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여행기/'09년 쓰촨(사천)성

금사(金沙 : 진사) 박물관

Lesley 2009. 9. 6. 00:13

 

 

  구채구.황도 패키지여행에서 청두로 돌아온 다음 날인 8월 15일, 아침 일찍 멍즈뤼 유스호스텔 맞은 편에 있는 무후사(武侯祠 : 우호우츠)를 대충 둘러보고서, 금사(金沙 : 진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무후사(武侯祠 : 우호우츠)

 

  무후사는 1위엔짜리 팬더 카드 덕분에 무료로 들어갔으니 망정이지, 원래 표값인 60위엔(한화 약 11,700원)을 다 주고 들어갔으면 피눈물 흘릴 뻔했다.
  무후사는 삼국지의 주인공들인 유비의 능과 제갈량의 사당을 합쳐놓은 곳인데, 삼국지의 다른 주인공들인 관우, 장비는 물론이고 제갈량의 아들과 손자의 상도 함께 있다.  그런데 삼국지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굉장히 심심한 곳이었다.  삼국지의 여러 주인공들의 상은 너무 어설프고 조잡해보였고, 그렇다고 딱히 다른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도대체  그런 곳 들어가는데 표값으로 60위안씩이나 받다니, 대단한 배짱이라고 감탄해야 하는 건지, 뻔뻔스럽기 그지없다고 욕해야 하는 건지... -.-;;

 

 

 

 금사(金沙 : 진사) 유적지 박물관

 

  금사 박물관은 2006년 아파트 공사 중 발견한 금사 유적 발굴지에 세운 박물관이다.

  금사 유적은 1980년대 중반 발견된 삼성퇴(三星堆 : 산싱두이) ('삼성퇴(三星堆) 박물관 (http://blog.daum.net/jha7791/15790552)'  참조) 유적과 함께 고대 촉왕국의 문명으로 유명하다. 이 유적도 삼성퇴 유적처럼 기존의 중국 서적에 기록이 없는 상태에서 발견되어서, 중국 고고학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이 문명은 약 3000년 전,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중국 역사의 서주(西周)시대부터 춘추(春秋)시대에 걸친 시기에 번성했던 문명이다.

 

 

금사 박물관의 제1전시관의 내부


  발굴 현장을 그대로 전시관으로 쓰고 있는데, 시안(西安 : 서안)의 진시황 병마용처럼 아직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인 듯 했다.

 

 

   금사 박물관의 제2전시관 건물의 모습


   삼성퇴 박물관의 건물만큼이나 독특하고 인상적인 건물이다.

 

 

  금사 유적지에서 출토된 옥돌로 만든 각종 도구

 

 

금사 유적지의 고분에서 발견된 인골


  금사 유적지에서 많은 고분이 발견되었는데, 30세 전후의 젊은이들 유골이 나왔다.

  학자들은 이 유골의 주인공들이 고대의 전쟁 중 전사한 병사들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다.
  그런데 나 역시 이 인골들의 사진을 찍기는 하지만, 많은 관람객들이 플래쉬 터뜨려가며 사진 찍는 것을 보니, 고고학에서 중요한 '발굴'이란 작업이 죽은 자에게는 영원한 휴식을 방해하는 무례한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사 유적의 황금 가면


  삼성퇴 유적에서는 많은 청동 안면상이 발견되었는데, 금사 유적에서는 황금 가면이 출토되었다.

  비록 안면상과 가면이라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는 금사 유적의 황금 가면은 큼직한 코와 귀의 모습 등이 삼성퇴 유적의 안면상과 비슷해 보였다.

 

 

포박된 사람의 상


  특별한 설명이 붙어있지 않았는데, 전쟁 포로를 나타낸 것이 아닐까 싶다.

  학자들이 이 유적에서 발굴된 인골을 젊은 시절 전쟁에 나가 죽은 병사들로 추정한다 했으니, 전사한 병사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무덤에 함께 묻었던 것이 아닐까... ^^

 

 

사자상


  분명히 사자상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는데, 도대체 이 동물의 어디가 사자와 닮았다는 건지 나로서는 도통 알 수가 없다... -.-;;

 

 

눈 모양을 한 유물


  금사 박물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유물이다.

  마치 온 세상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소유하고자 하는 고대 지배자의 야심이 담긴 듯한 느낌이다.  혹은 이 문명을 이룬 이들이 숭배했다는 태양을 넘어서고자 눈을 크게 부릅뜬 인간을 나타낸 것 같기도 하고...

 

 

점을 칠 때 썼던 거불이 등판

 

  한족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거북이 등판(甲骨 : 갑골)'을 이용해서 점을 쳤다 한다.

 

 

박물관 바닥의 태양신조(太陽神鳥) 무늬

 

  금사 유적지에서 발굴되어 유명해진 태양신조의 무늬를 박물관 1층의 로비 바닥에 타일로 깔아놓았다.

  이 박물관이 소장한 작품이 무엇인지 한 번에 알려주는 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도 수난을 겪고 있는 우리 한글...

 

  구채구.황룡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박물관에서 우리 한글이 정말 고생이 많았다.

  '출구', '입구'가 졸지에 '출국', '입국'으로 변해버렸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