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 생활기/'09~'10년 흑룡강대학 어학연수기

하얼빈의 특이한 과일들

Lesley 2009. 10. 6. 20:24

 


  바로 전 포스트에서 위에빙 이야기가 나온 김에, 위에빙을 사던 날 함께 산 특이한 과일들을 소개할까 한다.

 

 


  초록색 귤


  처음에 과일가게나 행상에서 파는 초록색 귤을 보고 '왜 덜익은 상태로 팔지?' 했다.

  그런데 J씨네 갔다가 그 집 식탁 위에 있는 저 귤을 보고 물어봤더니, 원래 그런 색깔이란다. -.-;;  신기한 마음에 나도 1근 사다 먹어봤는데, 맛은 주황색 귤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듯 하다.

 

 

 

 

  야자 열매


  야자는 특이할 것까지는 없다.

  다만 내가 촌닭이라 TV나 사진 통해서나 봤지, 직접 보는 건 처음이라 올려본다. ^^  역시 열대과일이어서 저 멀리서 이 북쪽까지 운송해온 거라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다.  한 통에 10위안(한화 약 1860원)이다.

 

 


  애기 머리만한 야자 열매 한 통이 한국돈으로 2000원도 안 되는 10위안인데, 그게 뭐가 비싸냐고 생각하시는 분들...  (그런 분들은 언제 중국에 와서 직접 과일 사보시기 바람...!!!)

  중국의 먹거리 가격이 원래 한국보다 저렴하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도 과일 가격은 정말 환상적으로 저렴하다.  물론 한국에서도 그렇듯이, 여기에서도 계절별, 지역별 가격 차이는 있다.

  내가 사는 곳 바로 옆에 있는 재래시장에서 지금 파고 있는 과일을 예로 들자면, 복숭아와 귤은 1근(중국의 1근은 과일, 채소, 고기 불문하고 무조건 500그램이며, 중국에서는 과일을 개수대로 안 팔고 무게 재서 근 단위로 판매함)에 2위안(한화 약 372원), 사과는 1근에 2.5(한화 465원)위안이다. 수박은 제철이었던 여름에는 1근에 1위안(한화 약 186원) 정도에 팔더니, 요즘은 추워졌다고 2위안 넘어간다.  한국에서 꽃사과라고 부르는 자두만한 사과는 1근에 1위안이다.

 

  야자 열매를 산 다음에 귀에 대고 흔들어봤더니 안의 야자즙이 출렁거리는 소리 들리는 것도 신기했고, 형광등 불빛 아래 반짝반짝 윤 나는 녀석을 주방에 가져다놓으니 괜히 가슴이 뿌듯했다. ^^

  문제는... 어떻게 먹어야 할 지 도통 모르겠다는 점이다. -0-;;  진쥔에게 물었더니, 자신은 먹어본 적이 있긴 있지만, 이미 구멍 뚫려있는 것을 사서 먹었기 때문에 어떻게 구멍 뚫는건지 모른단다.  저 야자 열매를 나한테 판 아저씨 말씀이, 열매 위에 있는 세 개의 원 같아 보이는 부분을 뚫어서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하지만 껍질이 꽤 딱딱하고 두꺼워 보이는데, 그게 말처럼 쉬울까?

 

  그런데 정말 궁금한 점 한가지...!
  당연한 얘기지만, 저 과일들은 도시인 하얼빈에서 재배한 것이 아니고, 농촌에서 재배해서 하얼빈으로 운송한 것들이다.  그러면 저 과일 가격에는 운송비라든지 중간상인 또는 유통업체들이 이윤 남기려 붙인 금액, 그리고 지금 시장에서 저 과일들 팔고 있는 상인들이 이윤 남기려 붙인 금액 같은 것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잡다한 것들 다 빼고, 농사 지은 사람이 최초의 중간상인이나 유통업체에 넘겼을 때의 가격은 도대체 얼마인 것이냐...!  1근에 1위안하는 꽃사과를 예로 들자면, 원래는 1근에 0.2위안(한화 약 37원)쯤 하는 건가?  그러면 농민은 뭘 먹고 살라는 건가?  아무리 물가나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라지만, 이건 좀 심한 듯 하다.  그러니 농민들이 농사 때려치우고 도시로 와서 막노동이나 파출부 일을 하지...
  (혹시 중국 농산물 가격에 대해 아시는 분, 댓글 좀 달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