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관련 한시 2

이규보(李奎報) 시문(18) - 사인혜선(謝人惠扇)

오래간만에 이규보의 시를 한 수 올린다. 지난 몇 년 동안 여름철이 되면 푹푹 찌는 더위를 기념(?)하는 뜻으로 여름 더위와 관련된 시를 올리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 고른 '사인혜선(謝人惠扇, 부채를 선물한 이에게 고마워하다)' 은 부채를 선물해 준 누군가에게 고마워 하는 마음에서 지은 작품이다. 다만, 부채를 주고받았다는 점과 서늘한 가을이 왔으면 하는 마음이 드러난 것으로 보아 이 시 속의 계절이 여름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여름은 악명(!) 높은 1994년 여름을 넘어설 수준으로 대단한 여름이다. 이 여름이 하루라도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바람을 담아, 고려 시대 에어컨(...은 너무 심했나? 그렇다면 그냥 선풍기 정도로... ^^;;)이라 할 수 있는 부채에 관련된 이 시를 포스팅하겠다. 謝人..

이규보(李奎報) 시문(16) - 고열(苦熱)

작년 여름에 이어 올해 여름도 푹푹 찐다. 이상고온이 시작되었던 6월에 이미 '이번 여름도 보통이 아니겠구나.' 하고 예상하기는 했지만, 막상 무더위가 닥치니 진작 예상했던 건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 미리 알았다고 해서 무더위가 괴롭지 않게 느껴지는 건 아니니까...! ㅠ.ㅠ 이규보의 시 중에 요즘 날씨에 어울리는 시가 한 편 있어서 소개하려 한다. '견디기 힘든 더위' 라는 뜻의 고열(苦熱)이다. '고통스러울 고(苦)' 자가 들어간 열기(熱)라니, 요즘 기승을 부리는 찜통 더위에 딱 맞는 표현이다. 이규보가 살았던 고려시대의 여름은 지금보다는 덜 더웠을 것 같지만 대신 선풍기나 에어컨 같은 게 없었다. 그래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도 우리만큼이나 여름이 되면 더위에 진저리치며 고생했을 것이다. 고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