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관련 시 3

정연복의 '설날 떡국'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해 첫날에 어울리는 시로 새해를 시작해볼까 한다. 정연복 시인의 '설날 떡국' 이란 작품이다. 제목이 그냥 '설날' 도 아니고 '설날 떡국' 이라니, 나처럼 설날을 떡국 먹는데 의의가 있는 날로 생각하는 이에게 딱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떡국을 배부르고 맛난 음식으로만 생각하는데, 이 시인은 떡국을 세상사에 의연해지고 마음이 깊어지는 '좋은 의미로 나이드는 것' 과 연관짓고 있다. (그래서 이 분은 시인이 되셨고 나는 속세의 범인 중 1인일 뿐이라는... ^^;;) 설날 떡국 - 정연복 - ​ 설날 아침 맛있는 떡국 한 그릇을 먹으며 덩달아 나이도 한 살 더 먹는다 ​ 나무로 치자면 나이테 산 줄이 더 그어지는 셈이다 그래, 올해부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자 ​ 하루하루 전혀..

끄적끄적 2022.01.01

김종길의 '설날 아침에'

새해맞이용 시를 한 편 소개하려 한다. 몇 년 전 친구가 카톡으로 새해 인사를 하며 보내줘서 알게 된 시인데, '김종길' 의 '설날 아침에' 란 작품이다. 제목이 '설날 아침에' 니 우리 전통 설인 다음 달에나 포스팅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집이 특이하게 신정을 쇠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신정에 맞춰서 올리는 게 적당하다. 설날 아침에 - 김종길 -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마니라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만한 곳 ..

끄적끄적 2021.01.01

이규보(李奎報) 시문(17) - 신축정단(辛丑正旦)

또 한 해가 시작되었다. 언젠가부터 세월 가는 게 빠르다는 어른들 말씀을 실감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그냥 빠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빛의 속도인 것 같다. 2017년이라는 연도에도 아직 익숙해지지 못 했는데 벌써 2018년이 되어 버리다니... 아마 이번 2018년도 순식간에 지나가겠지... 이제는 새해가 기쁜 게 아니라 또 한 살 더 먹었구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 마음은 아직도 파릇파릇한 10대이건만 몸은 이미... ㅠ.ㅠ 고려시대 사람인 이규보 아저씨도 새해가 마냥 기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긴,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아무리 부르짖어봤자 나이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지간한 속세의 일에는 초탈한 것처럼 굴던 고려시대의 호방한 시인도, 설날을 맞아 한 살 더 늙게된 것이 좋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