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운전면허시험(1) - 학과(필기)시험 / 사당자동차운전전문학원

Lesley 2023. 6. 24. 00:10

  자동차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내 나이쯤 되면 운전면허는 거의 갖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몸은 운전면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천연기념물(?) 같은 존재로 살았다.  몇 년 전 자동차에 대한 책을 읽고 잠시 면허를 따볼까 생각하다가 흐지부지 되었는데...  ☞ 차알못을 위한 책 - 자동차 구조 교과서 / 자동차 운전 교과서 https://jha7791.tistory.com/15791451  

 

 

 

  어찌어찌하여 이제 그만 천연기념물 생활을 접고 운전면허를 따기로 했다.

 

  운전면허학원에서 운전을 배우기로  사람들은 보통 학원부터 가는 것 같던데, 나는 강남운전면허시험장부터 갔다.

  학원과 운전면허시험장 중 어디를 먼저 갈 지는 각자 알아서 하면 된다.  학원에서 배우더라도 어차피 응시원서, 신체검사, 학과(필기)시험 때문에 운전면허시험장에 한 번 가기는 해야 한다.  학원에서 시험 보면 응시원서도 학원에서 접수하는 줄 알았는데, 응시원서는 운전면허시험장에 가서 처리해야 한다.  

 

  학원 등록부터 하고 3시간짜리 교통안전교육을 받고서 운전면허시험장에 갈 경우...

  운전면허시험장에서 하는 1시간짜리 교통안전교육을 건너뛰고 학과시험을 볼 수 있다.  교통안전교육을 이중으로 받기 싫은 사람이라면 학원부터 가면 된다.

 

  운전면허시험장부터 가서 교통안전교육, 신체검사, 학과시험를 한꺼번에 끝내고 학원에 가서 등록하는 경우...

  학원 먼저 갔다가 운전면허시험장 가고 또 학원 가는 게 싫은 사람이라면, 즉 길거리에 버리는 시간을 줄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쪽이 좋다.  단, 학과시험을 합격하고 학원에 가도 3시간짜리 교통안전교육은 받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안전교육이란 건 많이 받을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운전면허시험장에서 1시간 받고 학원에서 3시간 받아도 교통규칙이나 교통표지판 중에 긴가민가 싶은 것들이 많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안전에 관한 교육인데 좀 열심히 받아봅시다...!)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은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강남역이 아니라 삼성역 근처에 있다. (삼성역 1번 출구쪽)

  아침부터 사람이 많았다.  외국인도 제법 눈에 띄어서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이 많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교통안전교육, 신체검사를 끝낸 후 학과시험을 봤다.

  학과시험은 노인 아니면 공부 안 해도 합격한다고 큰소리 탕탕 치는 글이 인터넷에 보이던데, 그런 글에 낚이지 말자...!  휴대폰 무료 앱('운전면허 PLUS' 강추...!)으로 두세 시간만 공부해도 커트라인을 훌쩍 넘겨 합격할 만큼 쉬운 건 맞지만, 아예 공부 안 해도 합격할 수 있을 정도로 만만하지는 다.  특히 나처럼 운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살았던 사람이라면 교통 표지판, 도로에 그려진 각종 선이나 도형, 교통규칙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2022년 통계를 찾아보니 학과시험 합격률이 83.5%란다.  나머지 16.5%가 모두 문해력 떨어지거나 컴퓨터를 잘 못 쓰는 노인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6.5%의 절반 정도는 '학과시험은 그냥 봐도 합격할 수 있다' 는 말에 혹해서 용감하게(!) 공부 안 하고 갔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니 공부합시다...!!!)

 

 

 

  학과교육 합격 도장이 찍힌 응시원서를 들고 '사당자동차운전전문학원' 으로 갔다.

  여긴 이름값 하느라 사당역 근처(사당역 3번 출구쪽)에 있는데 위치가 좀 오묘하다.  산을 깎아 만든 좁은 고원(?)에 층층이 있어서, 2층의 장내기능시험장이나 3층의 운전연습장에서 도로 건너편에 있는 홈플러스 건물이 보인다.

  이 학원에 등록한 후에야 알았는데, 다른 운전학원보다 시험장과 연습장이 좁은데 필요한 구간을 그 좁은 곳에 다 집어넣어야 하니 커브길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운전 처음 배우는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운전 솜씨도 안 좋은데 좌회전과 우회전이 수시로 나오니 죽을 맛이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그만큼 좌회전과 우회전을 연습할 기회가 많아서, 나중에 도로주행에 나섰을 때 다른 학원에서 교육받은 사람보다 유리할 지도... (그래,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고...)

 

  등록한 다음 날 3시간짜리 교통안전교육을 받았다.

  이미 학과시험 합격한 사람들은 시간 낭비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잘 듣기를...  학과시험  위해서 공부한 교통규칙이나 도로의 선 같은 것은 학과시험 합격하자마자 머리 속에서 스르륵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운전을 하려면 교통규칙, 도로의 선이나 표지판 등을 알아야 하니 지루해도 잘 들읍시다...!

  연세 지긋하신 강사님도 교육생들이 지루해하는 것을 아시고 교육 중간에 코믹한 동영상도 보여주셨다.  어떤 젊은 여자가 비싼 운전학원 수강료가 아깝다고 불법으로 도로주행교육 받았다가 운전을 엉터리로 배우게 된다는 내용이다. ("여자들이 두 손으로 핸들 잡으니까 남자들한테 무시당하지!  섹시하게 창문에 한 팔 걸치고 한 손으로 핸들 잡으라고!" ^^)    

 

 

 

  이때까지는 순조로웠다.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서 학과시험 봐서 합격했고...  사당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서 교통안전교육도 잘 받았고...  모든 게 술술 풀려서 학원 등록할 때 직원에게 들은대로 2주면 면허를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