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학습, 중국어 노래

주걸륜(周杰伦)의 청화자(青花瓷)

Lesley 2009. 6. 11. 00:13

 

 

  전에 주걸륜이 출연한 영화 '황후화(http://blog.daum.net/jha7791/15093144)'의 마지막 부분에서 나온 주걸륜이 부른 '국화대(菊花臺)'가 무척 인상 깊었다.  

  선율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가사가 예술이었다.  이건 그냥 노랫말이 아니고, 완전히 한 편의 시였다...!

 

 

  중국에 와서 주걸륜의 노래를 한 편 더 알게 되었는데, 바로 이 포스트의 주인공이 될 청화자(青花瓷, 청화 도자기)이다.

  주걸륜의 노래가 다 그런건지, 공교롭게 내가 그런 노래만 알게 된건지, 하여튼 내가 알게 된 주걸륜 노래의 가사는 전부 한 편의 고풍스러운 시 같다.  내가 살고 있는 기숙사 근처에 있는 차오시에서 아르바이트 뛰면서, 거기 자주 드나드는 나와 친분 쌓은 흑룡강대학 학생이 말하기를,  '주걸륜 노래의 가사는 중국인들도 어려워한다. 시 같아서 아름답지만 어렵다.'라고 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나중에 네가 주걸륜 노래의 가사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가 되면, 너의 중국어 실력이 대단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차오시(超市)란?

 

 

:  超級市場(한국식으로 발음하면 '초급시장'임)의 줄임말인데, 영어의 supermarket을 그대로 의역한 말이다.  즉,  '超級'은 super(최고의, 훌륭한)를,  市場(시장)은 market을 번역한 것이다. ^^  중국어 배우면서 이런 의역어 또는 음역어를 하나씩 알게 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하여튼 혼자 알고 있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노랫말이 아름답고 멋져서, 이 블로그 들리시는 분들도 한 번 감상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노랫말을 올려보려 한다.

  이왕이면 음악도 같이 올렸으면 좋겠는데, 요즘 저작권 관련한 단속이 심해서 그건 포기하고...^^;;  다만, 나의 중국어 실력이 일천한지라 중국인들조차 어려워한다는 주걸륜의 노랫말을 나 스스로 해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ㅠ.ㅠ  그래서 인터넷 여기저기에 떠도는 노랫말 해석을 퍼와서 블로그에 올리되, 내가 보기에 좀 어색해 보이는 부분을 살짝 수정했다... ^^;;

 

 

 

  본격적인 노랫말 감상에 들어가기 전에, 위에서 말한 기숙사 근처 차오시에서 구입한 나의 노트를 소개할까 한다. 

  이 고답스러운 디자인의 노트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어학연수생들에게도 인기가 있어서, 제법 많이들 들고 다닌다.  그리고 이 노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나처럼 당.연.히. 주걸륜의 청화자를 떠올리며 이 노트를 구입했을 것이다. (아예 노트 표지에 청화자기 그림과 함께 '청화자'라고 큼지막하게 씌여있지 않나...! ^^ )

 

 

 

 

花瓷(청화자 : 청화 도자기)


 

                                                                     - 周杰伦(주걸륜) -

 

 

 



素胚勾勒出青花笔锋浓转淡

소배(초벌구이 단계)에 푸른 꽃을 그리니 붓끝이 짙었다가 엷어지는군요.

 

瓶身描绘的牡丹一如你初妆

(도자기) 병에 그려진 모란은 그대의 초장(소녀가 성인 여성이 되면서 처음 하는 화장)과 같아요.

 

冉冉檀香透过窗心事我了然

한들거리는 단향(단향나무 향)은 창문으로 빠져나가고, (그대의) 시름어린 마음을 나는 잘 알고 있지요.


宣纸上走笔至此搁一半

화선지 위의 붓놀림은 이쯤에서 절반쯤 남겨두도록 하지요.


釉色渲染仕女图韵味被私藏

유약의 색이 미인도를 물들이며 그 여운을 은밀히 숨기네요.


而你嫣然的一笑如含苞待放

당신이 생긋 웃는 모습은 막 피어나려는 꽃봉오리 같아요.


你的美一缕飘散  去到我去不了的地方

당신의 아름다움 한 가닥이 흩날려서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가는군요.

 

 



天青色等烟雨  而我在等你

하늘의 푸른색은 안개비를 기다리고, 나는 당신을 기다려요.


炊烟袅袅升起  隔江千万里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강을 끼고 천만리 밖으로 가는군요.


在瓶底书汉隶仿前朝的飘逸

도자기 밑에 글씨체는 한예(한나라 때의 예서체)로 전조의 뛰어남을 모방했어요.


就当我为遇见你伏笔

내가 당신을 우연히 만나게 될 복선인 셈이지요.

 

天青色等烟雨  而我在等你

하늘의 푸른색은 안개비를 기다리고, 나는 당신을 기다려요.

 

月色被打捞起  晕开了结局

달빛이 건져지고 결말이 어지럽게 열렸지요.


如传世的青花瓷自顾自美丽  你眼带笑意

후세에 전해진 청화 도자기같이 그저 아름답기만 하고, 당신의 눈은 웃음을 띠고 있네요.

 

 

 

 

色白花青的锦鲤跃然于碗底

색백화청(도자기의 하얀 바탕과 푸른 꽃무늬)의 비단잉어가 도자기 밑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해요.


临摹宋体落款时却惦记著你

송체(송나라 때의 글씨체)를 모사해 낙관을 찍을 때 오히려 당신이 그립지요.


你隐藏在窑烧里千年的秘密

당신은 도요(도자기 굽는 가마)에 숨은 천년의 비밀이에요.


极细腻犹如绣花针落地
무척 섬세해서 마치 자수바늘이 땅에 떨어진 것만 같아요.


帘外芭蕉惹骤雨门环惹铜绿

발 밖의 파초는 소나기를 불러오고, 문고리는 동록(구리의 표면에 녹이 슬어 생기는 푸른빛의 물질)의 색깔을 불러오지요.


而我路过那江南小镇惹了你

나는 강남의 작은 동네의 길을 지나며 당신을 기다려요.


在泼墨山水画里  你从墨色深处被隐去

먹물이 번져 퍼지는 산수화 안에서 당신은 묵색의 깊은 곳으로부터 숨어드는군요.

 

 

 

天青色等烟雨  而我在等你

하늘의 푸른색은 안개비를 기다리고, 나는 당신을 기다려요.


炊烟袅袅升起  隔江千万里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강을 끼고 천만리 밖으로 가는군요.


在瓶底书汉隶仿前朝的飘逸

도자기 밑에 글씨체는 한예(한나라 때의 예서체)로 전조의 뛰어남을 모방했어요.


就当我为遇见你伏笔

내가 당신을 우연히 만나게 될 복선인 셈이지요.


天青色等烟雨  而我在等你

하늘의 푸른색은 안개비를 기다리고, 나는 당신을 기다려요.


月色被打捞起  晕开了结局

달빛이 건져지고 결말이 어지럽게 열렸지요.


如传世的青花瓷自顾自美丽  你眼带笑意

후세에 전해진 청화 도자기같이 그저 아름답기만 하고, 당신의 눈은 웃음을 띠고 있네요.

 

 

 

 

  역시나 주걸륜의 '청화자'를 떠올리게 하는 사진 한 장을 서비스 차원에서 소개한다.

  이 곳에서 친하게 지내고 있는 M양이 청화 도자기 무늬의 치파오를 입은 모습이다.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  정작 본인은 자기 얼굴이 인터넷에 떠돌거나 말거나 신경 안 쓴다고 했지만, 오히려 내가 신경이 쓰여서... ^^;;)  지난 번에 몇 명이서 영화 '엑스멘 4'를 보러 영화관에 갔다가, 그 영화관이 백화점에 있어서 영화 끝나고 치파오 매장에 들러 찍은 사진이다.

  곧 여름도 다가오는데 푸른색 청화 무늬('청화'란 말 자체가 '푸른색 꽃'이란 뜻이니 푸른색인 게 당연한데, 푸른색 청화 무늬라고 쓰고 나니 이상함... -.-;;)로 된 치파오를 입으니 시원하면서도 산뜻해 보여 좋았다.  공교롭게도 이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M의 뒷편에서 얼굴 찌푸리고 있는 아줌씨...  사진 찍는 나보고 매장 안에서 사진 찍으면 안 된다고 급하게 말하며 나서시는 통에, 저런 애매한 모습으로 사진 배경에 찍힘.  ^^;;) 역시 청화 무늬로 된 짧막한 치파오를 입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