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여행기/'09년 쓰촨(사천)성

낙산대불(樂山大佛)

Lesley 2009. 8. 29. 10:10

 

 

  청두로 옮겨온지 이틀째 되는 8월 11일,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 날 우리는 구채구로 떠났어야 했다.

  하지만 바로 전날 여행사에서 생쇼를 해가면서 투어 참가 신청하면서, 어찌어찌하여 12일에 투어 떠나는 걸로 결정 보고, 11일에는 S와 함께 유명한 낙산대불(樂山大佛 : 러산따포)을 보러 갔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낙산대불을 보면서 그 명성에 걸맞는 감동을 느끼지는 못 했다.

  그냥 '엄청나게 크구나...!' 하는 게 전부였던 듯 하다.  사람에 치여 제대로 감상을 못 한 탓도 있고, 습도가 엄청 높은 무더운 날씨에 지친 탓도 있고, 또 솔직히 뭐가 그리 대단하다는 건지 모르겠더라... -.-;;

 

 

낙산대불 앞으로 흐르는 강 위의 유람선에서 본 낙산대불의 모습

 

  저 대불 한 번 보겠다고 사람들이 징그럽게도 많이 모여들었다.

 

 

정말 크긴 큰 낙산대불 ^^

 

  이 대불은 당나라 때 해통이라는 승려가 조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툭하면 홍수가 나서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안타까워 한 해통이 그 홍수를 막겠다는 염원을 담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무려 90년이 지나서야 완성되었고, 그 후로는 신기하게 홍수가 안 났다고 한다. 

 

 

  대불의 발 부분에 개미떼처럼 달라붙은 사람들...

 

  저렇게 대불의 발치까지 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줄이 장난이 아니게 길어, 한참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유람선 안에서 본 대불의 모습이 보이기 직전의 광경

 

  솔직히 나는 대불 그 자체보다는 대불이 있는 저 강가의 절벽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아치를 이룬 무성한 대나무

 

  낙산대불을 먼저 유람선 위에서 보고나서, 우리도 대불을 가까이서 보겠다고 낙산 위로 걸어올라갔다.

  역시나 대나무 많기로 유명한 쓰촨성답게, 무성한 대나무가 무더운 더위를 조금이나마 달래줬다.

 

 

찌는 듯한 여름 속에서 짙어진 아열대성 식물들

 

  아열대성 식물들이 무성한 풍경이 내가 남국에 왔음을 팍팍 느끼게 해줬다.

  그런데 저기 뒷모습 보이며 서있는 한 덩치 하는 서양인 여행객이 나한테 영어로 청두 돌아가는 차편에 대해 물어서, 참 난감했다.  젠장, 나도 영어 공부 좀 열심히 할 걸...! ㅠ.ㅠ

 

 

낙산 올라가는 길목에 서 있는 호랑이 석상 위에서 즐거워하는 꼬맹이 ^^

 

 

  드디어 대불의 머리가 보인다...!

 

 

대불 머리에 난 풀이 너무 웃겨서 한 컷 찰칵...!

 

  저 곱슬거리는 불상 머리에 얽힌 사연이 하나 있으니...

  중학교 몇 학년 때였던가, 국사 선생님이 불상의 머리가 저렇게 생긴 이유를 아느냐고 질문 하셨는데, 어떤 아이가 '여드름 나서요...!' 하고 대답해서 모두 뒤집어졌던 기억이 난다. ^^;;  선생님 말씀으로는, 인도에서 불상을 만들었을 때 그리스 조각의 영향을 받아 서양식 곱슬머리로 표현하려니 그리 된 거라 하셨다. (동서양의 문화교류에 대해 언급하시면서, 서양의 헬레니즘 문화와 인도의 간다라 미술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어쩌구... 뭐 그런 내용이었던 듯...^^ )  그리고 나중에 인도에서 불교를 받아들인 동양 각국에서는, 처음 본 불상의 모습이 그런 모습이다 보니, 원래 그러려니 하면서 그렇게 만드는 걸로 굳어졌다고 한다. ^^

 

 

새까맣게 몰려든 관광객들

 

  대불의 발치에서 대불 한 번 올려다모겠다고 푹푹 찌는 무더위에도 아랑곳 없이 꿋꿋이 버티는 저 사람들...!

  우리도 이왕 왔는데 발치까지 내려갈까 하다가 지치기도 했고, 무엇보다 청두로 돌아갈 막차시간에 대기 힘들 듯 해서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