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USB 장치 인식 실패(코드 43) / 모교와 교학사 교과서 / 도서출판 푸른역사

Lesley 2014. 1. 12. 00:01

 

  연말연시에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

  말 그대로 자잘한 일들이라 하나씩 따로 포스팅하기는 무리일 듯해서, 한 묶음으로 올려보려고 한다.

 

 

 

1. 스마트폰 USB에 얽힌 사건 - USB 장치 인식 실패(에러 코드 43)

 

  지난 12월 마지막 주에 스마트폰은 2번, 노트북은 1번 포맷했다.

  요즘 기계들이 워낙 잘 나오기 때문에, 포맷 작업 그 자체는 어려울 게 없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포맷하면서 스마트폰 속에 있는 자료를 백업하고, 노트북을 포맷하면서 각종 프로그램을 새로 까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어지간히 신경 쓰이고 짜증스런 일이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포맷했느냐...  스마트폰을 USB선으로 컴퓨터에 연결하면, 장치 인식이 실패했다는 오류 메시지가 뜨며 인식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컴퓨터 장치 관리자에 들어가 확인해봤더니, 에러 코드 43이 떴다.

 

  인터넷을 뒤져 해결방법을 찾아봤더니, 정말 온갖 이야기가 다 나왔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참고로 내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제품임.) 통합 USB 드라이버를 다운받아 설치해라, 역시 삼성전자 홈페이지 들어가서 Kies를 다운받아 설치해라, 컴퓨터 장치 관리자의 모든 USB 장치를 삭제한 후 컴퓨터를 재부팅해라, 스마트폰이 잠깐 미치면(?) 그렇게 될 수 있으니 전원을 껐다 켰다 하는 것을 20번(!) 정도 반복해라,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수 있으니 백신 프로그램 돌려봐라 등등...

 

  위의 방법을 모두 몇 번씩이나 반복해봤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한 것이,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번갈아가며 포맷하는 것이었다.  두 기계 중 하나에 문제가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포맷하기 전에 온갖 자료 백업하고, 포맷하고 나서 새로 설정하는 일도 참 짜증스런 일이었다.  그나마 스마트폰은 구글 계정에 백업을 해놓기만 하면, 포맷 후 기존에 깔려있던 온갖 어플을 그대로 다시 다운받을 수 있으니 괜찮다. (하지만 그래도, 여러 어플을 내가 쓰던대로 따로 설정을 해야 하는 것은 정말 번거로운 일이었음. ㅠ.ㅠ)  그러나 노트북은 이런저런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수많은 윈도우 업데이트까지 새로 다운받으려니, 짜증이 점점 커져만 갔다. (노트북 포맷할 때마다 느끼는건데, 무슨 놈의 업데이트가 그렇게도 많은거냐...! ㅠ.ㅠ)

  그렇게 고생해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포맷한 게 효과나 있으면 그래도 괜찮은데, 이번에도 별무소득... ㅠ.ㅠ  스마트폰을 수시로 컴퓨터에 USB선으로 연결해서 여러 파일을 옮기는 나로서는, 정말이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런데 원인은 전혀 엉뚱한 곳에 있었다.

  이 문제로 며칠이나 낑낑거리던 중, 동생 앞으로 배달온 택배 물건을 동생방에 가져다 놓다가 동생 스마트폰의 USB선을 봤다.  '앗,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 USB선을 가지고 내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연결해봤더니, 아~무~런~ 문제없이 인식이 된다.  즉,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USB선이 망가진 것이었는데, 난 애꿎은 스마트폰과 컴퓨터만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설정을 바꾸고 포맷해가면서 난리 친 것이다....! -0-;;  아무런 죄 없는 삼성(내 스마트폰 제조사)과 ASUS(내 노트북 제조사)에게, 무슨 물건을 이따위로 만들어 파느냐고 온갖 험담을 퍼부어가며 말이다... -.-;; 

 

  스마트폰 또는 외장하드를 USB선 이용해서 컴퓨터에 연결했는데 인식이 안 되는 일 겪으시는 분들... (정확히 말하면 에러 코드 43 문제를 겪고 계신 분들...) 

  나처럼 기계를 몽땅 포맷하는 바보 같은 짓 벌이지 마시고, 일단 그 USB선이 멀쩡한 것인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ㅠ.ㅠ   

 

 

 

2. 모교가 유명해지다 -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나의 모교(고등학교)가 최근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며칠 전에 별 생각 없이 스마트폰의 실시간 검색어를 봤더니, 모교 이름이 3위로 떠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혹시 재학생 중 누군가가 학교폭력이나 성적 스트레스로 자살이라도 한 걸까 생각하며 관련 기사를 자세히 봤더니만...

  맙소사...!  하필이면 내 모교가 친일 및 군사독재를 옹호하는 내용으로 작년부터 말썽 많았던 교학사에서 나온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일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0-;;  2,200개가 넘는다는 전국의 고등학교 중, 그 황당한 교과서를 채택한 곳이 딱 13곳이었다.  나중에 12곳이 교학사 교과서를 포기하고 전주의 모 고교 혼자만 버티다가 결국 포기하더니, 얼마 전에 또 다른 학교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 이다.

  어쨌거나 처음에 13개의 학교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 지역에서는 모교 딱 한 곳만이 그 교과서를 채택했기에, 유독 모교가 더 돋보이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

 

  그렇게 유명세 치른지 몇 시간도 채 안 되어, 결국 다른 출판사 교과서로 바꾸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모교 측의 해명으로는, 그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최종 결정난 것이 아닌데 그만 잘못 알려져서 소동이 났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 기사를 읽어 보고 앞뒤 상황 끼워맞춰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  아무래도 서울에서 유일하게 그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다 보니, 여러 시민단체가 교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기자들도 줄줄이 몰려와서 취재경쟁 벌이는 등, 13개 학교의 대표(?)로 뭇매 맞게 되면서 허겁지겁 결정을 뒤집은 듯하다. 

  지금은 모 학교만 혼자서 끝까지 그 교과서를 고수하는 통에, 언론과 네티즌들의 관심은 완전히 그쪽으로 쏠려버린 상태다.  모교 입장에서는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참 이해가 안 가는 일이다.

  내가 그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을사조약에 분노하여 김 아무개 선생이 자결한 자리에 지은 학교라며, 학생들 귀에 못이 박힐 지경으로 애국심 및 민족의식을 강조했었는데...  좀 고리타분할 지경으로 '을사조약 때 순국하신 김00 선생의 정신을 본받아...' 를 강조하던 학교에서, 어쩌다가 그런 교과서를 채택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3. 도서출판 '푸른역사'

 

  지난 해, 이승한이라는 작가가 쓴 고려 시대 관련 서적에 푹 빠졌더랬다. 

  하나는 '원 간섭기' 를 다루고 있으며, 이제 2권까지 나왔고 앞으로 더 나올 '몽골 제국과 고려' 시리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무신정권 시대를 다룬, 4권으로 완결된 '고려 무인 이야기' 다.

  '몽골 제국과 고려' 시리즈의 경우, 2012년 11월에 제2권이 나온 후로 그 다음 권이 아직 나오지 않아, 과연 언제나 나올지 조바심이 난다.  그리고 '고려 무인 이야기' 의 경우는 애초에 너무 적게 출간해서 그런지, 현재 3권만 시중에서 구할 수 있고, 1권은 헌책방에서라도 찾을 수 있지만, 2권과 4권은 새책이고 헌책이고 전혀 구할 길이 없다. ㅠ.ㅠ  이 시리즈는 소장해두고 되새김질(?)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집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것만으로는 성이 안 찬다.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은 책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었나, 너덜너덜해서 몇 페이지가 빠진 상태... ㅠ.ㅠ)

 

  그래서 '몽골 제국과 고려' 시리즈 제3권이 언제 출간되는지, 또 '고려 무인 이야기' 시리즈의 제2권과 제4권의 재고를 구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 출판사 홈페이지에 문의해보기로 했는데...

  연초에 다음과 네이버 두 개의 포털로 몇 번씩 찾아봤지만, 이상하게도 자꾸 엉뚱한 것들만 검색되고 그 출판사 홈페이지에 검색이 안 되는 것이다.  한참을 짜증내며 검색하다가 알았다.  내가 뻘짓(!)을 했다는 것을...  해당 시리즈를 출간한 출판사 이름은 '푸른역사' 인데, 나는 계속해서 '파란역사' 로 검색했다...! -0-;;

 

  지난 연말 스마트폰 USB선에 관련한 일의 뒤를 잇는 바보 같은 짓이었다.

  새해에는 정신 좀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