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 생활기/'09~'10년 흑룡강대학 어학연수기

한파에 싸인 하얼빈(上) - 흑룡강대학 풍경

Lesley 2009. 12. 17. 17:25

 

 

  지난 4, 5일간 여기 날씨 정말 끔찍하게 추웠습니다.

  새벽 최저기온은 영하 25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12도...! ㅠ.ㅠ ('영상' 12도를 잘못 쓴 게 아니라, 정말 '영하' 12도임...!!)  저는 추위를 잘 안 타서 한국보다 많이 춥기는해도 그동안 그럭저럭 버텼는데, 그런 저도 요즘은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목구멍이 칼칼한 것이, 살짝 감기 기운도 있는 듯 하고... ㅠ.ㅠ 

  흑룡강대학의 설경은 한 달 전쯤에 '하얗게 변한 흑룡강대학 - 사흘째 내리는 눈(http://blog.daum.net/jha7791/15790622)'이란 제목으로 포스팅했지만, 그 때만 해도 낮 최고기온이 영하 5도 정도 되는 '비교적 따뜻한'(!) 날씨였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10분만 돌아다니면 뺨과 귀가 떨어져 나갈 것만 같은 강추위가 닥친 지금, 새로 눈에 쌓인 흑룡강대학에 대해 포스팅 할까 합니다.

 

 

눈 덮힌 도서관  근처 

 

 

  가엾은 신입생들은 죽어라 눈을 치우지만, 치워봤자 하루 이틀 지나면 또 눈이 와서 저 모양입니다.

  오른편에 보이는 빨간색 점퍼 입은 학생이 눈 치울 때 쓰는 도구들을 들고 어디로 가고 있습니다.

 

 

역시 눈에 덮인 연통광장

 

  오늘(12월 17일) 오전 내내 내린 눈이 쌓인터라, 미처 눈을 치울 시간도 없어, 저렇게 고스란히 쌓였습니다.

  덕분에 도서관과 본관 사이의 연통광장이 저렇게 하얀 세상이 되었습니다. ^^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저에게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한국, 특히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 등 복잡한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저렇게 깨끗하고 눈이 쌓인 풍경은 보기 힘들 겁니다.  눈이 쌓일 정도로 내린다 해도, 곧 많은 사람들과 자동차가 지나가서 금새 더러워지니까요.

 

 

성에가 잔뜩 낀 아파트 대문 ㅠ.ㅠ 

 

  지금 제가 살고 있는 흑룡강대 자수로(家屬樓 : 가속구, 한국에서 말하는 '임직원 사택', 즉 '직원 아파트'를 말함.)의 1층 대문입니다.

  낮에도 영하 10도 아래이다 보니 저렇게 성에가 잔뜩 끼여서, 마치 누가 일부러 눈을 묻혀놓은 듯 합니다.  혹시나 착각하실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저 대문을 아파트 바깥쪽에서 찍은 게 아니라, 안쪽에서 찍은 겁니다. -.-;;

 

 

 

중국학생 기숙사 앞의 귀여운 눈사람 ^^  

 

  어제(12월 16일) 우체국에 편지 보내러 가는 길에 찍은 사진입니다.

  여기는 인도가 아니라 중국학생 기숙사 앞 잔디밭이라 눈을 치우지 않았고, 오히려 눈으로 귀여운 눈사람을 만들어놨습니다. ^^  아마 중국학생들이 만든 것인 모양인데, 오래간만에 보는 눈사람이 여간 귀여운 게 아닙니다.  특히 돌맹이로 눈사람 가슴과 배에 단추까지 달아준 게 눈에 띕니다. ^^

 

 

 

그대들은 열혈남아(熱血男兒)...!

 

  낮 최고기온도 영하 12도여서 온 몸을 오리털 점퍼와 모자, 장갑으로 칭칭 감고 다녀도 추운데, 그래도 불타는 청춘들은 가벼운 차림으로 장갑도 안 끼고 죽어라 농구를 합니다. -0-;;

  틀림없이 저 학생들은 남방에서 온 학생들이 아니라, 원래 이 북방에서 태어나 자란 학생들일 겁니다.  따뜻한 남방에서 살다 온 학생들은 감히 저런 짓 못 합니다. ^^  그런데 이런 날씨에 외부에서 운동하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뼈가 상할 듯 한데, 이 지역 중국학생들은 추위에 익숙해서 상관없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