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이규보의 시는 '쥐를 풀어주다' 라는 뜻의 放鼠(방서)라는 시다. 이 시의 주제는, 제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대자연 앞에서는 한 마리 쥐와 마찬가지로 별 볼 일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즉, 자연을 예찬하는 내용이며 인간의 교만함을 경계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에게는 이 시가 좀 다르게 읽힌다. 유머러스하면서도 비판적인 시로 보인다. 그래서 이 시를 먼저 읽고서 이 시에 대한 해석을 읽었을 때 '응? 이게 뭐지?' 하는 당황스러움을 느꼈을 정도다. 일단, 시 내용부터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放鼠 (방서) 쥐를 풀어주다. - 李奎報(이규보) - 人盜天生物 (인도천생물) 사람은 하늘이 낸 물건을 훔치고 爾盜人所盜 (이도인소도) 너(쥐)는 사람이 훔친 것을 훔치는구나. 均爲口腹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