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보 글 2

이규보(李奎報) 시문(11) - 동일여객음냉주희작(冬日與客飮冷酒戱作)

작년과 재작년에 이어 또 다시 이규보의 시로 새해의 문을 열어보려 한다. 이러다가 '설날은 무조건 이규보의 시...!' 가 내 블로그의 전통으로 자리잡을 듯하다. ^^ '겨울날 손님과 찬 술을 마시며 장난삼아 짓다' 라는 뜻을 가진 冬日與客飮冷酒戱作(동일여객음냉주희작)라는 시다. 겨울이라는 계절을 봐도 그렇고, 연말연시는 망년회와 신년회로 술 마실 일이 많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요즘에야 따끈한 술을 마실 일이 거의 없이 술 하면 당연히 차가운 술이 보통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술자리에서 종종 장난 삼아 게임을 벌인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참 여러가지로 현대의 상황과도 상통하는 시 제목이다. 그런데 옛날 옛적 문인이니 예술가니 하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술을 좋아했을까... 이규보의 시 중에서 내가 아는 ..

이규보(李奎報) 시문(10) - 청춘부재래(靑春不再來)

2015년이라는 연도가 아직도 낯설게만 느껴지는데, 벌써 2015년이 다 가고 있다. 어려서부터 너무 많이 들어서 별 감흥이 없던 '세월이 빠르다' 는 말을, 이제는 몸으로 실감하는 중이다. 다행히도(?)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주위 사람들 역시 그렇다. 이 친구 저 친구 할 것 없이 눈가에 잔주름이 생겼네, 흰 머리카락이 나네, 지성이라 고민이었던 얼굴 피부가 이제는 건조해졌네, 전에는 가볍게 앓던 감기를 이제는 1주일 이상 호되게 앓게 되었네 하며 야단이다. 나도 몇 년 전부터 나이가 들어간다는 걸 느낀다. 전에는 추운 날씨에 두툼한 옷을 입으면 그저 따뜻해서 좋기만 했다. 그런데 이제는 커다란 반달곰 한 마리가 어깨에 무등 탄 것처럼 어깨가 무겁게 느껴져서, 어지간하면 외투 없이 추운 상태로 있는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