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또 블로그 접속이 여의치 않아 꽤 고생했습니다. 외로운 타국살이 하면서 블로그 활동이 큰 낙인데, 이게 웬 날벼락인지... ㅠ.ㅠ
다행히 오늘 아침에 인터넷 열심히 뒤져 구한 새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해서, 비교적 원활하게 접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며칠 만에 새 포스트 하나 올립니다. ^^
지난 금요일(11월 6일) 푸다오 수업 받으면서, 진쥔에게 다음 날 점심이나 저녁에 시간 있는지 물었습니다.
요즘 이래저래 심란해서 공부가 안 되어 기분전환도 필요하고, 또 학교 안으로 이사한 뒤로는 진쥔과 함께 밥을 먹은 적이 없기도 해서, 밥이나 한 끼 함께 하려 했습니다. 그랬더니 진쥔이 다음 날은 일이 있다며, 아예 그 날 푸다오 마치고 저녁을 함께 먹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푸다오 수업을 마친 후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춘빙(春餠 : 춘병, 중국 동북지방의 음식인데 멕시코의 '또띠야'를 생각하면 됨. 이 춘빙에 각종 요리를 넣어 상추쌈처럼 쌈으로 먹음.) 집에 갔습니다. 처음에는 밥이나 한 끼 하자고 간건데, 먹다 보니 다른 테이블 사람들이 모두 하피('하얼빈 피쥬(맥주)'의 줄임말) 마시고 있는게 눈에 띄어서, 우리도 두 병 시켜서 함께 마셨습니다.
그러다가 내친 김에 아예 그 춘빙집 근처에 있는 꼬치구이집으로 자리를 옮겨, 하피 몇 병 시켜서 계속 마셨습니다. ^^ 다만 이미 저녁을 든든히 먹은 뒤라 도무지 꼬치구이 같은 고기 종류는 먹을 수가 없어서, 다른 안주(좀 가벼운 안주)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중국의 안주거리를 소개합니다~~~
먼저 하피(하얼빈 피쥬)를 소개합니다...!
이 사진은 이 날 진쥔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찍은 게 아니라, 지난 3월 M양의 생일파티 때 찍은 겁니다. (하피 뒤로 보이는 J군의 몸 ^^) 어쩌다보니 이 날 하피 사진은 찍지 못 했는데, 그 동안 하얼빈에서 찍은 사진을 뒤져보니 다행히도 이 하피 사진이 있더군요. 꿩 대신 닭이라고, 이 사진이라도 대신 올립니다. ^^
저 뿐 아니라 다른 한국인들도 이 하피가 한국의 맥주들에 비해 단 맛이 더 많이 난다고 느낍니다.(참고로, 나는 중국국맥주 중 가장 유명한 칭따오 피쥬(청도 맥주)는 맛있는 줄 모르겠더군요... ^^) 그래서 대부분의 한국 유학생들이 이 하피를 사랑합니다. ^^
그 다음은 토마토와 땅콩...!
꼬치구이집에서 제일 처음 시킨 안주거리가 이 토마토와 땅콩입니다. (테이블 저 쪽에 진쥔의 몸과 가방이 찬조 출연했군요. ^^)
우리나라에서는 과일 대접 받는 토마토가, 다른 나라에서는 엄연히 채소로 대접 받는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요? ^^
중국에서도 토마토는 대중적인 요리 재료라, 토마토국, 토마토계란 볶음 등을 자주 먹게 됩니다. 또 그렇게 익히지 않더라도, 저렇게 설탕과 생 토마토를 버무려서 그대로 밥상 위에 올리기도 합니다. 제가 한국에서는 어린 아이들만 설탕 뿌린 토마토 먹는다고 했더니, 진쥔이 웃고... ^^
저 땅콩은 설탕을 묻혀 살짝 볶아낸 것입니다.
학생식당이나 대중음식점에서, 우리나라로 치면 반찬처럼 자주 나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땅콩과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게 정말 이상하고 어색합니다. 하지만 몇 번 먹고 나면 저 땅콩요리가 은근히 중독성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
다음 타자는 설탕 범벅한 고구마...
이 날 설탕 뒤범벅인 녀석들을 꽤 먹어서 살이 제법 쪘을 듯... ^^;;
원래도 달착지근한 군 고구마에 설탕까지 뿌렸더니, 단 맛이 꽤 강해서 원래 단 것을 좋아하는 제 입은 행복했습니다만... 저의 뱃살을 생각하면...ㅠ.ㅠ
이 날 먹은 안주 중 유일하게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징위(晶魚 : 정어)라는 물고기...
위의 사진이 이 날 술자리에서 먹었던 징위이고, 아래 사진은 징위가 무엇인지 몰라 중국 인터넷 사이트 들어가 찾아낸 징위의 본모습(?)입니다.
원래도 생선요리를 안 좋아해서 생선에 대해서는 모르는데다가, 진쥔이 써준대로 晶魚라는 한자 가지고 전자사전과 인터넷의 중한사전을 뒤져봤지만, 도통 그런 단어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ㅠ.ㅠ 그래서 저 생선의 정체를 이 블로그 들리시는 분들께 여쭤보려고 징위의 본모습 사진을 함께 올린겁니다.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마지막 안주는 닭목 꼬치구이...
다른 안주가 다 떨어졌는데 술은 조금 남았고, 그래서 진쥔이 시켰습니다.
이게 뭐냐고 했더니, 진쥔이 씩~~ 웃으면서 닭목이라는데, 참... ㅠ.ㅠ 하지만 이미 전에 오리머리, 토끼머리도 조금씩 먹어봤겠다(쓰촨성의 먹거리와 환환 'http://blog.daum.net/jha7791/15790583'), 술도 좀 마셔 알딸딸한 상태겠다, 그냥 눈 딱 감고 서너 조각 먹었습니다. ^^
지난 학기에는 한국 친구들과 하피를 한 두 캔씩 곧잘 마셨는데, 이번 학기 들어서는 거의 술 마실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 날 오래간만에 마셨더니, 조금 취했습니다. 많이 취했으면 다음 날 숙취로 고생했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적당히 알딸딸한 상태에서 끝내서 이 날 밤 오히려 아주 푹 잘 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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