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온열장갑(발열장갑)과 함께 겨울나기

Lesley 2011. 1. 19. 21:02

 

 

 

  요즘 한국... 아니, 세계 각지를 덮친 한파로 다들 춥다고 아우성이다.

  우리집이 중앙난방식 아파트라, 관리사무소에서 난방을 어느 수준으로 할 지를 정해준다.  사실 그 동안은 그렇게 살았어도 별 문제 없었다.  내가 원래 추위를 잘 안 타는 편이기도 하고, 게다가 안면홍조증을 앓고 있어서, 오히려 약간 썰렁한 것이 습도가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되어 좋기도 하고...  

  하지만 그런 나조차 요즘은 추위 때문에 곤란을 겪는다.  관리사무소에서 난방비 부담스러워하는 입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적당히 난방을 해주는 건지, 아니면 요즘 워낙 추워서 어지간한 난방은 그다지 효과가 없는 건지...  하여튼 요즘 난방이 시원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내 방에서 컴퓨터를 쓰는데도 손발이 다 시릴 정도다.  주위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니, 나만 이런 게 아니라 다들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손이 시려서 쩔쩔맨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에 친구네 집에  갔다가 ('중국의 장위(張裕 : 장유) 포도주를 아시나요? (http://blog.daum.net/jha7791/15790788)' 참조) 친구가 인터넷으로 주문시킨 온열장갑(일명 발열장갑)이란 녀석을 보게 되었다.
  USB선이 달려 있어서 컴퓨터에 연결하면 손등이 따뜻해진다는 이 장갑은, 컴퓨터 키보드 칠 때 불편하지 않도록 손가락이 노출되어 있다.  나도 집에서 시린 손을 비벼가며 컴퓨터 하는지라 '앗, 이런 편리한 물건이...!' 하면서 다음날 당장 주문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이 장갑을 구매할 때, 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구매자들의 평을 보니, 너무 제각각이다.  물론 어떤 물건을 사용한 느낌이라는 건 주관적이라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너무 따뜻해서 좋다' 부터 '무슨 발열기능이 있다는 거냐, 돈만 버렸다'까지 반응이 아주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다. -.-;;

  그래서 '어쩌면 헛돈 쓰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하면서 주문을 했다.

 

 

 

내가 때 안 타는 색깔을 고려해서 주문한, 귀여운 고릴라 그림의 온열장갑. ^^

저렇게 장갑에 선이 연결되어 있어서 컴퓨터 USB 포트에 연결하면 곧 손등이 따끈해짐.

 

 

  어제(1월 17일) 도착한 물건을 써보니, 내 것은 좀 지나치게 뜨끈해서 USB선을 오랫동안 연결한 채로 쓸 수 없을 지경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USB선을 연결하고 쓰다가, 겨우 5분쯤 지나면 USB선을 뽑아내고 장갑만 낀 채로 써야 한다.   그러다가 30분쯤 지나 다시 썰렁해지면 또 꽂아서 쓰고...  그래도 나의 뽑기운은 상당히 좋은 편인 듯 하다.  하나도 안 따뜻하다고 불평하는 사람들, 그리고 안 끼는 것보다는 낫다 라고 말하는 내 친구에 비한다면 말이다. ^^

 

 

 

 

  그런데 아무래도 이 온열장갑이란 것들이 원래 중국 내수용이 아닌가 싶다.

  친구네 집에서 처음 이 물건을 봤을 때도 제품이 담긴 종이상자 보고 생각했던 건데, 이번에 우리집으로 배달된 상자도 역시나 온통 중국어로만 제품설명을 해놓았다.  같은 중국산 물건이라도 내수용이 수출용보다 질이 좀 떨어지던데, 그래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그렇게 제각각인건지도 모르겠다.

 

 

  하얼빈에서 생활할 때, 나도 그렇고 다른 한국 유학생들도 그렇고, 중국의 물가가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저렴하지 않아 조금 놀랐다.

  학비, 주거비, 식비야 한국에 비해 훨씬 저렴하지만(하지만 중국의 식비도 내 어학연수 생활 중 가파르게 올랐음. 그리고 주거비 역시 베이징, 상하이 같은 경우는 이미 서울만큼 든다 하고...), 그 외에는 특별히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전자제품이 한국보다 비싸다는 건 중국 가기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막상 중국에 가보니 전자제품 뿐 아니라 그 밖의 것들도 특별히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즉, 농수산품 이외에 공산품은 전반적으로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에 비해 비싸다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한국에서 쓰던 물건과 비슷한 질의 물건을 사려면, 더 비싼 경우도 허다했다. ㅠ.ㅠ  옷을 예로 들자면, 같은 중국산 옷이라도 한국에 수출된 옷이 중국 현지의 옷보다 질은 더 괜찮으면서 가격은 더 저렴한 황당한 경우도 종종 있었고...

 

 

  내수용으로 만든 듯한 이 물건이 어떻게 한국까지 흘러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당분간 계속될 추위 속에서 이 물건과 친하게 지내려 한다.

  그런데 설마 내수용이라고 허접하게 만들어서, 안전도가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