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여행기/'09년 쓰촨(사천)성

구채구.황룡 (2) : 구채구(九寨溝) - 上

Lesley 2009. 8. 31. 23:46

 

 

  전날 먹은 나의 영원한 만병통치약 '아스피린'의 효험 덕분에 한결 나아진 상태로 눈을 떴다. ^^

  하지만 나와 한 방을 쓴 S는 오히려 그 전날에는 괜찮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래서 아침 먹고서 둘이서 내 아스피린을 한 알씩 나눠 먹었다.

 

 

 

  아침 식사 후 관광버스를 타고 구채구(九寨溝 : 쥬자이고우)로 갔다.

  10시쯤 입구에 도착해서 '6시까지 버스가 있는 이 곳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가이드의 주의사항을 들은 뒤, 21명의 일행이 제각기 자기 가족 또는 친구 단위로 흩어져 관광을 시작했다.  우리 세 사람도 처음에는 포산에서 온 일가족과 함께 하다가 어느 순간 그들과 헤어져 우리끼리 돌아다니게 되었다.

 

  구채구 안이 워낙 넓어서 도보로 둘러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구채구 안에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중간중간 이용하는 방식으로 돌아다녔다.

 

 

  원시림 안에서 본 장족(티벳 지방의 원주민)의 풍습대로 치장한 나무

 

  갖가지 색깔의 천으로 장식해놓은 것이, 마치 우리나라의 성황당을 보는 듯 해서 한 컷 찍어봤다.

 

 

원시림을 가득 매운 침엽수들

 

   말 그대로 원시림이라 남방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침엽수가 빼곡히 차들어 있어서, 공기도 상쾌했다.

 

 

낮에 뜬 달

 

  이미 한낮에 가까운 11시가 다 되었는데 달이 보였다.

  이런 신기한 광경도 이 지역이 고산지역이라는 것과 관련이 있는 건지, 어떤 건지... 

 

 

거울처럼 맑은 구채구의 호수

 

  이 지역도 작년 쓰촨성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하지만 적어도 관광객의 눈에 띄는 곳에서는 지진 피해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관광수입이 재정에 한 몫을 차지하기 때문에, 쓰촨성 정부에서 발빠르게 대처한 모양이다. 

 

 

  호수 바닥의 수초

 

  구채구의 물 색깔이 신비한 것은 물 안에 각종 광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수초가 물바닥에 잔뜩 깔려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체불명의 한국어... -.-;;

 

  한국인 관광객도 많아서, 한글로 된 게시판 만들어 준 것까지는 좋다 이거다.

  그런데 이왕 해 줄 거 제대로 해주면 안 되는 건가?  '야다케' 라니...!  도대체 야다케가 뭐냐...!  일본어를 배운 적은 없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저 '箭竹海(전죽해)'라는 명칭의 일본어 발음을 그대로 한글로 표기한 것이 틀림없다...! ㅠ.ㅠ

 

 

  구채구 물의 신비한 색깔

 

  마치 컴퓨터 그래픽으로 손을 댄 듯한 모습이다.

  물의 색깔도 그렇지만, 물 속에 가라앉은 수목 때문에 더욱 더 신비한 느낌이다. 

 

 

  구채구 호수 안의 작은 물고기들

 

  꽤 많은 광물질이 함유되어 있는 물이건만, 생물이 살아가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는지, 작은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하늘빛 호수 

 

  풍경 좋고, 햇살 좋고...  같은 호수라도 호수의 어느 부분에서 찍느냐에 따라 물의 색깔이 달라진다. 

 

 

신비로운 에메랄드빛 수면

 

  구채구에서 찍은 사진 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이다.

  그리고 내가 찍고도 나중에 컴퓨터 화면으로 확인하면서 놀랐던 사진이다.  내 디카 안에 들어있는 사진이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누군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손 좀 본 사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

 

 

비취빛 물 속으로 차츰 가라앉고 있는 나무

 

  이 나무는 최근에 쓰려져 호수 속에 빠진 듯 하다.

  위의 다른 사진에서 본 것처럼, 세월이 흐르면 차츰 호수 바닥에 가라앉아 호수의 신비함에 한 몫하게 될 것이다.  나무 줄기의 밝은 색깔과 호수의 비취색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