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 5

5일의 마중(歸來 / Coming Home) - 문화대혁명의 광기에 휩쓸린 부부애

지난 주말, 기분이 꿀꿀하다는 친구의 번개요청으로 갑자기 영화관에 가게 되었다. 그렇게 본 영화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이기도 한 '5일의 마중(중국 원제는 歸來)' 이다. 이 영화가 지금 개봉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여름이나 겨울에 봤더라면 잔잔하면서도 먹먹한 감정을 좀 옅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감이 주홍색으로 익어가고 은행나무가 노랗게 변해가는 지금 보기에 딱 맞는 영화다. 두 포스터에 각각 씌여있는 문장이 이 영화의 줄거리를 잘 함축해 놓았음. '그대, 오늘은 만날 수 있을까요...' / '옆에 있는 나를 그녀가 기다립니다' 장예모(張藝謀) 감독에 공리(鞏俐)와 진도명(陳道明) 같은 연기력 출중한 배우들까지 더해진 조합이라면, 그 장르나 내용이 뭐든 간에 믿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역시나..

장국영의 발견(1) - 패왕별희(覇王別姬)

어려서부터 영화를 좋아했던 나에게는, 당연히 좋아하는 영화배우도 여러 명이다. 하지만 그 중에 가장 좋아했고, 좋아했던 기간이 가장 오래 되었고,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던 배우는 몇 년 전에 자살로 생을 끝낸 장국영이다. 내가 처음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가 다음넷인데, 그 다음넷에서 쓰는 ID가 Lesley다. 이 ID를 사용하게 된 것은 순전히 장국영 때문이다. 장국영의 팬이라면 알겠지만, 장국영은 Leslie란 영어이름을 썼다.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졸업하고 몇 년 후까지 장국영에 미쳐있던 나는 Leslie를 나의 ID로 삼고 싶었지만, Leslie가 '드물게 여자이름으로 쓰이기도 하는 남자이름'이기 때문에('동아 프람임 영한사전'에 그렇게 나와 있었다. -.-;;) 차선책으로 Leslie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