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잡다한 이야기 - 만보기 앱 / 커피 끊기

Lesley 2015. 5. 9. 00:01

 

  ◎ 걷기운동에 유용한 스마트폰 앱 - 만보기

 

  재작년 겨울에 부쩍 살이 쪘다.

  살이라는 게 찌는 건 순식간인데 빠지는 건 오래 걸린다. ㅠ.ㅠ  살이 찌면 미용적으로 보기 싫다거나 기존의 옷이 안 맞는다는 것만으로도 짜증스럽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문제들은 둘째치고 건강을 위해서 살을 빼야 한다.  체중이 1킬로가 늘면 무릎에는 3킬로의 하중이 실린다나 뭐라나...

 

  확실히 살이 찌니 그 전보다 걷기 운동을 할 때 쉽게 지치는 걸 느낀다.

  특히 지난 달 경주여행을 다녀온 후로 내 체력이 이전만 못 하다는 것을 느껴서, 지금의 저질(!)체력을 옛날의 튼튼체력으로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  무엇보다, 한 친구가 최근 들어 체중이 4킬로가 늘었다는 이유로 무릎에 문제가 생겨 정형외과 드나드는 걸 보니, 나까지 겁이 덜컥 났기 때문이다.  그 친구가 요즘 들어서 살이 쪘다고는 해도 여전히 나보다는 말랐다.  그런데 그런 친구조차 체중 때문에 병원 드나들 지경이라면, 나는 더욱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 가는 건 너무 싫어요~~~! ㅠ.ㅠ)

 

 

매일 2시간 반씩 걷는 것은 절대 아님!  어쩌다 보니 이 날 많이 걷게 되었을 뿐...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이 걷기운동인데, 걷기운동에 큰 도움이 되는 스마트폰 앱을 발견했다. 

  '만보기' 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이름을 가진 앱이다. ^^  설정 메뉴에 들어가 나이, 성별, 보폭, 체중 등을 미리 입력시켜 놓고서, 걷기운동을 시작하면서 START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나중에 걷기를 멈출 때 STOP 버튼을 누르면, 몇 보를 걸었는지는 물론이고 움직인 거리, 소모한 열량, 시간, 속도 등의 기록이 나온다.  중간에 여러 번 START 버튼과 STOP 버튼을 눌러도, 하루 동안의 기록이 전부 합산되어 나타난다.

  일, 주, 월 단위로 모든 기록이 정리되어서 나오기 때문에 운동의 동기부여 측면에도 도움이 된다.  아무도 내 기록을 궁금해하지 않건만, 괜히 나 혼자서 기록 갱신(?)의 열정에 불타올라 좀 피곤하거나 귀찮아도 열심히 걷게 되기 때문이다. ^^;; 

 

  걷기운동 중에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 혹은 걷기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강추한다...!

 

 

 

  ◎ 커피여, 안녕~!

 

  위에 소개한 만보기 앱을 설치한 그 날, 커피도 끊었다.

 

  여기서 내가 끊었다는 커피는 믹스커피, 카페라테, 카라멜 마키아토 등 우유나 프림이 듬뿍 들어간 달착지근한 커피다.

  사실, 평소에 아메리카노를 마셨더라면 굳이 건강을 위해 커피 끊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커피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아메리카노의 깔끔한 맛을 좋아한다는데, 나에게 아메리카노는 쓴맛 나는 음료일 뿐이다. (사약처럼 쓴맛 나는 것을 왜 돈까지 줘가면서 마시냐고요~~~!)

  그래서 커피 특유의 쓴맛을 죽일(!) 겸 원래 우유를 좋아하기도 해서, 커피에 우유를 잔뜩 넣어 마신다. (그래서 스타벅스 같이 우유를 따로 비치해놓고 손님 마음대로 넣어 마시게 하는 커피전문점에 가면, 커피값 다 뽑아낼 수준으로 우유를 마구마구 넣어 마시게 되는... ^^;;)  어디 우유 뿐인가...  설탕이나 시럽도 반드시 넣어 먹는다.  하지만 그런 커피가 내 입맛에 맞는 건 맞는 거고, 역시 몸에는 좋지 않은 것 같다.  

 

  몇 년 전 중국에서 지내면서 한동안 커피를 끊어 본 적이 있다.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난생 처음 담에 걸려 고생했는데, 그 때 몸을 사리느라 커피를 끊은 것이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몸이 가벼워져서 놀랐더랬다. (몸이 가벼워졌다는 것은, 살이 빠졌다는 뜻이 아니라 몸이 개운해졌다는 뜻임.)  커피 끊은지 한달 쯤 지나니 몸이 변하는 게 느껴졌다.  하긴 믹스커피를 하루에 두세 잔은 마셨으니, 커피만 끊어도 당분 섭취량이 3분의 1 이하로 팍 줄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온 후로 다시 커피에 손을 대게 되었다.  아무래도 커피전문점 천국이 되다시피 한 한국에서 살다보면 자연히 커피를 입에 대게 된다.

 

  그러나 이왕 건강을 위해 만보기 앱까지 스마트폰에 깔고 살을 빼기로 했으니, 다시 커피도 끊기로 했다.

  생각해 보면, 내 인생에서 커피 마시며 산 세월보다 커피 안 마시고 산 세월이 훨씬 길다.  밥도 아니고 커피 끊어낸다고 죽거나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다.  남들은 가벼운 마약이라는 담배조차 힘들게 끊는다는데, 그깟 커피쯤이야...!  앞으로는 생수와 차 종류만 마시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