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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좌주 향우주 (向左走 向右走)

Lesley 2009. 7. 23. 23:57

 

  이사 문제로 정신이 없어서 오래간만에 포스트를 올립니다.

  이사 문제가 해결되면 이사에 얽힌 일을 포스트로 올리려 했으나, 이사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된 상태도 아니고, 또 그 파란만장한 이사에 대한 사연을 정리해 올리자면 시간도 걸릴 듯 하여, 잠시 쉬어가는 기분으로 가벼운 포스트를 올립니다.

 

 

 

  '향좌주 향우주 (向左走 向右走 :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가고'라는 뜻)'는 지난 학기 제 생일에 푸다오 선생 진쥔에게 생일선물로 받은 책입니다.  

 

 

     향좌주 향우주'의 표지 :  책에 매달린 코알라 모양 장신구는 책갈피입니다. ^^

 

  중국어권 드라마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같은 제목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셨거나, 보시지는 않았더라도 그런 것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아실 겁니다.

  작가는 대만의 기미(幾米)인데, 이 기미라는 작가는 특이하게 글만 쓰는 게 아니라 자기가 쓴 책의 그림도 직접 그리는 작가입니다.  흑룡강대학 정문 근처의 쉐푸슈청(學府書城)이라는 큰 서점에 가면 이 작가의 작품만 모아놓은 코너가 있을 정도로, 나름 인지도와 인기를 확보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이 작가의 작품은 마치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느낌입니다.

  '어린 왕자'나 '나의 작은 라임오렌지나무'를 성인이 된 후에 읽어도 읽을 때마다 감동을 느끼는 사람에게 강추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대신 '책이란 것은 내용이 제일 중요하니, 글이 빼곡히 차 있어야 한다'라고 생각하시는 분에게는 절대 비추일 정도로, 내용이 페이지수에 비해 굉장히 적습니다.  대신 짤막하면서도 간결한 문장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가득찬 그림으로 사람의 감정을 세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향좌주 향우주'의 본문 첫 페이지

: '때때로 길을 걷다 보면,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는 본문 첫 페이지의 마지막 구절은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왼쪽으로 가는 여자와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  습관적으로 왼쪽으로만 가는 여자와 오른쪽으로만 가는 남자가 뭔가 허전함을 느끼면서도, 정신없는 도시의 일상 속에서 하루 하루 바쁘게 지내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기미의 작품은 한국에도 번역본이 출판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서점에 가서 찾아보시기를...

  위에서도 이미 썼지만, 충실하게 꽉 찬 내용의 책을 원하시는 분께는 알맞지 않은 책입니다.  다만 무미건조한 일상 속에서 잠시 머리를 식혀주고 마음을 따스하게 해 줄 한 잔의 따뜻한 카푸치노 같은 책을 원하시는 분께는 강추합니다. ^^

 

  

보너스로 올리는 한 컷...!

: 중국 화장지업계에서 가장 큰 브랜드라는 심상인(心相印) 화장지입니다. '향좌주 향우주'에서 그만 서로 엇갈려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못 했던 주인공들이 끝부분에서 각자 도시를 떠나려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장면의 그림을 화장지 겉면에 쓰고 있습니다.  막 이 책을 읽은 후, 학교 안의 슈퍼마켓에 갔다가 저 그림을 보고 앞뒤 가리지 않고 덥석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