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 생활기/'09~'10년 흑룡강대학 어학연수기

하얼빈역, 소피아 성당, 중앙대가 (上)

Lesley 2009. 4. 16. 00:04

 

 

  3월의 마지막 날, 어찌나 날씨가 좋은지 결국 수업을 땡땡이 치고 혼자서 시내로 나갔습니다.

  함께 수업듣는 B에게는 '오늘 날씨가 나로 하여금 수업 못 듣게 하는구나'라는 문자를 남긴 채... ^^;;
  2005년 초겨울에 들렸던 하얼빈역, 소피아 성당, 중앙대가를 다시 방문했는데, 옛 기억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동시에 전과 달라진 모습도 간간히 눈에 띄더군요.  한 가지 정말 신기했던 것은, 저 같은 지독한 길치 및 방향치인 사람이 4년전에 며칠 머물렀던 곳의 길을 기억하고 잘 찾아다녔다는 점입니다.  머리가 기억한다기 보다는, 하얼빈역, 소피아 성당, 중앙대가를 누비고 다녔던 제 발이 스스로 길을 기억하고 제 몸을 이끌어준다는 느낌이었습니다. ^^ 

 

  중앙대가 사진이 좀 많기 때문에, 일단 하얼빈역과 소피아 성당 사진만 먼저 올립니다.

 

 

 < 하얼빈역 >

 

  안중근 의사의 의거가 있었던 하얼빈역입니다.
  2005년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도깨비 시장처럼 어수선하더군요. ^^  사실 저에게는 안중근 의사보다는 박경리님의 '토지'에 나오는 유인실, 오가다 지로가 더 먼저 떠오르는 곳입니다.  기차에서 내린 오가다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하얼빈역 앞에서 우연히 마차에 오르는 유인실을 보고는, 다른 마차를 잡아타고 빨리 쫓아가라고 소리치던 토지 4부의 마지막 장면 말입니다. ^^

 

 

 < 중국 극장 >

 

  소피아 성당을 찾아가는 길에서 본 중국 극장입니다.  러시아풍으로 지은 건물 외벽에 연극 포스터를 큼직하게 붙여놓았습니다.

 

 

 < 소피아 성당 >

 

  이 날 날씨가 좋았기 때문에, 2005년에 찾아왔을 때보다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
  소피아 성당은 하얼빈이 러시아 지배를 받을 시절에 러시아정교회 성당으로 지은 건물인데, 현재는 하얼빈 건축 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건축에 대해 문외한인 저는 2005년에도, 이번에도 굳이 입장료 내가며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성당의 외관 사진만 찍었습니다.

 

 

 < 소피아 성당 앞 광장의 유니버시아드 전광판 >

 

  올해 2월에 하얼빈에서 있었던 동계 유니버시아드를 알리는 전광판이 소피아 성당 앞 광장에 있습니다.

  이미 끝났건만 치우지 않고 있습니다.  하긴 유니버시아드 선수촌으로 사용되었던 흑룡강대학 안에도 유니버시아드 때 사용한 안내판 등이 아직도 여기저기 붙어 있습니다. ^^

 

 

 < 소피아 성당 앞 광장 >

 

  2005년 소피아 성당에 왔을 때만 해도 성당 주변에 허름한 식당과 상점들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가보니 러시아풍의 새 건물들이 들어서서 깔끔하고 산뜻한 느낌이었습니다.

 

 

 

 

 < 소피아 성당 근처의 어린이들 >

 

  날씨가 제법 따뜻해져서 어린 아이를 데리고 놀러나온 부모 또는 할머니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날씨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인지라 아이들이 털모자, 목도리로 완전무장을 하고 비둘기떼와 노닐고 있습니다. ^^  아이들의 털모자가 너무 귀여운데, 그 중에서도 두번째 사진의 노란모자는 귀까지 달려 있어 정말 귀엽습니다. ^^  세번째 사진의 아이는 통통한 것이 어찌나 귀여운지... ^^  하얼빈의 아이들은 다들 통통하고 뺨이 사과처럼 빨간색입니다. ^^

 

 

 < 해바라기 하는 노인들 >

 

  광장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담소를 즐기는 노인들입니다.

 

 

 < 루이 뷔통 광고판 >

 

  소피아 성당을 떠나 중앙대가로 가는 길에 공사중인 건물 앞에 루이뷔통 광고판이 있기에 한번 찍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