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점 등

하남시위례도서관

Lesley 2021. 11. 14. 00:08

  지난 6월 말에 개관한 '하남시위례도서관' 에 이제야 다녀왔다.

  한창 공사중일 때만 해도 '개관하자마자 가야지.' 라고 기대했더랬다.  그런데 이런저런 일이 겹치면서 초여름에 개관한 도서관을 초겨울이 된 지금에야 다녀온 것이다.

  개관일 무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폭발하며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그리고 개관하고 얼마 안 되어 다녀온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경험담을 보니, 새 건물 특유의 냄새가 빠지지 않아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고 한다.  하여...!  '안전제일주의자 + 보신주의자(?)' 답게 시간이 좀 흐른 후에 가보자고 마음을 바꾸게 된 것이다.

 

 

 

  하남시위례도서관은 스타필드 시티 옆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너 3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솔직히... 건물이 완공되었을 때 조금 실망했다.  먼저 번 살았던 동네에 있는 '성북정보도서관' 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도서관이란 모름지기 많은 장서를 보유할 수 있게 덩치가 커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마뜩잖았다.  여기저기에 계속해서 아파트를 짓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동네 인구가 앞으로 더 늘어날텐데, 한두 층 더 올려서 지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예산이 부족했을까?)

  

  물론 '이 정도 도서관이라도 생긴 게 어디냐' 라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원래도 다른 도서관이 몇 개 있기는 한데 학교 도서관 수준의 미니 도서관들이다.  서울 송파구 위례동 주민센터와 성남 수정구 위례동 주민센터 내에 각각 하나씩 있는 도서관도 그렇고, 몇몇 아파트 단지 안에 '작은 도서관' 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놓은 도서관도 그렇고(이쪽은 아예 이름부터 '작은 도서관' 이니 작을 수 밖에...), 주로 어린이용 도서를 비치해 놓은 미니 도서관이다. 

 

 

 

  뜻밖에도 정문이 건물 전면에 있지 않고 옆면으로 돌아가야 있다. 

  처음 찾아가시는 분들은 헷갈려하시지 말고 건물 옆구리(?)로 들어가시기를... 

 

 

 

  ◎ 1층

 

 

 

  1층 안내 데스크에서 도서관 회원증을 발급받았다.

  다만, 도서관에서는 회원증 신청 자체는 받지 않고 회원증을 만들어서 주기만 한다.  도서관이 아니라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한 후에 도서관 회원증 신청을 하고, 그 다음에 도서관에 가서 회원증을 받아야 한다. (도서관에 회원증 발급받으로 갈 때 신분증을 반드시 가져갈 것...!)

 

 

 

  안내 데스크 옆으로 신문이 비치되어 있다.

  요즘은 가정집에서 신문을 구독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인터넷에 뜬 기사 읽는 것으로는 성이 안 차고 종이로 된 신문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곳을 이용하면 될 듯하다.

 

 

 

  안내 데스크를 지나가면 유아용 책이 있는 '유아실' 이 나온다. 

  유아실이란 이름에 걸맞게 유아들이 책을 쉽게 빼낼 수 있도록 높이가 낮고 둥글둥글한 책장을 들여놓았다.  의자도 도서관에 흔히 보이는 딱딱한 의자는 몇 개 없고, 푹신푹신하고 알록달록한 녀석들로 가져다 놓았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어린이실이 나온다.

  그래도 초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을 비치한 곳이라, 유아실과는 다르게 책장이 높다.  개관한 지 반년도 안 되어서 책을 많이 들여놓지 못 한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책을 많이 대출해 간 것인지, 책장에 빈 자리가 많다.  

 

 

 

  ◎ 2층

 

 

 

  내가 가장 기대했던 '종합자료실' , 즉 어른용 책 코너다.

  그런데 1층의 유아실과 어린이실을 보면서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더니만 역시나 여기도 책장에 빈 곳이 많다.  개관한 지 얼마 안 된 도서관에 대해 기대치가 너무 컸나...

 

 

 

  어쨌거나 새 도서관이라 깔끔하기는 하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이용객들 입장에서는 한가하고 쾌적한 느낌이 들어 좋을 듯하다.  지금 코로나 사태 때문에 관내 독서보다는 관외 대출을 하는 이가 더 많아서 더 한적한 듯하다. (즉,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해 질 것이라는...)  

 

 

 

  안쪽으로 들어가면 컴퓨터 코너와 영화감상 코너가 있다.

  보통 별도로 방을 빼서 컴퓨터실과 영화감상실을 만드는데, 여기는 뜬금없이 책과 컴퓨터와 TV가 동거하고 있다.  도서관 규모가 작아서 그런 건가...

 

 

 

  ◎ 3층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아기자기하게 걸어놓았다.

 

 

 

  여기는 'H라운지' 라는 곳인데, 이름만 봐서는 도통 그 정체를 알 수 없다. (H는 뭐의 약자인가요???)

  그냥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노트북 컴퓨터도 이용하고 휴식도 취하는, 다용도 공간인 것 같다.  

 

 

 

  넓게 터진 공간보다는 구석진 공간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자리도 있다.

  이 층에서 저 두 자리가 가장 경쟁률이 높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기타

 

 

 

  엘리베이터 내부 색깔이 특이하다.

  어린이가 많은 동네에 있는 도서관이라 그런가, 어린이틱한(?) 다홍색이다. 

 

 

 

  도서관 건물 뒤쪽으로 가면 계단식 자리가 있다.

  공연 같은 행사를 여기에서 열 생각인 모양이다.  도서관 뒤쪽이 장지천을 낀 공원으로 이어져서 어린이용 행사 개최하기에 딱이다.

 

 

 

  도서관 홈페이지에 나온 장서 현황을 보고 허걱~~했다는...

  어른용 책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게 괜한 느낌이 아니었다.  아동 관련 도서 비중이 무척 높다.  아동이 많은 동네라 당연한 건지도... 

 

 

 

  홈페이지에 연령대 별로 대출 많이 된 책들을 소개해놓았는데, 이게 은근히 재미있다.

  연령대별로 5권씩 베스트를 뽑아놓았는데, 어른용 책만 읽는 연령대는 20대와 60대 뿐이다.  일단 10대 미만과 10대의 베스트 대출 서적은 당연히 어린이용 책들이다.  30대와 40대는 어린 자녀가 읽을 책을 대신 대출한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역시 어린이용 책들이다. 

  그런데 40대 베스트 서적 중 맨 마지막으로 나오는 게 '미국주식이 답이다' 라는 책이다.  어린이용 책만 4권 나란히 나오다가 맨 끝에서 뜬금없이 주식 관련 책이 나와서 '으잉?' 했는데...  

 

 

  50대와 60대 쪽으로 오니 주식 밖에 안 보인다.

  먼저 50대는 딱 한 권 빼고 죄다 주식 관련 책이다.  주식, 또 주식, 다시 주식...  60대도 앞의 두 권은 주식 관련 책이다.  주식 관련 책 옆에 주식과 아무 상관없는 대하소설이 있으니 괜히 웃음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로 이 나라 저 나라 할 것 없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돈을 잔뜩 풀어서 주식 시장이 과열되더니만...  도서관에서 많이 대출된 책 이름만 봐도 주식 열풍이 실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