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천하의 악필, 만년필에 꽂히다! (4) - 영웅(英雄/HERO) 100, 616

Lesley 2013. 7. 13. 00:01

 

  자, 지난번에 서론으로, 영웅(英雄/HERO)이란 만년필 브랜드에 대해 짚고 넘어갔다.  

  이번에는 본론으로, 영웅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영웅 100''영웅 616' 을 소개해보려 한다.

 

  천하의 악필, 만년필에 꽂히다! (3) - 중국 만년필 영웅(英雄/HERO)(http://blog.daum.net/jha7791/15790982)예약글

 

 

중국 학생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영웅 616'.

(남들은 멋지게 잘 찍던데, 이 사진은 장비 문제인지 실력 문제인지, 영~~~ ^^;;)

 

 

  가격 대비 성능은 우수하지만, 마감이 아쉬운 영웅 616

 

  영웅 616은 중국 현지에서도 저가(한화 2,000~3,000원)이건만, 필기감만 따지자면 수십만원 짜리 만년필도 부럽지 않다고 한다. (가격 대비 성능 짱...!!!)

  물론 나는 수십만원이나 하는 만년필을 써본 적이 없어서, 이 포스트에서 영웅 616의 필기감과 유명 브랜드 만년필의 필기감을 구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다만, 우리나라 만년필 애용가들이 인터넷에 올린 감상을 읽어 보면, 필기감 하나만 놓고 보면 중국산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 모두 그런가 보다 하고 믿도록 합시다...!)

  내 경험만으로 쓰자면, 라미의 사파리나 알스타에 비해서 부드럽게 써지는 것은 사실이다.  사파리와 알스타 모두 그 동안 길들여서 처음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졌는데, 그래도 영웅 616보다는 덜 부드럽다.

 

  그런 우수한 필기감에 저렴한 가격까지 더해져서, 중국에서는 소학(초등학교)이나 초중(중학교) 학생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 인터넷상에서도 만년필 입문용으로 종종 추천받곤 한다.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 초보자가 필압을 너무 줘서 만년필을 망가뜨리거나 또는 몇 번 끄적이다가 만년필에 싫증내고 버리게 되더라도, 별로 부담되지 않으니 말이다. 

 

  내가 영웅 616을 선물받기 전에, 인터넷에서 영웅 616의 재료나 마감 상태가 조잡하다는 글을 접했다.

  그 때는 '그럼 그 가격에 잘 써지기만 하면 다행이지, 얼마나 대단한 품질을 기대했는데?' 식으로 생각하고 넘겼다.  하지만 막상 영웅 616을 손에 넣어보니, 위의 사진에 보이는 노란색 링(배럴과 그립 사이에 있는 노란색 부품)이 너무 거칠다.  '어디서 사포(!)라도 하나 구해다가 박박 문질러서 다듬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다 들 정도다. ㅠ.ㅠ

  또 같은 합성수지라도, ABS를 배럴 재료로 쓴 라미 사파리는 단단한 느낌인데, 일반 플라스틱(정확하지는 않은데, 내가 보기에는 일반 플라스틱 같음.)을 배럴에 쓴 영웅 616은 일정 수준 이상의 충격을 주면 깨질 것 같다.  하긴 영웅 616의 가격이 라미 사파리의 10분의 1 수준인데, 똑같은 품질을 요구한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만년필 매니아들이 인터넷을 통해 영웅 616을 구입했다가 실패했다는 후기도 몇 개 읽었다.

  '옥X을 통해 10개 들이를 3만원대 가격으로 구입했는데 그 중 3개 정도만 괜찮고 나머지는 불량품이더라' 식의 사연이다.  혹은 글씨 쓰는 데에는 별 문제 없지만, 뚜껑에 붙은 클립이 비뚤어져있다든지 흔들거린다든지 하더라는 무서운(?) 이야기도 있다.

 

  이건 나의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지만, 어쩌면 그런 문제 있는 만년필은 짝퉁(!)일지도 모른다. 

  보통, 우리는 중국산 짝퉁 하면 중국 기업이 해외 브랜드 상품을 베껴서 생산한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영웅은 중국 만년필계에서 워낙 독보적인 존재다 보니, 중국산임에도 불구하고 중국내에서 제법 많은 짝퉁에게 시달린다고 한다.  중국 인터넷상에서도, 진퉁(?) 영웅과 짝퉁 영웅을 구별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글이 제법 보일 정도다. -.-;;

  특히 10개 들이가 3만원대라는 것이 내 의심을 더 짙게 만든다.  영웅 100의 경우, 현지가와 한국에서의 구입가(옥X, X베이 같은 인터넷 사이트 통한 구입가)가 2배 정도 차이가 진다.  그런데 영웅 616은 현지가와 한국에서의 구입가가 별 차이가 안 난다.  그러다 보니 '이거 아무래도 짝퉁이라서 저렴한거 아냐?' 하는 의심이 무럭무럭 피어난다.  물론, 10개 들이라서 1개 살 때에 비해서 가격을 많이 깎아줬다면야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너무 저렴한 것이, 여전히 의심스러운... ^^;;)

 

 

  과거 한국 젊은이들 추억 속의 영웅 616

 

  그런데 영웅 만년필에 대해 검색하면서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놀랍게도, 1960년대나 1970년대 대학시절을 보낸 사람들 중에서 이 영웅 616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 제법 있다! @.@

  이게 왜 놀라운 일이냐 하면 한국과 중국이 1992년에야 수교를 했기 때문이다.  즉, 그 사람들이 영웅 616을 썼던 시절에는, 중국은 우리의 적성국이었다. (그 때는 중국이라고 하지도 않고 '중공' 이라고 했음.)  그런데 어떻게 중국산 만년필을 쓰는 게 가능했을까...

 

  알고 보니, 그 때의 영웅 제품은 모두 밀수품이었다. ^^;;

  일본 또는 대만을 통해 영웅 만년필을 몰래 들여왔는데, 세관이나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만산이라고 써붙이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과거에 영웅 616을 썼던 어르신들 중에는, 지금까지도 영웅이 대만제 만년필인 줄 알고 계신 경우도 있다고 하니, 참... ^^

 

  가난했던 그 시절, 문학청년 내지는 만년필맛을 아는 낭만파 젊은이들이 동경했던 파커 만년필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비싼 당신' 이었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파커51과 똑같이 생겼으면서도 값은 훨씬 저렴한 영웅 616을 구입해서 썼다고 한다.  그래도 그런 가난한 청년들에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있었으니...  원래도 영웅 616이 파커51와 똑같이 생겼는데, 우리나라는 그 때도 지금처럼 만년필 사용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 만년필을 구별 못 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영웅 616을 갖고 다니면, 친구들이 '오오오~~~!!!' 하는 반응을 보였대나 뭐라나... ^^

 

 

영웅 제품 중 가장 유명한 '영웅 100'.

(이것도 어째 사진이... 특히 펜촉 부분이 너무 흐릿하게 찍힘. ㅠ.ㅠ) 

 

 

  중국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영웅 100

 

  영웅 만년필 중 가장 안정적인 품질을 자랑하며 해외에 가장 많이 수출된, 그래서 가장 유명한 제품이 바로 영웅 100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몇 안 되는 중국산 물건 중 하나라고 한다.  실제로 중국 사이트에서 이 영웅 100에 대해 검색해보면, 영웅 100에 대해서 중국인들이 얼마나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사실, 이번에 중국 친구가 보내준 세 자루의 만년필 중에서 이것만 정식 선물이다.  나머지 두 자루(둘 다 영웅 616)는 친구가 그냥 서비스(?) 차원에서 보내준 것이고... ^^  그 친구 역시 영웅 100이야말로 중국의 모든 만년필 중 표준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과연, 소문대로 영웅 100이 좋긴 좋다.

  일단, 영웅 616보다 마감 상태가 훨씬 좋다.  하긴 이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두 제품의 가격 차이가 10배 이상이나 차이 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그리고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영웅 616의 필기감도 우수한데, 영웅 100의 필기감은 그 보다 더 뛰어나다는 느낌이 든다.  설사 영웅 616과 비슷한 정도의 필기감이라도 상관없다.  영웅 616의 필기감 정도면, 이미 훌륭하니까... ^^

 

  그런데 영웅 100의 품질에 대해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

  중국 사이트에 올라온 여러 글을 보면, 1990년대 또는 그 전에 생산된 영웅 100이 지금의 영웅 100보다 품질이 좋다면서, 가급적 과거에 생산된 제품을 찾아 구입하라는 의견이 몇 개 보인다.  아니, 어떻게 20~30년 전 물건이 지금 물건보다 더 품질이 좋을 수가 있나?  세월이 흐르면 무언가 조금이라도 나아져야 맞는 게 아닌가...  21세기에 들어서 영웅 만년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심히 궁금하다. -.-;;

 

 

  다양한 하위모델

 

  한국의 만년필 매니아들 중에 중국여행 가서 영웅 100을 사오는 이들이 있는데, 영웅 매장에 가서 당황스런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영웅 100이 워낙 잘 나가다 보니 계속해서 하위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그런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헷갈리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짝퉁천국으로 유명한 중국인데, 한국에서 인터넷 통해 미리 봐둔 영웅 100과 중국 현지에서 본 영웅 100이 다르게 생겼으니, 불안해질 수 밖에...  거기다가 가격까지 한국에서 미리 알아보고 간 것과 다르니, 더욱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재료나 색깔이 다양한 하위모델을 갖추고 있어서, 바이두(百度 : 중국에서 제일 유명한 포털)에 나온 것만 봐도 눈이 핑핑 돌 지경이다.

 

 

   ※ 2013년 6월 바이두백과(百度百科)의 '英雄100' 항목에 표기된 중국 현지 가격을, 중국 인민폐와 우리 원화의 환율을 1:180으로 잡고 계산한 것임.

 

   1. 镀金刻花 - 금도금으로 꽃무늬를 새긴 것.  한화 54,000~80,000원

   2. 金帽半钢 - 뚜껑은 금도금이고, 배럴과 그립은 합성수지임.  한화 50,400~63,000원

   3. 金夹半钢 - 클립은 금도금이고, 배럴과 그립은 합성수지임.  8가지 색상이 있음.  한화 36,000~45,000원

   4. 半钢 - 배럴과 그립이 합성수지임. (맨 위의 사진 속 영웅 616의 생김새와 같음.)  8가지 색상이 있음.  한화 23,400~30,600원

   5. 全钢 - 배럴은 금속이고, 그립은 합성수지임.  4가지 색상이 있음.  한화 27,000~37,800원

      (半钢과 함께 영웅 100의 가장 보편적인 모델로, 위의 사진 속 영웅 100이 바로 이 全钢임! ^^)

   6. 淑女版 - 손 작은 여자들을 위해 좀 작게 만든 제품임.  바이두백과에, 이 모델만 가격 정보가 없음.

 

  당연한 말이지만, 종류에 따라 가격도 제각각이다.

  종류별로 한화 23,000~80,000원으로 나뉜다.  영웅 616의 가격이 한화 2,000~3,000원인 것을 생각해보면, 가격폭이 무척 크다.  다만, 가장 널리 쓰이는 半钢과 全钢의 가격이 한화 23,400~37,800원이니, 이 가격을 영웅 100의 일반적인 가격으로 생각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독일 라미 가문 출신과 중국 영웅 가문 출신들의 친목계 모임! ^^

(왼쪽의 뚜껑 닫은 모습의 사진 기준으로, 왼쪽부터 라미 사파리, 라미 알스타, 영웅 100, 영웅 616임.)

 

 

   영웅 100과 라미 사파리 중 어느 것이 더 좋을까?

 

   중국 사이트에서도 영웅 100과 라미 사파리를 비교선상에 올려놓고 무엇을 구입할까 묻는 질문이 제법 많다.

   두 제품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고 두 제품 모두 품질이 우수하니, 개인의 취향대로 결정하면 될 일이긴 하다.

 

 

   다만, 양쪽을 모두 사용해본 내가 의견을 내자면...

 

  안정성과 잉크 충전의 편리성을 중요시 한다면, 사파리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영웅 100은 라미 만년필에 비해서 잉크가 잘 튀는 편이다.

  거기에 뚜껑을 뽑거나 끼울 때 뻑뻑한 편이라서, 아무 생각 없이 뚜껑을 힘줘서 뽑았다가는 잉크 방울이 여기저기 튀는 참사(!)가 벌어진다. ㅠ.ㅠ  인터넷을 뒤져보니, 전철 안에서 갑자기 필기할 일이 생겨서 뚜껑을 힘줘서 뽑았다가 남의 옷에 잉크를 묻혀서 무척 난처했다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다행히도 옷에 튄 것은 아니지만 종이와 방바닥 여기저기에 잉크 방울 튀게 한 적이 있다. (그러니 영웅 만년필 뚜껑을 뽑을 때는, 부디 살살~~~ ^^;;)  

 

  또 잉크 충전 방식이 좀 불편하다.

  겉모습 뿐 아니라 속까지 파커51과 같아서 스포이드(초등학교 시절 과학 실험시간에 썼던 그 '스포이드' 를 생각하면 됨.)식 방식인데, 이게 라미의 컨버터식보다 불편하다.  라미는 컨버터 끝부분을 양쪽으로 돌리다 보면, 잉크가 컨버터 안으로 쭉쭉 올라오는 게 보인다.  그런데 영웅 100의 스포이드는 열 댓번을 눌러대도 잉크가 시원하게 올라오지 않는다.  어떻게든 잉크를 꽉 채우겠다고 힘을 줘서 빠른 속도로 눌러대다 보면, 연약해 보이는 스포이드가 찢어질 것 같은 느낌도 든다. -.-;;  그래서 잉크가 꽉 차지 않아도, 어지간히 찼다 싶으면 그냥 쓴다.

  실제로 중국 사이트를 뒤져 보면, 영웅 100의 잉크 스포이드가 터졌다는(혹은 터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연이 보인다.  단, 이 부분은 복불복이다.  누구는 10년을 써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쓰고 있다는데, 누구는 겨우 몇 달 썼을 뿐인데도 터지는 일을 겪었다고 하니 말이다. (결국, 뽑기운이 좀 필요하다는... ^^;;) 

 

 

   필기감을 따지고 얇은 글씨를 선호하며 펜뚜껑을 꽂아 사용하고 싶다면, 영웅 100이 낫다.

 

  사파리도 그렇고 알스타도 그렇고, 둘 다 스틸닙이라서 한동안 지나치게 사각거려서 닙이 종이에 걸리는 느낌이 조금 거슬렸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닙이 길들여진 후에는 필기감이 한결 부드러워지긴 했다.  하지만 그렇게 부드러워진 후에도, 영웅 100의 부드러움에는 훨씬 못 미친다.  영웅 100은 길들이고 말고 할 것 없이 처음부터 부드럽게 쓱쓱 잘 나간다.

 

  특히나 필기하는 종이가 거친 경우에, 영웅의 필기감이 라미의 필기감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게 확 드러난다.

  라미의 닙은 종이를 가리는 편이다.  질이 좋은 종이에 글씨 쓸 때의 필기감과, 재생지 같은 거친 종이에 쓸 때의 필기감이, 차이가 크다.  거친 종이에 쓰다 보면, 거친 종이의 아주 작은 조각이 닙 가운데에 걸리는지 나중에는 잉크가 안 나오기도 한다. ㅠ.ㅠ  하지만 영웅 100은 그런 질 나쁜 종이에서도 부드럽게 잘만 써진다.

  내 추측일 뿐인데...  중국 노트가 한국 노트에 비해 전체적으로 종이질이 거친 편이라서, 그런 거친 종이에서도 잘 써지도록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또한 복잡한 한자를 쓰는 중국에서 나온 제품답게 글씨가 얇게 나온다.

  과거에는 EF닙을 장착한 영웅 100도 있었다는데, 현재는 F닙 장착한 것만 생산된다.  하지만 F닙인데도, 라미 사파리나 알스타의 EF보다 더 얇은 것 같다. 

 

  그리고 뚜껑을 만년필 뒤에 꽂고 글씨 쓸 때의 균형도는 영웅 100이 훨씬 좋다.

  이 부분은 영웅 100 뿐 아니라 싸구려 영웅 616조차, 라미의 사파리나 알스타보다 훨씬 낫다.  사파리를 구입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사파리 뒤에 뚜껑을 꽂고 글씨를 쓰려면 무게 중심이 뒤로 쏠린다는 글을 여러 번 봤다.  하지만 내가 원래 그런 쪽으로 예민하게 구는 사람이 아니라, 별로 상관없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써보니, 뚜껑을 몸통 뒤에 꽂으면 너무 신경 쓰여서 글씨 쓰는 데 지장 있을 정도다. -.-;;

 

 

라미 시리즈는 일반닙이고, 영웅 시리즈는 후드닙임.

(이렇게 나란히 보니까, 라미는 창처럼 생겼고, 영웅은 오리 주둥이처럼 생겼음. ^^)

 

 

   만년필을 별로 안 쓰는 우리나라가 특이한걸까?

 

  이번에 영웅 100과 영웅 616을 선물해준 중국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인데, 중국에서는 소학교(초등학교) 때부터 고중(고등학교) 때까지 의무적으로 만년필을 쓴다고 한다.

  볼펜으로 글씨를 쓰면 학생들의 필체가 나빠진다고, 선생님들이 만년필만 쓰게 한단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중국의 한자가 우리의 한글보다 복잡하게 생긴 글자이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즉, 가뜩이나 복잡한 한자를 악필로 쓸 경우 글자 판독이 힘들어져서, 중국이 우리보다 필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하고 여겼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만년필로 글씨 쓰기를 권장한다는데, 서양 대부분의 나라가 쓰는 알파벳은 우리 한글보다 훨씬 간단하게 생기지 않았나... ^^;;  그렇다면 글자 모양이 복잡하게 생겼느냐 아니냐는 만년필 사용과 별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인데... 

 

  어째서 우리나라만 유독 만년필 사용인구가 적은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누구나 반드시 만년필을 써야 할 이유는 없다.  각자 자기 취향에 맞는 필기도구를 사용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서양이야 원래 만년필의 본고장이어서 만년필 사용률이 높다 하더라도...  우리와 같은 동양이며, 우리나라 바로 양옆으로 있는 중국과 일본만 해도 우리에 비해 만년필 사용률이 훨씬 높다니...  또한 인터넷에서 읽은 글에 의하면, 베트남이나 인도 역시 만년필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니...  마치 우리나라만 만년필을 미워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

 

  왜 우리나라에서는 만년필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는지, 아시는 분 혹시 계신가요? ^^

 

 

천하의 악필, 만년필에 꽂히다! (1) - 라미 사파리(Lamy Safari)(http://blog.daum.net/jha7791/15790963)

천하의 악필, 만년필에 꽂히다! (2) - 라미 알스타(Lamy Al-star)(http://blog.daum.net/jha7791/15790975)

천하의 악필, 만년필에 꽂히다! (3) - 중국 만년필 영웅(英雄/HERO)(http://blog.daum.net/jha7791/15790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