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이사(1) - 확정일자번호 / SK브로드밴드 공유기 켜기

Lesley 2023. 2. 18. 00:10

 

  얼마 전 서울 관악구 인헌동으로 이사했다.

  기성세대 중에는 '인헌동? 서울에 그런 동네가 있었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듯하다.  그런 사람에게 '인헌동이 옛날 봉천11동이다' 라고 알려주면 '아, 봉천동...!' 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봉천11동이 어쩌다가 인헌동이 되었는가 하는 사연은 다음에 풀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계약일에 나를 당황하게 한 '확정일자' 와 이사일에 나를 멘붕(!) 상태로 만들었던 'SK브로드밴드 공유기' 에 대해서 써보겠다.

  

 

 

  확정일자 / 확정일자번호

 

  먼저, 이사할 때 반드시 받아야 하는 확정일자...!

  소싯적(!)에도 본가를 떠나 지낸 적이 있지만, 그때는 고시원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전입신고니 확정일자니 하는 것을 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원룸을 세냈기 때문에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했다.

  처음 하는 거라 미리 인터넷을 뒤져 확정일자 받는 법에 대해 알아본 후, 부동산업체에서 계약서 작성을 끝내고 인헌동주민센터로 갔다. (요즘은 '행정복지센터' 라고 하지만, 아직도 주민센터나 동사무소란 명칭이 먼저 튀어나온다는...) 

 

 

 

    그런데 주민센터 직원이 다 되었다며 내 준 서류가 이상했다.

  내가 제출한 계약서를 그대로 돌려주며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필증' 이란 것을 같이 줬다.  그런데 돌려받은 계약서에도 주택 임대자 계약 신고필증이란 서류에도 확정일자 도장이 보이지 않는다.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안 보인다고~~~!!!)

  당황해서 "확정일자 도장은요?" 라고 물었더니, 직원은 무표정한 얼굴로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필증에 한쪽 구석에 있는  '확정일자번호' 라는 것을 가르키며 "이게 확정일자에요." 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을 듣고서도 내 머릿속은 온통 물음표만 가득하고...

 

 

출처: https://blog.naver.com/inzl_in/222145220546

 

  내가 인터넷에서 찾아 본 확정일자는 위의 이미지 속 도장 찍힌 모양이었다.

  사람들이 괜히 '확정일자를 받다' 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계약서 위에 확정일자라는 날짜가 나온 도장을 꽝하고 찍어서 주니, 모두들 '도장을 받다' 처럼 '확정일자를 받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니 내 계약서에도 당연히 빨간 도장이 찍힐 줄 알았다.

  그런데 도장은 찍어주지 않고, 대신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필증에 확정일자번호라는 것만 나와 있다.  그것도 얼핏 보면 알아볼 수 없게 한쪽 구석탱이(!)에 숫자 몇 개 인쇄된 게 전부라니...

  혹시 내가 뭘 놓친 건가 생각하며 서류를 훑어보고 고개를 들었더니, 그 사이 직원이 다른 민원인을 상대하고 있어서 인터넷을 검색해 봤다.  다행이라고 하기에는 좀 웃기지만, 나와 같은 일을 겪은 다른 사람들이 인터넷에 관련 질문을 여러 건 올려서 답을 쉽게 찾았다. 

 

  이제는 확정일자 도장을 계약서에 찍어주지 않고, 확정일자번호를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필증에 기재해준다. 

  몇 년 전부터 주택 임대차 계약을 하면 실거래가를 관청에 신고해야 한다. (임대 수입 관련한 탈세를 막기 위해서)  전에는 주인과 세입자가 함께 사이좋게(?) 신고를 해야 했던 모양인데, 주인 입장에서는 소득이 노출되어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게 싫으니 세입자를 회유하기도 하고 압박하기도 하며 실거래가 신고를 기피하게 된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주인의 신고를 기다릴 것 없이, 세입자가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받기를 하면 자동으로 실거래가 신고가 되도록 바뀌었다.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필증이란 것이 주택 임대차 계약의 실거래가를 신고하면 받는 영수증(?) 같은 것이다.  그 서류에 확정일자번호를 부여하는 것으로 확정일자 받는 것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렇게 사정을 알고 나니 그제서야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필증 맨 아래에 나온 깨알처럼 작은 글씨가 보인다.  '본 신고의 접수완료일에 확정일자가 부여된 것으로 간주된다' 고 적혀있다.  처음에는 도장 안 찍힌 것에 당황한 나머지 그런 글씨는 보이지도 않더니만...  

 

   

 

  SK브로드밴드 공유기는 느리게(!) 켜진다.

 

  이사하는 날, 공유기 때문에 생쇼를 벌였다.

  건물에 설치된 공동 인터넷이  SK브로드밴드라 당연히  SK브로드밴드의 공유기가 방마다 놓여있다.  이삿짐을 대강 풀어놓은 상태로 공유기부터 켰는데...

  이게 웬일?  공유기가 작동하지 않는다.  전원 버튼을 올렸다 내렸다 했지만 양쪽 다 무반응이다.  이사를 도와주러 온 친구가 "혹시 콘센트가 잘못된 것 아니냐?" 라고 해서, 시험삼아 휴대폰 충전기를 콘센트에 꽂아봤더니 멀쩡히 작동된다.  즉, 콘센트가 잘못되어 전기가 차단된 상태는 아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란 말이냐?

 

  건물 관리인에게 전화했더니 그쪽도 당황해한다.

  이사간 전 세입자가 마지막까지 인터넷을 잘 썼는데 고장났을 리 없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관리인의 말이 맞다.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인터넷을 쓸 수 없었더라면, 전 세입자 스스로가 불편해서라도 관리인에게 말하거나 AS 기사를 불렀을 것이다.

  랜선을 노트북 컴퓨터에 꽂으니 인터넷이 되는 것으로 보아, 건물의 인터넷 회선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토요일인데도 AS 접수가 되어 다음 날 AS 기사님이 오셔서 밝혀진 진실(!)이 무엇인고 하니...

  공유기의 전원 버튼을 올리고 5~6초 기다려야 램프에 불이 들어오며 작동이 되는데, 우리는 전원 버튼을 누르자마자 작동하지 않는다고 버튼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한 것이다.  우째 이런 일이... ㅠ.ㅠ (본가에서 쓰던 딜라이브 공유기는 전원 버튼 누르자마자 작동했다고요...!)

  휴일에 오신 기사님 앞에서 참 민망했다.  겉으로는 웃으며 괜찮다고 하셨지만 속으로는 어이없으셨을 것이다. 

 

 

 

  결론

  

  1. 요즘은 확정일자 도장을 찍어주는 대신,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필증에 확정일자번호라는 것을 부여한다.

 

  2. SK브로드밴드 공유기는 전원 버튼을 켜고 몇 초는 기다려야 램프에 불이 들어오며 작동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