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 생활기/'09~'10년 흑룡강대학 어학연수기

네이트온을 통한 피싱에 걸려들다...!

Lesley 2009. 10. 28. 14:52

 

 

  정말 살다 살다 별 일을 다 겪는다...!

  하얼빈에 와서 온갖 일을 다 겪었지만, 이제는 메신저 피싱까지 겪었다...! ㅠ.ㅠ

  인터넷 메신저의 ID와 비밀번호 빼내어 그 사람을 사칭하면서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들에게 연락해 '급하게 돈이 필요하니 얼마를 이러이러한 계좌로 보내달라'라는 범죄, 즉 일명 메신저 피싱이 요즘 한국에서 성행하고 있다는 것은 인터넷 기사 통해 알고 있었다.  또 마침 온라인 벗님 중 한 분이 몇 달 전에 그렇게 ID와 메신저를 유출당해서, 그 분의 친구분이 깜빡 속아넘어가 100만원이었던가, 200만원이었던가, 하여튼 돈을 잃었다고 하시기도 했고...  하지만 나한테도 그런 일이 생길 줄이야...!

 

 

 

  아까 집에서 막 점심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리기에 받았더니 고딩 시절 친구인 SY이었다.

  내가 중국 온 뒤로 그 친구에게 처음 받는 전화여서, 놀라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전화한 쪽에서 '너야말로 무슨 일 있냐?'고 반문하는 게 아닌가?  그 친구 말인즉슨, 누군가 내 네이트온 ID를 도용하여 그 친구에게 연락해 급하게 돈이 필요하니 300만원을 이체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ㅠ.ㅠ 

 

  이 친구, 처음에는 내가 외국에서 무슨 큰 일 겪은 줄 알고 당황했다고 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 친구가 쓰는 컴퓨터가 인터넷 뱅킹이 안 되어 계좌이체하려면 은행으로 직접 가는 수 밖에 없었고, 또 당장 통장 잔액이 300만원이 안 되는 상태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 사정을 설명하며 시간을 달라 했더니, '급하니까 옆의 동료들한테라도 빌려서 주면 안 되냐', '300만원이 안 되면 일단 100만원이라도 보내달라' 하며 재촉하더란다.

  그렇게 네이트온 통해서 주고받는 이야기가 길어지다 보니, 뭔가 좀 이상하더란다.  상대방이 쓰는 단어나 말투가 평소 내가 네이트온에서 쓰던 것과 달랐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에게는 곧 보내겠다고 해서 채팅 종료하고는, 당장 나한테 국제전화 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그래도 이 친구가 돈을 부치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위에 쓴 그 온라인 벗님의 친구분처럼 급한 마음에 덥썩 돈 부쳤으면 어쩔 뻔했나...  

  일단 네이트온에 대화상대로 등록된 분들에게 전화나 인터넷 통해 그런 연락 받으면 절대로 돈 부치지 말라고 알렸다.  네이트온 비밀번호도 일단 바꾸기는 했는데, 한 번 유출된 것이 두 번은 유출 안 될까 싶어서, 불안하다... ㅠ.ㅠ

 

  그나저나 도대체 언제, 어떤 방법으로 내 ID와 비밀번호를 빼내간건지 알 수가 없다.

  중국쪽 해커의 소행인지, 한국쪽 해커의 소행인지도 모르겠고...  왜들 그 좋은 머리 가지고 좋은 곳에 못 쓰고, 이런 이상한 쪽으로만 쓰는 건지...

 

  이 나쁜 것들아, 할 일 없으면 차라리 이불 속에 기어들어가 낮잠이라도 자라...!  제발 나 좀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내버려 두라고...!!!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