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점 등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Lesley 2022. 4. 4. 00:01

  이 포스트에는 소설 결말이 드러나니, 결말을 알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시기를... 

 

 

  얼마 전 일본의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 가 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을 읽었다.

  소싯적(!)에는 책벌레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새 책이 생기면 다른 일은 제쳐두고 그 책부터 읽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시대가 되자 직접 산 책이나 누군가에게 선물받은 책이나 전부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짧게는 반 년에서 길게는 몇 년이 지나야 겨우 읽는 일이 잦아졌다.

  그런데 이 책은 손에 들어온 날 읽기 시작해서 다음 날 끝장(!)을 냈다.  택배회사 파업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택배 업무가 엉망이 되어 거의 3주일만에 받았기 때문에, 책을 본 순간 투지(?)가 샘솟았기 때문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추리소설이 아니다. 

 

  책을 기다리는 동안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찾아봤더니 이 책에 붙은 댓글이 무려 네 자리 숫자...!

  댓글이 10개 정도 붙어도 제법 팔려서 인지도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고, 아예 댓글 하나 없이 잊혀지는 책도 수두룩한데, 백 단위도 아니고 천 단위로 붙다니...!  우리나라에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던가 하며 의아해했다.  댓글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해봤지만 소설, 그것도 추리소설이라 댓글 속에 드러나는 책 내용을 미리 알게 되면 나중에 책 읽는 재미가 반감될 듯하여 그만 두었다.

 

  도착한 책을 읽어 보니 이 책이 어째서 그렇게 인기가 높은지 이해가 갔다.

  일단, 이 책은 추리소설 작가가 썼지만 추리소설이라고 하기 힘들다.  로맨스 영화에 주인공이 멋있고 기막히게 적과 싸우는 장면 하나 들어갔다고 해서, 액션 영화라 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추리소설의 요소가 어느 정도 들어있기는 하지만 판타지소설에 훨씬 가깝다.

  그리고 추리소설이 아닌 판타지소설이라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마무리가 따뜻하다.  이 책에도 복선이 나오기는 하지만, 추리소설에 흔히 나오는 머리 열심히 굴려가며 따라가야 할 수준의 복선은 아니다.  그리고 복잡미묘한 인간의 심리가 묘사되기는 하지만, 그것도 추리소설에 많이 나오는 법.도덕.예의라는 가면 뒤에 숨어 있다가 어떤 일을 계기로 삐져나오는 잔인한 본성이 아니다.  이 책 집필의 목적이 '힐링' 인가 싶을 만큼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이 우리나라에 발간되고 벌써 10년째 접어들었는데도 여전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장기집권...!)  너도 나도 살기 팍팍하다고 아우성 치는 시대에, 사람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판타지소설을 읽으면 잠시나마 힐링이 될 테니까.

 

  이 소설은 정작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들에게는 호평받지 못 했다고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원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일 테니까.  히가시노 게이고가 새 책을 냈다고 하니 치밀한 복선과 뒤통수 치는 반전을 기대하며 읽었을 텐데, 웬 어수룩한 도둑 3인방과 개인사로 고민하는 사람들만 나오니 탐탁치 않을 수 밖에...  결국 이 책은 작가의 팬이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주고, 오히려 팬이 아니었던 사람들에게는 따뜻함을 선사한 특이한 책이라 할 수 있다. 

 

  

 

  과거를 아는 자가 부딪치게 되는 딜레마

 

  어지간한 독자는 앞부분만 읽고도 이 책의 큰 소재가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위에 썼듯이 이 책의 복선은 치밀한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체 5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인데 1장을 읽는 동안 벌써 '아, 이거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사는 사람들이 연결된 거네...!' 하고 눈치챌 수 있다.  20년 전쯤에 나왔던 한국 영화 '동감' 이나 '시월애' 를 본 사람이라면 더욱 빨리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폐업한지 오래된 나미야 잡화점의 신비한 기운 덕분에, 2010년대의 도둑 3인방과 1970년대의 여자 운동선수가 불과 몇 분 혹은 몇 십분 간격으로 편지를 주고 받게 된다.  다른 장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1970년대 혹은 1970년대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나미야 잡화점을 통해 고민을 털어놓는 편지를 보내게 되고, 도둑 3인방은 그 편지들을 받아 읽고 답장을 해준다.

 

  그 과정에서 이런 류의 작품에 흔히 등장하는 딜레마가 나온다.

  2010년대를 사는 사람들은 1970년대 이후로 세상이 어떤 식으로 변해갈지 알고 있다.  1970년대 사람들이 보낸 고민 상담 편지를 읽다 보면 '미래의 사건을 알려준다면 이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미래를 알려준다고 해도 과연 과거의 사람이 그 말을 믿을 지도 알 수 없고, 또 함부로 미래를 알려줘도 괜찮을 지도 문제가 된다.

 

  가령, 1장에 나오는 여자 운동선수의 경우를 보자면...

  이 사람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연인 곁을 지킬 것인가' 혹은 '연인의 뜻대로 최선을 다해 국가 대표 선수로 뽑혀서 올림픽에 나갈 것인가' 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2010년대의 도둑 3인방은 그 선수가 국가 대표 선수로 뽑히더라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 할 것을 알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 올림픽이 냉전 와중에 공산진영 국가들만 참가했던 모스크바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차피 못 나갈 올림픽 따위 깨끗이 포기하고 얼마 못 사는 연인과 시간을 보내는 게 낫다.

  문제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알려주느냐는 것이다.  '내가 미래의 사람이라 역사를 다 알아서 쓰는 건데, 일본은 모스크바 올림픽에 불참하게 될 겁니다' 라고 답장을 써봤자, 상대방에게는 미친 사람이 끄적거린 헛소리로 보일 게 뻔하다. 

 

  또, 2장에 나오는 가수 지망생의 경우을 보자면...

  이 사람은 '가수가 되는 꿈' 과 '건강이 악화된 아버지 대신 가업을 이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감'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처음에 도둑 3인방은 가수 지망생을 철부지 도련님 취급하며 그만 정신 차리고 가업이나 이으라는 신랄한 답장을 보낸다.  그러나 가수 지망생이 작곡한 곡이 2010년대에 널리 알려진 노래라는 것을 알고 당황하게 된다.  만일 그 사람이 가수로 크게 성공해서 그 노래가 유명해 진 것이라면 일은 아주 간단해진다.  '먼저 번 제가 함부로 답장을 써서 죄송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꿈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입니다.  계속 노력하면 당신은 훌륭한 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라고 격려의 답장을 쓰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가수 지망생은 죽을 때까지 꿈을 이루지 못 한다.  그 사람은 한 고아원 행사에 연주차 참석했다가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해내고 사망하게 된다.  그런데 훗날 그 아이의 누나가 유명한 가수가 되어, 은인에게 보답하는 뜻에서 콘서트를 열 때마다 그 곡을 노래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곡은 가수의 이름값과 노래에 얽힌 감동적인 사연으로 유명해지게 된다.  즉, 그 곡은 본인 생전에는 전혀 인정받지 못 하다가, 사후에야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누구나 아는 노래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3인방은 어떻게 해야 될까?  첫 번째 답장에도 썼듯이 이번에도 음악을 포기하고 부모님 곁에서 가업을 이으라고 하는 답장을 써서, 그 사람이 젊은 나이에 죽는 것을 막아야 하나?  하지만 그 사람이 연주를 위해 고아원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 덕분에 목숨을 건졌을 아이는 죽게 되고 그 사람의 곡도 영원히 빛을 보지 못 할 텐데?    

 

 

  미래를 알면 떼돈(!)을 벌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게 읽은 부분은 마지막 5장이다.

 

  이제 막 성년기에 들어선 여자가 '길 잃은 강아지' 라는 필명(?)으로 고민 상담 편지를 보낸다.

  회사에서 하는 일이 보람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단순 업무인데다가, 급여도 쥐꼬리만해서 절약하며 살아도 돈을 모을 수가 없다.  그런데 출중한 외모 덕에 화류계(고급 클럽 같은 곳) 인사 눈에 띄었다고 한다.  부업 비슷하게 화류계에 몇 번 나가 얻은 수입이 회사 급여와는 비교가 안 되게 커서, 회사를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그 길로 나가야 할 지를 고민하고 있다. 

  물론 우리의 3인방은 가수 지망생에게 그러했듯이 처음에는 독설에 가까운 답장을 보낸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해서 세상물정 모르는 아가씨가 화려함에 눈이 멀어 쉽게 돈 벌려다가, 이상한 놈을 만나 신세 망치게 될 거라고 한심해 한다. 

 

  하지만 곧 3인방의 태도가 바뀐다.

  길 잃은 강아지가 고아 출신이며, 자신을 키워준 친척 어르신들을 경제적 곤궁에서 구해내어 편히 모시고 싶은 마음에서 화류계에 투신할 생각까지 하게 되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길 잃은 강아지가 어린 시절 몇 년 동안 살았던 고아원이 자신들이 나온 고아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이제는 구렁텅이에 빠지게 생긴 여동생을 보는 오빠들의 마음이 되어 길 잃은 강아지를 도와줘야 한다고 조바심까지 낸다. (사실, 길 잃은 강아지는 1970년대에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 2010년대에 20대가 된 도둑 3인방보다 나이가 훨씬 많음.)  

 

  결국 3인방은 앞선 다른 경우와는 다르게 미래에 관한 정보를 폭로(?)한다.

  길 잃은 강아지에게 1980년대 중반부터 일본 경제가 유례 없는 대호황을 맞게 될 것이니, 도쿄 중심지의 부동산을 샀다가 파는 것을 반복하라고 권한다.  또한 주식이나 골프장 회원권도 무조건 오를 테니 사들이라고 한다.  다만 1980년대 후반까지는 그런 것들을 다 처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거품경제의 붕괴...!)

  그 후로 일본에서는 투자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며, 대신 정보통신 시대가 와서 컴퓨터나 휴대폰 관련한 사업이 유망할 거라고 예언(?)한다.  1970년대에는 휴대폰이라는 물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서, 누구나 컴퓨터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화기를 들고 다니며 그 전화기로 뭐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거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물론 길 잃은 강아지는 3인방의 편지 내용을 곧이 곧대로 믿지 못한다.

  1970년대는 개인용 컴퓨터란 것이 나온지 얼마 안 되는 때였다.  특수한 업종 사람들이나 쓰는 귀한 컴퓨터가 한 집당 한 대씩 생기는 시대를 거쳐, 나중에는 아예 한 사람당 한 대씩 갖게 되는 시대가 온다니...  그리고 모든 사람이 전화기를 들고 밖을 돌다닐 수 있는 시대가 온다니...  이게 무슨 꿈 같은 소리란 말인가?

  하지만 막막한 상황에 다른 길도 없고, 또 3인방이 보낸 편지 속 확고함과 간절함에 이끌려, 3인방이 알려준대로 따른다.  물론 결과는 대... 박...!!!  길 잃은 강아지는 1980년대에는 부동산과 주식으로 큰 돈을 벌고, 인터넷이 보급되던 1990년대에는 남들보다 먼저 홈페이지 구축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다. 

 

  길 잃은 강아지와 같은 일을 겪는 상상(혹은 망상?)을 몇 번 해본 적이 있다. 

  지금은 공룡 기업으로 성장한 몇몇 기업들에 대해 20년 전에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가령,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미래의 어떤 사람이 나에게 미래 상황을 알려주거나, 아니면 내가 잠시 미래에 다녀와서 미래 상황에 대해 알게 되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학생 시절 알바 뛰어 번 돈과 사회 생활하며 받은 급여를 그 기업들 주식에 몰빵(!)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재벌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한 부자가 되었을 거라는 상상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상상 끝에는 으레 불안감과 의구심이 슬쩍 머리를 쳐들곤 한다.  미래를 알기 때문에 한 나의 행동으로 오히려 그 미래가 바뀌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원래대로라면 발전을 거듭했을 회사가 그냥 그런 회사로 남게 되거나 아예 망해버리거나...  시작은 사소한 일이었을 뿐인데 시간이 지나며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지면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안다며 몇몇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내 행동은, 대박이 아니라 쪽박(!)으로 끝나게 될 수도 있다. 

 

 

 

  단절의 시대 속 기묘한 연결

 

  2장을 읽을 때만 해도 각 장이 독립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저 편지를 주고 받는 장소가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점, 답장을 해주는 사람이 도둑 3인방이라는 점, 그 두 가지 공통점만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로 치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옴니버스 영화 같은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계속 읽다 보면 각 장의 주인공들이 어떤 식으로든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장의 주연으로 나오는 사람이 저 장에서는 조연으로 등장하거나, 하다못해 '지나가는 사람 1' 정도의 비중으로라도 나타난다.  세상에 완전히 혼자인 사람은 없고 어떤 식으로든 주위 사람들과 연결되어 살게 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서로 연결될 리가 없는 미래의 사람들과 과거의 사람들이 연결된다는 설정부터가, 같은 시대 속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단절된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외로움을 슬쩍 건드리고, 우리는 서로 연결된 세상에서 살고 있음을 알려주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마지막 장에서 그 연결은 따뜻하면서도 아이러니한(그리고 대부분의 독자가 쉽게 추측했을) 결말로 이어진다.

  도둑 3인방이 나미야 잡화점이란 곳에 가게 된 이유는, 도둑질을 하고 도주하다가 잠시 숨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도둑질을 한 상대가 하고 많은 사람 중 길 잃은 강아지였을 줄이야...!

  3인방은 이 사람 저 사람의 편지에 일일이 위로와 충고를 담은 답장을 해준 후에야, 자신들이 훔쳐온 핸드백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하며 뒤져본다.  그 속에는 이제 50대가 되어 큰 회사 소유주가 된 길 잃은 강아지가, 자기 인생을 바꿔준 충고를 해주었던 나미야 잡화점 앞으로 쓴 감사 편지가 들어있다.  편지를 읽은 3인방은 기묘한 인연에 멍해진다. 

 

  소설은 3인방이 도둑질을 했던 집으로 돌아가 길 잃은 강아지를 풀어주고서 자수하자고 결심하며 끝난다.

  사람에 따라서는 밋밋하거나 맥빠진다는 느낌이 들 만한 결말이다.  하지만 3인방이 길 잃은 강아지에게 가서 자신들이 20여년 전에 미래를 알려주는 답장을 보낸 사람들이라고 설명하는 부분까지 묘사했더라면, 그건 그거대로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감동을 쥐어짜낸다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차라리 독자들에게 그 후의 이야기를 상상할 여지를 남겨두는 게 나을 수 있다.

  같은 고아원 출신이라는(비록 같은 시기에 그 고아원에 머물렀던 것은 아니지만...) 연결점과, 나미야 잡화점이란 특별한 장소를 매개로 서로 다른 시대에 살면서 편지를 주고 받았다는 연결점.  그 연결점들은 아마 이제부터는 미래를 향해 이어지게 될 것이다.  어쩌면 독신인 길 잃은 강아지가 아들뻘인 3인방을 양자로 맞았을 수도 있다.  혹은 3인방의 후견인이 되어서, 옛날 자기 인생이 3인방으로 인해 바뀌었듯이 이제는 자신이 3인방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을 것이다.

 

 

 

  뱀발

 

  이 소설 덕분에 예전에 봤던 한국 영화 '동감' 와 미국 영화 '레이크 하우스(한국 영화 '시월애'의 리메이크한 작품)' 가 오래간만에 떠올랐다.

  서로 다른 시대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수단이 편지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고 결말이 따뜻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동감보다는 레이크 하우스의 분위기가 좀 더 이 소설과 비슷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동감을 훨씬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