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학습, 중국어 노래

중국 잡지 '독자(读者, 중국명 두저)'

Lesley 2014. 7. 21. 00:01

 

  중국어 학습자들에게,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중국 잡지를 하나 소개하려 한다.

  잡지 이름은 우리식 발음으로는 '독자(读者)' 인데, 중국식으로 발음하면 '두저' 다.  한 달에 두 차례씩 나오는 얇은 잡지인데, 중국에서는 가장 많이 팔리는 잡지이며, 중국의 엄청난 인구 덕분에 전세계에서도 판매량이 3위권에 들어간다고 한다.

 

 

작년 가을에 구입한 '독자(读者)' 의 표지.

(2013년 8월의 상반기편으로, 2013년의 15번째 발간본임.)

 

 

  공부에는 왕도가 없는 법이라 꾸준히 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쉽나...

  중국어 교재는 처음부터 '학습용' 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는 좋다.  하지만 중국어 교재 뿐 아니라 그 어떤 교재라도, 교재는 결국 교재일 뿐이다.  즉, 학습용으로 만들어져서 재미가 없다. -.-;;  그래서 가끔은 머리를 식히면서 동시에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읽을거리를 필요로 하게 되는데, 그런 때 유용한 것이 잡지다.

 

  특히나 이 '독자' 는 우리나라로 치면 지하철역 매점에서 많이 파는 '좋은 생각' 류의 잡지라서, 중국어 학습자에게 더욱 좋다. 

  아무래도 신문이나 시사잡지 같은 것보다 내용이 훨씬 평이하면서도 흥미롭기 때문이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기쁨, 슬픔, 분노, 감동 등을 느낄 수 있는 짤막하고 가벼운 수필 또는 소설 위주로 실려있기 때문에, 외국인 학습자 입장에서 접하기가 부담스럽지 않다.

  그리고 중국어 교재를 읽다 보면, 학습을 위해 억지로 짜맞춘 듯한 내용 때문에 하품만 씹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긴, 이건 꼭 중국어 교재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외국어 교재도 그렇지만... ^^;;)  그런데 '독자' 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잡지여서 그런 억지가 거의 없고 자연스러워서 좋다.

 

  내가 '독자' 에서 처음 읽었던 것이 '疯娘(미치광이 엄마)' 라는 짤막한 글이다.

  소설인지 실화인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잠자리에 누워서 잠은 안 자고 스마트폰으로 그 글을 읽다가(왜 스마트폰으로 '독자' 속 글을 읽었는지는 맨 아래 스마트폰 앱 이야기 참조) 눈물을 흘렸다. ㅠ.ㅠ

  가난한 시골 마을에 사는 정신이상자인 엄마의 이야기다. (사실은 정신이상자라기 보다는 지적장애인 같던데, 어쨌거나 그 글 속에서는 가족에게서나 동네사람들에게서나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음.)  지능이 낮은 엄마가 아들에게 맹목적으로 쏟아붓는 애정에, 끔찍한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내를 구타해야 하는 남편의 기막힌 심정에, 갓난아이 적에 헤어진 엄마를 그리워하던 어린 아이가 다시 만난 엄마의 초라하고 비참한 모습에 실망하고 분노하는 마음까지...  정말 절절히도 묘사했다.  나중에 엄마가 대입시험 준비하느라 바쁜 아들에게 야생 복숭아를 따주려다가, 그만 벼랑에서 떨어져 죽는다.  엄마의 시신이 복숭아를 손에 꼭 쥔 상태로 발견되는 대목에서는, 눈물 뿐 아니라 콧물까지 줄줄 흐르는... ㅠ.ㅠ

 

 

 

중국의 악명 높은 무단횡단에 대해서, 다른 나라의 경우와 비교해서 쓴 기사 형식의 글.

(비교대상으로 든 나라 중에 우리 한국도 있어서 재미있음. ^^)

 

 

  한국에서는 중문서적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서점에서 구할 수 있다.

  나는 종로 1가에 있는 '중국서점' 에 가서 이 잡지를 구했다.  혹시 서울 거주자가 아니라서 직접 가기 힘들다면, 인터넷 주문도 가능하다.  중국서점에는 이 잡지 말고도 다른 잡지가 몇 종류 더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직접 가보거나 홈페이지에 접속해보시기를...  ☞ 중국서점(http://www.chinabook.co.kr/main/index.php)

 

  '독자' 의 중국 현지 가격은 4위안(한화 약 720원, 인민폐 1위안을 한화 180원으로 놓고 계산한 것임.)밖에 안 하는데, 물 건너온 잡지라고 우리나라에서는 몸값이 뛰었다. ㅠ.ㅠ

  중국서점에서는 나온지 반년 이상 된 과월호는 2,500원에 판매하고, 비교적 최근에 나온 것들은 더 비싸게 판다. (4,000원이었나, 5,000원이었나?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  하지만 이 잡지가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는 시사잡지도 아닌데, 굳이 최근의 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수필이나 소설이 몇 달 지나서 읽는다고 그 의미와 감동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니, 그냥 저렴한 과월호를 구입해도 괜찮다.

 

 

어떤 잡지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광고지요~~ ^^

 

 

  현지 가격보다 3.5배나 되는 돈을 주고 살 수 없다고 절규(?)할 몇몇 중국 학습자에게는, 대안이 있다.

  21세기 최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는 방법, 즉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读者' 라고 검색하면, 이 잡지의 내용을 담은 앱들이 주르르 뜬다. 

  대부분이 무료 앱이니, 그 중 적당한 것을 골라 다운받으면 된다.  앱에 따라서는 잡지 내용을 권별로 정렬해놓았을 뿐 아니라 종류별(가족편, 애정편, 우정편 등등...)로 정렬해놓은 것도 있어서, 편리하게 자기 취향에 맞는 글을 찾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그런 앱을 이용했다.  내가 처음 접했다는 '疯娘(미친 엄마)' 라는 글도 그렇게 앱으로 읽었다.

 

  다만, 이런 앱을 쓰려면 두 가지 문제를 감수해야 한다.

 '독자' 관련 앱을 몇 개나 다운받아 사용해봤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전부 배터리를 무척 빨리 닳게 한다.  게다가 이런 앱을 작동시킬 때면, 사용자의 위치를 확인하는 표시가 스마트폰 상단에 수시로 뜬다.

  배터리 문제에, 개인정보보호 문제에, 이래저래 찜찜해서 이런 앱을 계속 사용하기가 꺼려졌다.  그래서 결국에는 해당 앱들을 전부 삭제해버리고, '독자' 의 실물(!)을 구입했다.

 

 

  개인적으로는, 2,500원을 투자해서 잡지를 살 것을 권하겠다.

 

  '독자' 가 쉽다고 해봤자 다른 중문 잡지보다 쉬울 뿐이지, 우리 한국인 입장에서는 결국 외국어로 된 책이다.

  중국어 실력이 대단한 사람 아니고서는, 중국인과 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휘리릭 읽을 수는 없다.  시험공부 벼락치기라도 하는 것처럼 무섭게 달려들어 읽는다면야 짧은 시간 안에 읽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읽는다면 지루한 학습용 교재와 차이점이 없다!  결국에는 금새 싫증 내며 방구석에 처박아놓게 될 것이다.

  어지간한 팜플렛 수준으로 얇아서 무게가 안 나가니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짬날 때 읽거나, 집에서 잠자기 전에 누워서 읽거나, 심심할 때 거실 소파에 누워 뒹굴거리며 읽는 등 짬짬히 읽은 후에, 흥미있는 부분만 골라서 다시 한 번 읽고...  그렇게 읽다 보면 2주일 이상 읽을 수 있다.  그렇게 2,500원으로 2주일이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면, 2,500원이라는 가격이 절대로 비싼 것이 아니다. (2,500원이면 PC방 가서 겨우 두어 시간 앉아 있을 수 있는 돈인데,  같은 돈으로 2주일을 버틸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저렴한 가격인가...! ^^)    

 

  또한,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으면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눈에 익숙한 한글로 된 글조차 스마트폰으로 한참 보면 눈이 피로해진다.  하물며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외국어로 된 글은 오죽하랴...  2,500원이 너무나 아까워 피눈물이 날 것 같다는 사람이야 어쩔 수 없지만, 어지간하면 잡지를 사서 읽기 바란다. 

 

 

중국어 학습자를 위한 유용한 스마트폰 앱(http://blog.daum.net/jha7791/1579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