이미 귀국한 M, B와 함께 지난 학기에 C취 학생식당에서 먹었던 음식입니다.

 

  (위의 사진)
  왼쪽의 음식은 '라오깐마투또우폔(老干土豆片)' 입니다.  감자 썬 것을 주재료로 하여 피망, 양파, 당근 썬 것을 섞어 검은색 소스에 버무린 것입니다.  진쥔 말로는 '老干' 가 그 검은색 소스 이름이라는데, 이 老干妈라는 말을 직역하면 '검소한(수수한) 엄마'라는 뜻이라 재미있습니다. ^^
  오른쪽의 탕수육 비슷한 것은, '궈바오로우(包肉)' 라고 합니다.  '탕추리지(糖醋里脊 : 돼지고기 등심으로 만든 요리인데, 한국의 탕수육에 가장 가까운 요리)' 와 함께 탕수육과 비슷한 음식이라, 아직 중국음식에 익숙하지 않았던 하얼빈 생활 초창기에 우리 한국 학생들이 주구장창 먹었던 음식입니다. ^^ 

  학생식당에 메뉴는 엄청나게 많지만 메뉴를 죄다 한자로 써붙여놔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나마 우리에게 익숙한 궈바오로우와 탕추리지만 먹었었지요.  덕분에 그런 사정을 모르는 중국학생들에게 '너희 한국인은 어째서 좋아하는 음식이 모두 똑같냐?  다들 궈바오로우와 탕추리지만 좋아한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  

 

  (아래 사진)
  궈바로우 위쪽에 있는 국수가 잘 안 보여서, 다른 사진으로 소개합니다.
  뉴진몐 또는 '뉴절몐(牛筋面 : 원래는 '뉴진몐'이라고 발음하는데, 북방에서는 얼화(혀를 굴려 발음하는 것)을 많이 써서 뉴절몐에 가깝게 발음됨.)' 이라는 국수요리인데, 뉴진(뉴절)이란 말이 '소 힘줄'이란 뜻이지만, 정말로 소 힘줄을 재료로 쓰는 것은 아닙니다. ^^  아마 늘어진 힘줄처럼 생긴 독특한 모양의 국수를 써서, 그런 이름이 붙은 듯 합니다.

 

 

 

  외국살이 하는 한국인의 영원한 친구, 라면...!! ^^
  중국의 마트에 가면 신라면, 너구리, 안성탕면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거라, 한국산에 비하면 특유의 얼큰한 맛이 덜하지만, 그래도 중국라면에 비하면 얼큰한 편이고 기름기도 적어서 한국 유학생들이 많이 찾습니다.

 

  (위의 사진)
  학교 앞 중양홍에서 사온 신라면 5개 들이인데, 마침 무슨 행사 기간이라 새우깡 두 개를 업고 있습니다. ^^  새우깡 중 하나는 그냥 평범한 새우깡, 또 다른 하나는 카레맛 새우깡입니다.

 

  (아래 사진)
  기숙사에서 살던 시절 곧잘 먹었던 컵라면입니다.  한국 유학생들은 신라면 컵라면을 많이들 먹었지만, 저는 이 '라바이차이(辣白菜 : 배추 김치)' 컵라면도 좋아해서 자주 먹었지요. ^^  그리고 중국 컵라면에는 안에 저런 플라스틱 포크가 접힌 상태로 들어있습니다.  한국 대학생들의 중국 어학연수 또는 배낭여행 붐이 막 일었을 때, 안에 포크가 들어있는 걸 모르는 한국 학생들이 컵라면 사면서 '왜 나무 젓가락 안 줘요...!' 하고 막 따졌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  뜨거운 물을 컵라면 안에 붓고 책이라든지 다른 물건으로 컵라면 뚜껑을 눌러닫아놓는 한국과는 달리, 저렇게 포크를 이용해서 뚜껑을 닫아놓습니다.

 


  
  오리온에서 나온 '슝마오(熊猫 : 팬더)' 파이...!
  진쥔이 초콜릿맛 나서 맛도 좋고 모양도 너무 귀엽다며 알려준 파이입니다.  정말 모양이 너무 귀여워서 먹기가 아까울 지경입니다.  슝마오 파이 상자 옆에 하나를 빼놓았는데, 벌렁 누운 팬더 모양의 파이가 정말 귀엽습니다. ^^  

  사진에도 나온 것처럼 우리나라 오리온의 중국 브랜드 이름은 '하오펑요우(好朋友 : '좋은 친구', '친한 친구'란 뜻)' 인데, 이 하오펑요우의 과자가 마트에 제법 많습니다.  그 중에서 단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오리온 초코파이입니다.  물론 이 슝마오 파이도 인기가 높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