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아이들도 홀리는 허경영 / 다음 계정과 카카오 계정 통합

Lesley 2022. 3. 20. 00:01

 

  아이들도 홀리는 허경영

 

  얼마 전에 있었던 20대 대통령 선거는 유독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상대방의 약점을 폭로하는 일이 없었던 선거가 어디 있겠느냐만은...  이번 선거 때 두 거대 정당에서 상대 정당 후보에 대해 폭로한 사실들을 보면,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그나마 갖고 있던 관심이 뚝뚝 떨어질 지경이었다.  누가 더 비호감인가 겨루는 것처럼, 두 후보에 대해서도 두 후보의 가족에 대해서도 보는 사람 짜증나게 하는 일이 줄줄이 폭로되었다.

  

  이 와중에 반사효과를 누린 이가 있었으니, 바로 허... 경... 영...!

  이번 선거에서 약 28만표를 얻었다고 한다.  득표율로 따지면 1%도 안 되는 저조한 성적이다.

  그러나 허경영이란 사람의 실체를 생각한다면, 그리고 이번 선거의 1위 후보와 2위 후보의 득표 격차가 약 24만표 밖에 안 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상당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만일 허경영이 얻은 표가 전부 2위 후보에게 갔더라면 대선 당선자가 뒤바뀔 수도 있었을 만큼, 유의미한 득표수이니 말이다.

  물론 허경영이 얻은 28만표가 정상적(!)인 표는 아닐 것이다.  사이비 종교에 빠져 허경영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표를 줬거나, 기성 정치인들에게 실망감을 넘어 혐오감을 느끼게 된 사람들이 홧김(!)에 표를 줬을 것이다. 

 

  나는 허경영에게 투표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절대로 투표할 생각이 없지만...

  그래도 한 가지만큼은 인정한다.  다른 후보들처럼 한 표라도 더 받아서 당선되고 보자는 마음으로 평소 주장하던 바를 뒤집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의지의 한국인인 건지 뭔지, 정말 신기할 정도로 예전부터 일관된 공약을 내놓고 있다.  '국민 여러분 모두 돈벼락 맞게 해주겠소...!' 식으로, 이런 저런 명목(연애 공영화, 결혼 공영화)으로 돈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돈 뿌리기 작전이 순진한 어린이들마저 홀릴 지경이 되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친구의 아들이 TV 뉴스를 보다가 허경영의 공약을 듣고 "엄마, 저 사람한테 투표해.  돈 많이 준대." 라고 말했다고 한다. -.-;;  그 말을 듣고 잠깐 웃고 말았는데...

  유치원생인 조카 녀석조차 비슷한 말을 했다.  조카가 거리에 걸린 후보들 포스터를 유심히 쳐다보기에 "누가 대통령이 되면 좋겠니?" 라고 물었더니, 기호 6번(허경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란다.  이유를 물었더니, 포스터 속에 나오는 '만 18세 국민 모두에게 코로나 지원금으로 1억원씩 지급하겠다' 는 문구를 가리키더란다. -0-;;

 

  물론 철없는 아이들이라 돈을 주겠다는 공약을 곧이 곧대로 믿은 것이겠지만...

  기성 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못 하니, 개(!)나 소(!)나 대통령 한다고 튀어나와 이상한 소리로 아이들을 홀리는구나 싶어 착잡했다. (정치하는 양반들, 이게 뭡니까...!  제발 정신 좀 차립시다...!)  

 

 

 

  다음 계정과 카카오 계정 통합

 

  최근에 다음 계정과 카카오 계정을 통합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부터 다음에 로그인 할 때마다 다음 계정과 카카오 계정을 통합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다음이 카카오와 합쳐진 뒤로, 다음 웹툰이 카카오 웹툰으로 변하는 둥 '다음' 이란 이름으로 서비스 되던 것들이 카카오로 바뀌었다.  그러니 다음 계정을 카카오 계정과 통합하는 것도, 어찌 생각하면 다음이 카카오와 합쳐지던 때부터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유감스럽게도 먼저 통합한 사람들 후기를 보면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기존의 메일이나 카페에 접속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있고, 로그인 과정이 이전보다 복잡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래서 지금껏 통합하지 않고 버텼다.

  하지만 올해 10월부터는 다음 계정을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하니, 더는 미루는 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카카오를 아예 안 쓰고 살 거라면 몰라도, 지금이라도 통합해서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적응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다음/카카오를 안 쓰고 살 수는 없다는 게 함정.  독과점의 폐해... ㅠ.ㅠ)

 

  그런데 의외로, 일찍 통합한 사람들의 후기처럼 불편하지 않다.

  제일 걱정했던 게, 기존에 쓰던 다음 메일(한메일)과 블로그에 접속이 안 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통합 계정인 카카오 메일 계정으로 로그인해도 아무 문제없이 기존의 한메일과 블로그에 접속이 된다.  먼저 통합한 사람들이 인터넷에 불만을 토로했던 것을 생각하면 뜻밖인데, 카카오에서도 그런 불만 의견이 쏟아지자 뒤늦게나마 뜯어고친 모양이다.

  그리고 의외로 장점도 있다.  휴대폰으로 메일이나 블로그에 접속할 때 전처럼 일일이 ID와 비밀번호를 타자 칠 필요가 없다.  '카카오계정으로 로그인' 을 누르면 '카카오톡으로 로그인' 으로 연결되어 또 누르면 로그인이 된다.  컴퓨터로 접속할 때도 카카오톡에 있는 스캐너로 찍어주면 로그인이 된다.

  오히려 로그인의 편리함 때문에 나중에 문제 생기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즉, 비밀번호를 일일이 치지 않고 카카오톡으로 자동 연결되거나 스캐너로 로그인 하는 데에 익숙해지면, 비밀번호를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