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통법 시대에 휴대폰 바꾸기 - 너무 골치 아파! 단통법 따위 누가 만들었어! ㅠ.ㅠ
'갤럭시 넥서스' 를 12월 초까지 2년 8개월 동안 사용했다.
게임처럼 휴대폰 자원을 많이 잡아먹는 앱을 돌리지도 않았건만, 2년을 넘기면서부터 터치 스크린이 말을 안 듣거나 인터넷 서핑 중 브라우저가 멈춰버리는 일이 가끔 있었다. 그러나 무료 AS 기간을 훌쩍 넘긴 뒤라서, 수리를 받으려면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더구나 다른 부품은 몰라도 터치 스크린은 10만원이 넘어갈 게 뻔한데, 이 휴대폰을 사실상 0원에 얻었던 것을 생각하면(구입할 당시 출시된지 반년 쯤 지난 휴대폰이었고, 인기 있는 휴대폰도 아니었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 된다.
그래서 휴대폰 약정기간이 끝났던 지난 4월에 새 휴대폰으로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그 때는 인터넷 약정기간이 걸려있어서 바꿀 수가 없었다. 식구들이 같은 통신사 휴대폰을 3년 동안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인터넷을 무료로 썼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인터넷 약정기간까지 겨우 끝났을 때는, 그 '망할 놈의 단통법'(!) 때문에 휴대폰 가격이 전부 올라서 바꿀 엄두가 안 났다.
그러다가 지난 11월 하순에 모처럼 베가 아이언2와 베가 팝업노트가 저렴하게 풀렸다. 하지만 나처럼 기회를 노리던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내 차례가 되기도 전에 기계가 동이 나버렸다. ㅠ.ㅠ
아무래도 이 구닥다리 갤럭시 넥서스와 함께 새해를 맞아야 하나 보다 하면서,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엉뚱하게도 감기의 도움(?)으로 저렴한 휴대폰을 구하게 되었다. 11월 말에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1주일 이상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 했다. 누우면 코막힘이 무척 심해져서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이다. ㅠ.ㅠ 그래서 몸은 피곤한데도 잠자리에 눕지 못 하고, 늦게까지 컴퓨터 붙들고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왕 그리된 거, 혹시라도 저렴한 휴대폰이 있나 해서 인터넷을 뒤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미 매진된 것으로 알려진 베가 아이언2를 아직 파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이게 아직 남아있을 리가 없는데...' 하는 의아함이 들었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판매자에게 연락을 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베가 아이언2의 재고는 없다고 했다. (베가 아이언2는 낚시용으로 사이트에 걸어놓았던 듯...)
그런데 그 후에 그 판매자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국가기밀급 정보...!
바로 다음날 SKT에서 '베가 시크릿노트' 출고가를 40만원 정도 낮출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통사에서 지급하는 보조금 및 2년 약정에 따른 통신료 할인을 합쳐 생각하면, 제일 저렴한 요금제를 써도 기계값은 0원이 된다. 하지만 요즘 저렴한 기계가 없다 보니 사람들이 먼저번 베가 아이언2 때처럼 많이 몰릴 것이라며, 미리 신청해놓아야 물건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남들이 다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거라며...
사실, 베가 시크릿노트는 마음에 두었던 모델은 아니었다. 휴대폰은 이름 그대로, 기본적으로 휴대하기 편해야 한다. 그런데 화면이 5.9인치나 되는 베가 시크릿노트는 휴대하기에는 불편할 것 같아서, 처음부터 열외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먼저번 베가 아이언2와 베가 팝업노트를 놓쳤던 아픔(!) 때문에, 이번에는 절대 안 놓치겠다는 심정으로 서둘러 신청했다. (단통법 시대에 이번이 아니면 0원짜리 휴대폰을 살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그 누가 알리요...)
그러나 다음날 오전 내내 베가 시크릿노트의 출고가가 인하되었다는 소식이 없자, 그 정보가 사실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먼저번 베가 아이언2와 베가 팝업노트의 출고가가 인하되었을 때에는,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 하루 종일 인터넷에 관련 기사가 줄줄이 뜨고, 각종 게시판에도 물건을 구했네 못 구했네 하는 경험담이 많이 올라왔다.
그런데 베가 시크릿노트에 대해서는 너무나 조용했다. '아무래도 속은 것 같아. 출고가 29만원이라고 해서 신청했는데, 나중에 청구서 받아보면 69만원으로 찍혀나오는 거 아냐? 지금이라도 취소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전화나 인터넷으로 상담받을 때의 가격과 나중에 실제로 청구된 가격이 달랐다는 사연이 여러 개 눈에 띄었다. 이래저래 점점 불안해지던 차에...
점심 때가 되자, 드디어 인터넷에 시크릿노트의 출고가 인하 소식이 뜨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소량의 물건만 풀어서 그런지, 아니면 먼저번 베가 아이언2가 저렴하게 풀릴 때 고객들의 신청만 잔뜩 받아놓았다가 결국 물건 못 구하게 된 고객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어서 그런지, 언론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후가 되면서 그 소식이 몇몇 카페나 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게 보였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소식 듣고 대리점이나 판매점에 갔는데 벌써 물건이 동났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아쉬워하는 경험담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번호이동용으로는 넉넉하게 풀었던 모양인데(지금까지도 팔리고 있음.), 기기변경용으로는 소량만 푼 것 같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미 잡은 물고기에게는 밥을 안 주겠다는 거지... -.-;;) 그리고 그 경험담을 보면서, '나는 이미 신청했지롱~~' 하며 뿌듯함과 우월감을 느낀 나... (이런 못된...! ^^;;)
휴대폰이 발송되었다는 문자를 받자마자, 옥X에 접속해서 휴대폰 케이스부터 주문했다.
'귀하신 몸'(!)께서 집에 도착하시면, 그 귀하신 몸에 입혀드릴 옷(?)으로 말이다. 어떻게 구한 물건인데, 앞으로 AS센터 드나드는 일 없도록 미리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하지 않겠나... 더구나 요즘 팬택이 어렵다 보니, AS센터에 갔는데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 받는 황당한 일도 생긴다고 한다. 디자인 같은 것은 전부 무시하고, 앞으로 2년간 무조건 안.전.하.게. 두툼한 케이스로 감싸서 사용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 베가 시크릿노트 - 출시된지 1년 넘은 휴대폰의 뒷북 후기, 그리고 그 흔한 사진 한 장 없는 허접한 후기 -.-;;
먼저 단점부터...
첫째, V펜이라고 이름 붙인 펜이 제일 큰 단점인 것 같다.
이번에 휴대폰을 바꾸기 전에 친구가 새로 장만한 '갤럭시 노트4' 를 구경한 적이 있다. 친구가 그 휴대폰의 펜기능을 자랑하기에 나도 시험삼아 잠깐 써봤는데, 그 때 나의 감상은 두 가지... 하나는 '우와~~ 이거 진짜 대단하다!' 고, 또 다른 하나는 '그런데 이런 기능을 뭐하러 휴대폰에 넣었어?' 다. ^^;;
갤럭시 노트4의 펜은 환상적으로 잘 만들었다. 손으로 글씨 쓸 때의 내 글씨체가 그대로 휴대폰 화면에 나오는 것을 보니 정말 신기했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4 같은 큰 휴대폰에 펜으로 글씨 쓸 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차라리 작은 화면이라면 굵은 손가락으로 글씨 쓰는 게 곤란해서 얇은 펜을 쓰는 게 말이 되는데, 큼직한 화면에는 손가락으로도 간단한 글을 쓸 수 있지 않나? 그리고 긴 글이라면, 어차피 종이에 쓰지 않고 휴대폰에 쓰는 데에는 차라리 자판을 치는 게 빠르다. 한 마디로 '대단한 기술을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연인간 또는 친구간에 문자나 사진 주고받으며 그 위에 몇 마디 끄적거리기 위한 재미를 위해서 쓰고 있다,' 라는 인상을 받았다. 바꿔 말하자면, 소 잡는 칼을 닭 잡는 데 쓰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갤럭시 노트4의 펜이 '성능은 참 좋은데, 이걸 뭐하러 휴대폰에 넣었어?' 라면, 베가 시크릿노트의 펜은 '성능도 별로인데, 이걸 꼭 휴대폰에 넣어야 했을까?' 다. -.-;; 차라리 그 기능 빼고 가격을 몇 만원이라도 빼주든지 하지... 자판 칠 여건이 안 된다면 차라리 손가락으로 휘리릭 쓰고 말지(베가 시크릿노트의 손가락 글씨 인식률은 훌륭함.), 언제 휴대폰 몸체에 박혀있는 펜을 빼서(어찌나 단단히 박혀있는지, 펜을 빼내는 데에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함. -.-;;) 그걸 잡고 어설픈 글씨를 쓴단 말인가... 내가 이 펜을 사용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 듯하다.
둘째, 무겁다. ㅠ.ㅠ
화면이 크면 휴대폰 전체 크기가 커지니 무거운 게 당연한 일 아니냐고 하겠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베가 시크릿노트를 직접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요즘 다른 회사에서도 큰 휴대폰을 많이 내놓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묵직하지는 않다. 베가 시크릿노트를 처음 손에 잡았을 때, 옛날 원시인들이 돌도끼 휘두를 때의 기분을 어설프게나마 알 것 같았다. ^^;;
그래서 먼저번 갤럭시 넥서스를 쓸 때처럼 잠자리에 누워 베가 시크릿노트를 들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손목이 아파온다. ^^;; 그리고 잠자리에서 휴대폰 만지작거리는 사람이라면 모두 경험해봤을 일인데, 어느 순간 휴대폰을 놓쳐서 휴대폰이 얼굴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먼저번 갤럭시 넥서스를 떨어뜨렸을 때에는, 그저 휴대폰의 낙하지점(?)인 코뼈가 제법 아프다는 정도였다. 하지만 베가 시크릿노트를 그렇게 코뼈에 떨어뜨렸다가는, 거짓말 좀 섞어서 코뼈가 부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어찌 생각하면, 이 무겁다는 점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사실, 잠자리에서 휴대폰 쓰는 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나쁜 버릇이다. 그러니 베가 시크릿노트의 육중한(!) 무게로 그 나쁜 버릇을 뜯어고친다면, 오히려 장점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
셋째, 이것은 베가 시크릿노트만의 단점이 아니라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폰의 단점인데, 쓸데없는 앱이 참 많이도 깔려있다.
먼저번 쓰던 갤럭시 넥서스는 레퍼런스폰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삼성에서 만든 휴대폰이고 SKT에 가입해서 썼지만, 삼성 앱이나 SKT의 앱이 하나도 안 깔려있었다. 그래서 내가 필요로 하는 앱만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받아 썼기 때문에, 휴대폰 상태가 참 깔끔했다. 그래서 갤럭시 넥서스보다 늦게 출시되어 스펙이 앞서는 어지간한 휴대폰보다도 빠릿빠릿했다.
그런데 베가 시크릿노트는... 제조사인 팬택이 만든 앱이 잔뜩!!! 이동통신사인 SKT이 만든 앱도 잔뜩...!!! ㅠ.ㅠ 그나마 팬택에서 만든 앱 중 몇 가지는 쓸만하다. 그런데 SKT에서 만든 앱은 어쩌면 그렇게 하나같이 나한테 불필요한 것들인지... 일단 필요없는 앱은 전부 '사용중지' 상태로 돌려놓았다. 하지만 그래봤자 그것들이 내 휴대폰에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 은근히 신경 쓰인다. 게다가 망할 놈의 'T store' 와 'T 간편모드' 는 사용중지는 불가능하고 강제종료만 시킬 수 있고, 또 강제종료를 해봤자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활성화된다. (원래 미운 놈은 계속해서 미운 짓만 골라하지... -.-;;)
넷째, 다른 사람들에게는 단점이 아니지만 나에게는 단점인 것으로, 홈키와 되돌아가기키가 있다.
베가 시크릿노트의 홈키는 물리키다. 인터넷을 보면, 많은 휴대폰이 물리키로 된 홈키를 쓰다 보니, 사람들이 소프트키로 된 홈키에 적응 못 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완전히 반대다. 나는 물리키가 아예 없는 갤럭시 넥서스를 3년 가까이 쓴 사람이다. 이제 와서 새삼스레 물리키로 된 홈키를 쓰려니, 오히려 그게 너무 어색하다. 나도 모르게 홈키를 누르지 않고, 화면 터치하는 식으로 살짝 건드려서 작동이 안 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ㅠ.ㅠ
게다가 되돌아가기키가 갤럭시 넥서스에서는 왼쪽에 있었는데, 베가 시크릿노트에는 오른쪽에 있다. 되돌아가기를 하려다가, 무심코 갤럭시 넥서스 쓰던 때처럼 왼쪽키를 눌러 엉뚱한 팝업창이 뜨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 팬택은 왜 되돌아가기키를 오른쪽에 만들어둔 것일까 짜증을 내다가, 혹시나 해서 인터넷을 뒤져봤다. 그랬더니 이게 웬걸... 팬택 휴대폰 뿐 아니라, 가장 큰 휴대폰 제조업체인 삼성에서 만든 휴대폰도 전부 되돌아가기키가 오른쪽에 있다. -.-;;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에서 제시하는 표준 휴대폰(레퍼런스폰)이다. 그렇다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쓰는 휴대폰은 전부 넥서스 시리즈처럼 되돌아가기키가 왼쪽에 있어야 맞는 거 아닌가?
이제 장점을 말하자면...
첫째, 화면이 쨍하고 터치감이 정말 좋다.
전에는 인터넷에 올라온 휴대폰에 관한 글을 보면서, '화면이 쨍하다.' 라는 게 무슨 뜻인가 했다. 막연하게, 화면이 밝아보인다는 소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직접 사용해보니 '아, 화면이 쨍하다는 게 바로 이런거구나.' 하고 알겠다. ^^ 위에서 말한 친구의 갤럭시 노트4가 베가 시크릿노트보다 1년 뒤에 나온 최신 모델인데도, 이렇게 쨍한 느낌은 없었다. 하물며, 그 갤럭시 노트4보다 한참 전에 나온 갤럭시 넥서스의 푸르딩딩한 화면을 보다가 베가 시크릿노트의 선명한 화면을 보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느낌이다. 내 시력이 워낙 안 좋아 지나치게 밝은 것은 곤란해서 화면 밝기를 최소한으로 해놓았는데도, 그 쨍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블루라이트 차단 앱으로 화면을 일부러 덜 쨍하게 만들었을 정도다.
그리고 화면이 매우 섬세해서, 살짝만 건드려도 반응이 즉각 온다. 갤럭시 넥서스가 올해 들어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터치가 잘 안 먹혀서, 힘을 주어 눌러야 화면이 바뀌는 일이 가끔 있었다. 그런데 지금 휴대폰은 조심스럽게 살짝만 건드려도 반응이 금새 온다. 디스플레이에 '슈퍼센시티브 터치' 라는 기술이 들어가있다고 해서, 도대체 무슨 기술 이름이 그렇게 장황한가 싶었는데, 정말 이름값 제대로 한다. ^^
둘째, 지문인식 기능이 유용하다.
처음에는 지문 인식률이 얼마나 될까 싶었다. 그저 구색 맞추기용으로 끼워넣은 게 아닐까 싶었는데, 기대 이상이다. 다만,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먼저 지문을 등록한 후에 케이스를 씌우고 사용하면 지문 인식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케이스에 난 구멍 크기나 경사도에 따라 지문 닿는 부분이 달라지다 보니, 휴대폰이 그 지문을 다른 지문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해결방법이 있다. 먼저 케이스를 씌운 상태에서 지문을 등록하면, 그 다음에는 별 문제 없이 지문인식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방법 강추!) 물론 다른 케이스를 쓰게 된다면 지문 등록을 다시 해야할 것이다. 지문 등록을 다시 하는 게 귀찮다면, 케이스를 바꾸더라도 똑같은 모양의 케이스로 바꾸는 수 밖에... (그냥 한 종류로 쭉~~~ ^^;;)
패턴 인식 같은 것은, 다른 사람이 옆에서 그 패턴을 보고 외울 수 있다. 하지만 지문은 사람마다 다르니 개인정보보호를 위해서 훨씬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뭐 뉴스를 보면, 실리콘 이용해서 남의 지문 모양도 베껴가는 일도 종종 있는 모양이지만... -.-;;)
셋째, 'Vega 홈' 이라는 런처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어서, 화면을 자기 개성대로 꾸밀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몽땅 세팅되어 나오는 것을 선호하는 사용자에게는 오히려 귀찮은 일이다. ^^;; 그러나 이것저것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거나, 또는 사용빈도에 따라 앱의 아이콘 배열을 다양하게 바꾸기를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매우 유리한 기능이다.
다만, 나 같은 경우에는 베가에 자체적으로 깔려있는 런처 대신, 갤럭시 넥서스 시절부터 쓰던 버즈 런처를 사용해서 화면을 꾸몄다. 베가 런처 중에도 예쁜 디자인이 많지만, 내가 선호하는 디자인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그림이나 사진이 들어간 화면보다는, 사각형이나 육각형 등 도형으로 이루어진 화면을 선호한다. 훨씬 깔끔해 보이고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기 때문이다. (없는 솜씨 가지고 버즈 런처로 화면 꾸미느라, 베가 시크릿노트를 손에 넣게 된 첫날에 감기 걸린 몸으로 새벽 2시 넘어서까지 잠도 안 자고 휴대폰과 씨름을 한... ^^;;)
넷째, 음질이 만족스럽다.
내가 소머즈처럼 대단하고 민감한 청력 가진 사람도 아니건만, 먼저번 갤럭시 넥서스는 빈말로라도 음질이 좋다는 말을 해줄 수 없었다. 오죽하면, 한동안은 외출할 때 휴대폰과 mp3 플레이어를 함께 갖고 다닐 정도였다. 결국에는 두 개 모두 들고다니는 게 귀찮아져서, 음질은 포기한 채 그냥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게 되었지만...
하지만 베가 시크릿노트는 음악 감상에 특화된 mp3 플레이어만큼은 아니어도, 꽤 괜찮은 수준의 음질을 들려준다. 외부스피커로 들을 때는 갤럭시 넥서스만큼이나 별로지만, 어차피 내가 외부스피커로 음악 들을 일이 별로 없어서 상관없다. 이어폰을 꽂고 들을 때 괜찮은 수준이니 만족한다. (다만, 음질이 괜찮은 건 괜찮은 거고, 뮤직 플레이어는 갤럭시 넥서스 때 쓰던 앱을 다시 다운받아 쓰고 있음. 음질과 상관없이, 베가 시크릿 노트에 깔려있는 뮤직 플레이어는 영 아니올씨다임. ^^;;)
다섯째, 위의 단점으로 든 '무겁다' 와 동전의 양면 같은 장점이 있으니, 바로 화면이 널찍해서 인터넷 서핑에 좋다는 점이다.
내가 전부터 즐겨찾기로 등록해놓고 자주 접속하는 사이트 중 몇 군데는, 모바일 버전이 아닌 PC버전으로 접속해야 편리하다. 그런데 휴대폰으로 PC버전 사이트를 보려면, 당연히 최적화가 안 되어 시각적으로는 불편함을 느낀다. 원래는 웹페이지 한가운데에 있어야 하는 사진이 옆으로 삐져나와 보인다든지, 또 글씨가 작아보이는 문제 때문에 확대해서 보려면 그 사이트를 좌우로 계속해서 움직여줘야 한다든지...
그런데 4.3인치짜리 화면으로 보다가 5.9인치짜리 화면으로 보니까, PC버전의 사이트에서도 별 문제가 없다. 10평대 집에서 살다가 30평대 집으로 이사간 사람의 기분이, 지금 내 기분과 비슷하려나... ^^
여섯째, 배터리 충전이 빠르다.
요즘 나온 휴대폰은 다 이렇게 충전이 빠른 건지 어떤 건지, 하여튼 충전 속도가 마음에 든다. 휴대폰 뒷판 벗기는 게 힘들어서 배터리를 자주 바꿔끼우기가 곤란한데, 충전 속도가 무척 빠르니 다행이다.
그런데 충전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게 어떤 원리인지 궁금하다. 베가 시크릿노트 전용 충전기와 원래 쓰던 충전기는 출력 및 그 밖의 사양이 전부 같다. (원래 쓰던 충전기는 갤럭시 넥서스 전용이 아님. 갤럭시 넥서스 전용 충전기가 고장이 나서, 따로 삼성에서 나온 충전기를 구입했음.) 그런데도 그 충전기로 충전하는 것보다 베가 시크릿노트 전용 충전기로 충전했을 때 시간이 훨씬 절약된다. 어째서일까? 휴대폰과 충전기의 궁합 문제인가? 전용 충전기에 괜히 '전용' 이란 말이 붙은 게 아닌 건가?
기타
휴대폰 액정보호필름 한 장이 증정품이 아닌, 제품 기본구성품목으로 함께 왔다.
지금까지 휴대폰을 10대 가까이 써봤던 것 같은데, 액정보호필름이 기본구성품목에 들어간 경우는 처음 봤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베가 시크릿노트 정보를 찾아 보니, 이 액정보호필름이 품질이 꽤 괜찮다고 한다. 따로 구입하려면 단돈 1,000원에 파는 저렴한 물건이건만, 휴대폰 대리점에서 흔히 파는 5,000원짜리보다 훨씬 낫다나...
그런데 액정보호필름이 우수하면 무슨 소용인가...
내 딴에는 무척이나 조심해서 붙인다고 붙였는데, 기포가 대여섯 개나 생기고 한쪽 모서리에 5센티미터 정도나 들뜬 부분이 생겼다. -.-;; 잘못 붙인 게 눈에 거슬리기도 하고, 또 액정이 워낙 커서 손상 위험이 클 것 같다는 걱정도 들어서, 따로 강화유리로 된 것을 살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됐다, 그냥 이대로 쓰련다. 시간이 지나니 기포가 점점 사라져서 이제 딱 1개만 남았다. 그리고 휴대폰을 대기 상태로 두었을 때나 들뜬 부분이 눈에 확 띄지(화면이 검게 변하니까 기포가 눈에 띔), 일단 사용할 때에는 눈에 안 띄니까 그냥 없는 셈 치고 살련다. -.-;; 그리고 케이스와 마이크로 SD카드 사는 데에도 돈을 들였는데, 무슨 돈을 또 쓰냐... 이왕 붙인 거 차마 눈 뜨고는 못 보겠다는 상태 될 때까지 그냥 써보련다. (들뜬 부분도 자꾸 보면 정이 들지도 모른다... ^^;;)
요약 정리...!
휴대폰 제조사의 이름값(소위 브랜드 가치라고 하는 것)에 연연해하지 않고 물건을 구입할 때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합리적인 소비자에게는, 최고의 휴대폰이라고 할 수 있다. V펜 빼놓고는, 성능상으로는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에서 만든 휴대폰보다 특별히 떨어지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올해 들어 팬택이 워낙 어려워진 상태라 AS용 부품 수급에 차질이 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돌고 있다. 그러니 휴대폰에 무리가 가는 고사양 앱을 자주 돌리는 사람이라든지 혹은 물건을 원래 험하게 다루는 사람이라면(즉, AS센터 자주 드나들만한 사람이라면), 구매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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