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 생활기/'09~'10년 흑룡강대학 어학연수기

흑룡강성식물원(黑龍江省植物園) 탐방

Lesley 2009. 6. 14. 00:08

 


  금요일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저 이 날 날씨만큼이나 우중충한 기분에 수업을 땡땡이치고서(-.-;;), 혼자서 지도와 물통과 카메라를 넣은 책가방 하나 짊어지고 흑룡강성식물원(黑龍江省植物園)을 향했다.
  이미 그 곳에 다녀온 사람들 말을 들어봐도 그렇고, 지도상으로 살펴봐도 그렇고, 내가 사는 기숙사에서 30분 정도 걸으면 될 듯 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으나...  역시나 나는 하늘이 내린 길치이자 방향치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헤매고 헤매다가 무려 1시간 반만에 겨우 도착했다. ㅠ.ㅠ

 

 

 

식물원의 입구.

 

  2주일 가까이 비오는 날씨와 구름 잔뜩 낀 날씨가 반복된 상태라, 이 날 오전 식물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도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한 것이, 마치 영화 '배트맨'의 '고담시' 앞에 온 듯 한 느낌이었다. ㅠ.ㅠ  (다행히 점심 때부터 날씨가 맑아졌다.)

 

 

화목란(花木蘭)

 

  하얼빈 날씨로는 드물게 요즘 계속 비가 내린 통에, 꽃이 모두 져버려 볼품없어진 화목란이다. 

  그런데도 굳이 이렇게 사진을 올린 이유는, 이 화목란이 미국 디즈니사의 만화영화 '뮬란'의 주인공 이름이기 때문이다.  중국식 발음 '화무란' 중,  '화'가 주인공의 성이고, '무란'이 주인공의 이름이다.  미국인들이 자신들이 발음하기 편하도록 '무란'을 '뮬란'으로 고쳤다. ^^

 

 

  적송(赤松)과 백두산 소나무.

 

  멋진 소나무 숲...

  왼쪽 사진은 '붉은 소나무'란 뜻의 '적송'인데, 이름 그대로 그 줄기가 보통 소나무보다 붉은 빛을 띠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름은 잊었는데(-.-;;), 백두산 지역이 원산이라는 소나무다.  솔직히 두 소나무의 차이가 뭔지, 나로서는 도통 알 수가 없다. ^^;;

 

 

이름 모를 꽃 - 1

(그런데 이 포스트 아래에 댓글 남겨주신 천풍님께서 이 꽃이 '애기똥풀'이라고 알려주셨다. ^^)

 

  이름도 모르고 예쁜 꽃도 아니지만, 빗방울에 촉촉히 젖어있는 것이 싱그러운 느낌이라 한 번 찍어봤다. ^^

 

 

역시나 이름 모를 식물...

(역시나 천풍님께서 이것은 옥잠화라고 알려주셨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식물인데, 그 잎사귀가 사람 손바닥 보다도 크다.

  그런 큰 잎을 가진 식물이 잔뜩 모여서 소나무 사이를 메워, 마치 연못을 가득 채운 연꽃 잎사귀 같다.  이 식물이 뭔지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란다. ^^

 

 

포마정향(暴馬丁香) - 1

 

  전에 이 블로그에 올렸던 정향(http://blog.daum.net/jha7791/15790502)과는 너무 다르게 생겼다.

  그래서 설마 같은 정향 종류라고는 생각 못 했다. ^^;;  하지만 나무에 달린 팻말을 보니 이 '포마정향'이라는 꽃나무도 정향과 같은 종류라 한다.  그런데 이름이 너무 이상하다.  포마(暴馬)라니, 설마 정말로 '난폭한 말' 이란 뜻인가? -0-;;
 

 

포마정향(暴馬丁香) - 2

 

  포마정향의 꽃을 가까이서 찍어봤다.
  쌀 알갤이만한 크기의 작고 타원형인 꽃잎들이 잔뜩 모여 한 송이의 꽃을 이루고 있다.  옅은 녹색을 띤 것은 아직 덜 익은 것인 듯 하고(그런데 열매가 아닌 꽃에도 '익었다'라는 표현을 쓰던가? -.-;;), 절정에 이르면 새하얀색이 되는 모양이다. 
  먼저번 교정에 핀 정향꽃과 복사꽃의 사진 찍을 때도 그렇더니만, 이번에도 어찌된 게 내가 카메라만 들이대면 갑자기 바람이 불어 꽃이 흔들리는 통에 사진 찍는데 애먹었다.  언제 바람이 멎을지 몰라 사진기를 꽃에 가까이 대고 점점 후들거리는 팔에 힘주며 버티고 있을 때는 계속 불다가, 팔이 아파서 포기하고 카메라 내리면 곧 바람이 멈춘다... ㅠ.ㅠ

 

 

      원추리꽃

      (수선화가 틀림없다 생각한 이 꽃은 '원추리꽃'이라고, 역시나 천풍님께서 알려

      주셨다. ^^)

 

  사실 수선화를 직접 본 적은 없어서, 이 꽃이 수선화인지 확실하지는 않다. ^^;;

  하지만 TV나 사진에서 본 수선화가 맞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원추리꽃이었음... -.-;;)  샛노란 꽃송이가 짙은 초록색 잎파리 속에서 돋보이는 게, 인상적이다.

 

 

 물총싸움 1 - 척후병
 (이봐, 김 이병! 근처에 적군이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그게 우리 척후병의 임무다...! )


  이 날 오전에는 당장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점심 때 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화창하게 변했지만... ^^), 소풍 또는 현장학습을 온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아니, 결혼식 야외촬영하는 한 무리와 산책 겸 나온 듯 한 노인들 빼고는, 전부 유치원생 또는 초등학생들이었다.
  특히 재미있어 보였던 것이, 바로 저 물총으로 서바이벌 게임 비슷한 것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물총이 권총 모양의 작은 것이 아니라 무슨 기관총 마냥 커다란 것인데, 날씨가 안 좋은 탓에 비옷 차려입고서는 물총싸움 하는 모습이 꽤나 즐거워보였다. ^^ 

 

 

물총싸움 2 - 탄약공급

(자, 전투가 소강상태에 빠진 틈에 어서 탄약을 채우자!)


  병사 개개인의 전투능력도 중요하지만, 역시나 전투 중에는 탄약공급이 제대로 되어야... ^^

  전투 도중 다 떨어진 탄약(?)을 채우는 어린 병사들... 남자 군인은 검은색 군복을, 여자 군인들은 화사한 군복을 차려입었다. ^^


 

물총싸움 3 - 전투개시
 (에잇, 내 총알을 받아라...! 내 총에 자비란 없다...!)

 

  그런데 카메라 바로 앞에 뒷모습이 찍힌 어린 병사의 군복은... 군복치고 참 귀엽다... ^^;;

  저것은 아무래도 디즈니사의 곰돌이 푸우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 캐릭터(이름은 기억이 안 나고...) 같다. ^^ 

  

 

물총싸움 4 - 후퇴
(에잇, 중과부적이다.  작전상 일단 후퇴한다...!)

 

  적군에게 쫓겨 급히 후퇴하는 병사들...
  그래도 아군이 후퇴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하여, 뒤에 남아 끝까지 적군과 맞서고 있는 아주 듬직한 병사도 있다. ^^  그런데 그 듬직한 병사의 군복 색깔을 보니, 아무래도 물총에 물을 장전하던 바로 그 검은 군복의 병사 같다. ^^
 

 

물총싸움 5 - 동귀어진(同歸於盡)
(너 죽고 나 죽자...!)

 

  서로 적군을 차마 못 보고 눈을 꼭 감은 상태에서도, 적군에게 총탄을 퍼붓는 불굴(?)의 투지...!
  비옷을 입지 않은 안경 쓴 친구는 안경이 물범벅이 되어 전투 때 앞이나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염려되고, 앞의 노란 비옷 입은 친구는 전투 중 너무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  

 

 

주인에게 버림받은(?) 가방들

 

  아마도 주인들은 물총싸움하러 자리 비운 모양이고, 가방들끼리 덩그러니 놓여있는 상황...^^

 

 

풍차와 가방들...

 

  역시나 주인에게 버림받은 가방들이 죽 놓여있고, 그 뒤로는 그림 같은 풍차 한 대가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적송 산책길

 

  길 양편으로 적송이 줄 늘어서있는 멋진 산책길이다.
  하얼빈이 북쪽 지방이라 그런지, 같은 소나무라도 한국의 소나무처럼 옆으로 퍼진 형태가 아니라, 백양나무 같이 위로 치솟은 형태다. 

 

 

정향꽃의 정체는 라일락?

 

  먼저번 정향꽃 관련한 포스트 올렸을 때(http://blog.daum.net/jha7791/15790502), 정향꽃의 향기가 라일락과 비슷하다고 썼다.  그런데 이 안내판을 보니 정향꽃이 바로 라일락과 같은 종류였나보다...!! @.@

 

 

식물원 안의 동상

 

  왼쪽은 식물원 안에 있는 12지신상 중 뱀의 동상이고(내가 뱀띠이기 때문에 뱀 동상만 올린다 ^^), 오른쪽은 식물원 밖으로 나가는 길에 본 신발 속에 들어간 강아지 동상인데 너무 귀여워서 찍어봤다. ^^

 

 

또 다시 이름 모를 꽃들...

(아래 사진의 꽃은 '만첩해당화'라는 꽃으로 보인다고, 역...시...나...

천풍님께서 알려주셨다.)

 

  또 다시 등장한 이름 모를 꽃들...
  사실 이 꽃들은 한국에서도 간간히 봤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때만해도 꽃에는 당최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꽃 이름을 알아볼 생각은 전혀 안 했다.  
  그러나 하얼빈에 온 후 4월이 다 지나가도록 계속 찬바람만 불고 제대로 된 봄꽃을 구경 못 하다보니, 갑자기 꽃에 목을 맬 지경이 되었다.  하얼빈에 꽃이 피지 않는 동안, 인터넷 통해 알게 된 분의 블로그에 올라온 온갖 봄꽃들을 보며 겨우 마음을 달랬다. 

 

 

멋진 수양버들

 

  식물원에 다른 버드나무도 많았지만, 이 버드나무는 유난히 커다랗고 가지가 폭포수처럼 늘어진 것이 인상 깊어 한 장 찍어봤다.

  줄기는 그다지 굵지 않은 걸로 봐서 아주 오래된 나무 같지는 않은데, 가지가 유난히 길게 늘어지고 잎파리가 무성한 것이 웅장한 느낌이다.


 

 

  식물원을 돌아다니던 중 함께 점심 먹자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식물원을 나섰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도 가는 길만큼이나 만만찮았다. 
  갈 때 헤맨 덕에 학교와 식물원 사이의 위치는 대강 파악했는데, 내 딴에는 지름길로 간다고 하얼빈이공대학을 통과하려 한 것이 문제였다.  사실 그 길이 지름길은 맞았다.  문제는 하얼빈이공대학 안에서 출구를 못 찾아 또 헤매는 사태가... ㅠ.ㅠ  결국 이공대학 학생에게 물어 물어 겨우 나왔다. 
  그렇게 약속장소에 도착한 때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20분 정도 늦었다.

  오가며 헤맨 시간과 넓디 넓은 식물원 안을 돌아다닌 시간을 모두 합치면, 대강 4시간은 되지 않을런지...

 

  하지만 어쩌겠는가...
  머리가 나쁘면 팔,다리가 고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덕분에 운동은 확실히 한 듯 하니, 그것을 위로로 삼는 수 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