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 생활기/'09~'10년 흑룡강대학 어학연수기

흑룡강대학 유학생 기숙사

Lesley 2009. 3. 20. 20:21

 

 

  흑룡강대학의 많은 기숙사 건물들은 학교 정문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A취(區), B취(區), C취(區)로 나뉘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중 유학생 기숙사는 A취와 C취에 있습니다.  원래는 B취에도 유학생 기숙사가 있었지만, 무슨 사정에서인지 올해부터 B취 기숙사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A취 유학생 기숙사와 C취 유학생 기숙사에 대해 설명을 하기에 앞서, 현재 제가 살고 있는 곳은 C취 기숙사이고 또 개인적으로 C취 기숙사를 더 좋아한다는 점을 미리 말해둡니다. ^^

 

 

◎  먼저 A취 기숙사입니다.

  

 

A취 기숙사의 외관

 

 

A취 기숙사의 내부

 

 

  A취 유학생 기숙사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어학연수 수업 받는 강의실들과 같은 건물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아침에 늦잠을 자는 게 가능하고, 식당도 같은 건물 안에 위치해서 밥 먹기도 편합니다. ^^

  특히 여학생들 보다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 남학생들의 경우, 처음에는 가격 대비 시설이 훨씬 좋은 C취를 선택했다가도 수업들으려 A취까지 20~25분 걸어야 하는 게 귀찮아서 A취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둘째, 정문과 가깝습니다.

  정문 가까이에 있는 큰 마트인 중양홍(홍마트), 중국은행이나 공상은행 등 각종 은행, 하시(각종 생활용품, 의류, 신발 등을 판매하는 꽤 큰 종합상가) 등을 이용하기 쉽고, 버스가 많이 서는 정류장도 역시 정문 쪽에 있어서 기차역이나 시내로 나갈 때도 편리합니다.

 

  A취 유학생 기숙사의 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격 대비 시설이 C취 기숙사에 비해 떨어집니다.

  A취 유학생 기숙사의 방값이 C취의 방값이 동일한데도, 아무래도 지은지 좀 지난 건물이어서 건물 자체가 낡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둘째, 꽤나 어수선합니다.

  A취 기숙사가 어학연수 수업 듣는 강의실과 함께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편리한 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항상 우글거린다는 단점도 됩니다.  더군다나 A취 기숙사가 ㅁ형으로 되어 있어 가운데가 뻥 뚫린 형태라, 1층에서 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니며 떠드는 소리가 위층까지 다 전달이 됩니다.

 

 

  

◎ 다음은 C취 기숙사입니다.

  

C취 기숙사의 외관

(A취 기숙사와 너무 차이 나는 '뭔가 있어 보이는 건물'입니다. ^^)

 

 

C취 기숙사의 입구

(건물 양쪽의 노란색 조형물은 2009년도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위해 설치한 듯 합니다.)

 

 

C취 기숙사의 1층 로비

(전체적으로 러시아풍이면서, 중국 분위기를 풍기는 커다란 도자기를 2개 놓았습니다. 도자기 사이의 입구로 들어서면 엘리베이터 2대가 있습니다.)

 

 

C취 기숙사의 1층 로비에서 올려다본 2층 난간

(2층에는 이 호텔 겸 기숙사의 각종 사무실(재무부, 관리부 등등)이 있습니다.)

 

  현재 제가 살고 있는 C취 유학생 기숙사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C취 유학생 기숙사는 A취 유학생 기숙사와 동일한 가격을 받으면서도 시설이 훨씬 좋습니다.

  A취 기숙사가 학교 자체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인데 비해, C취 기숙사는 학교와 상관없이 별도의 업체에서 운영하는 호텔입니다. (호텔이라고 해서 번쩍거리는 초호화판 호텔 수준까지 생각하지는 마시고, 3성급을 좀 넘어서는 수준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  호텔의 절반 정도를 유학생 기숙사로 쓰고 나머지를 외부 손님들을 위한 호텔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시설의 유지, 보수에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올해 하얼빈의 다른 대학에 비해 흑룡강대학의 어학연수과정 개강이 늦었는데, 그 이유가 C취 기숙사가 하얼빈에서 열린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선수촌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존심 강한 중국 당국이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을 위한 선수촌으로 썼을 정도니, 중국 전체에서는 어떨런지 몰라도 하얼빈 지역에서는 최고의 기숙사라 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기숙사 주변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A취 유학생 기숙사의 경우, A취 자체가 오래된 곳이라 기숙사 주변의 다른 건물들도 허름하고 우중충한데, C취는 C취 유학생 기숙사 뿐만 아니라 주변 건물들도 모두 새 건물이고 건물의 모양도 상당히 예쁩니다.  특히 제 방 창문에서 내려다보이는 C취 광장은 흑룡강대학의 예술대학 건물과 다른 건물들이 광장을 동그랗게 감싸는 형태라 운치 있습니다.

 

 

하얼빈에서 맞은 첫 아침에 내 방에서 내려다본 C취 광장

 :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 아래에 넓찍한 입구가 뚫린 건물이 흑룡강대학의 예술대학입니다. 저 입구를 지날 때면 피아노, 바이올린, 얼후 등의 악기를 연주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얼빈에서 맞은 첫 아침에 내 방에서 내려다본 C취 광장

 : 왼쪽에 잘려서 찍힌 건물이 이 사진 바로 위의 사진에서 본 예술대학 건물입니다.  그 옆의 두 건물은 용도는 모르겠지만 건물 맨 아래층에는 슈퍼마켓 2개, 약국, 안경점, 미용실, 우체국, 중국차 판매점,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념품 판매점 등이 있습니다.

 

 

내 방에서 내려다본, 눈으로 덮힌 C취 광장과 예술대학 건물

 : 바로 전날에 엄청난 눈보라가 치더니, 온 세상이 하얗게 되었습니다.  하얀 눈과 멋진 예술대학 건물이 잘 어울립니다. ^^

 

    

  위에서 설명한 A취 기숙사의 장점이 곧 C취 기숙사의 단점이 되겠지요... ^^;;

  C취 유학생 기숙사의 단점은 한 마디로 '많이 걸어야 한다'입니다.

 

  첫째, C취 기숙사에서 강의실 있는 A취까지 가려면 20~25분은 걸어야 합니다.

  C취와 A취는 말이 좋아 한 대학에 속한 건물이지, 넓디 넓은 흑룡강 대학의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에 위치해있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고, 저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도 그렇고, '그 정도도 안 움직이면 어떻게 하냐, 그 정도는 움직여줘야 한다' 라고 생각하고 C취를 선택했습니다만, 하루 동안 2, 3차례만 왕복해도 '확.실.히' 운동이 됩니다. ^^;;

  둘째, 은행이나 마트, 서점, 하시로 가거나 시내로 나가는 버스 타려면 정문까지 나가야 하는데, 정문은 A취를 지나서 더 멀리 가야 합니다. ㅠ.ㅠ

  C취 유학생 기숙사에서 정문 밖으로 나가 마트나 은행에서 볼 일 한 번 보고 다시 C취로 돌아오려면, 왕복 1시간 반은 걸립니다.  거기다가 마트나 상가, 은행 등에서 걷거나 서있는 시간까지 합치면, 정말 운동효과 짱입니다. (음식 기름진 중국에서 어학연수 1년만 하면 10킬로 찌는 건 우습다는데, C취에서 사는 우리에게는 별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