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헌혈 기념품 - 문화상품권의 부활

Lesley 2019. 5. 24. 00:01

 

 

  모두 아는 바와 같이 헌혈을 하면 소정의 기념품을 받게 된다.

  그 중 무료 영화관람권만큼이나 인기있던 기념품이 문화상품권인데, 2010년대 초반에 사라졌다.  문화상품권이란 게 일종의 유가증권이다 보니, 헌혈을 하고서 문화상품권을 받는 게 마치 매혈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또한 다른 분이 댓글로 알려주신 바에 의하면, 문화상품권으로 온라인 게임 머니와 아이템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도 논란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2012년에야 헌혈을 시작한 이 늦깎이 헌혈생(?)은 문화상품권도 한때 헌혈 기념품이었다고 말로만 들어봤을 뿐이다.  헌혈의 집에서 문화상품권을 받을 일도 없고 구경할 일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헌혈을 하러 갔다가 뜻밖에도 문화상품권을 받았다.

  헌혈을 하러 긴 의자에 누웠을 때 간호사가 기념품 목록을 보여주며 고르라고 하는데, 목록 중 못 보던 녀석 하나가 눈에 띄었다.  바로 이 포스트의 주인공인 문화상품권이었다.  문화상품권이 헌혈 기념품으로 부활(!)한 것이다...! 

 

 

 

헌혈 기념품으로 부활한 문화상품권.

(아래 왼쪽에 헌혈 마스코트가 그려져 있음.)

 

 

  난생 처음 받아보는 헌혈 기념품용 문화상품권을 요리조리 살펴보다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았으니...

  오프라인상에서만 쓸 수 있다. ㅠ.ㅠ  인터넷 구매가 활성화 된 요즘 같은 시대에 좀 깨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하긴, 문화상품권 발행처가 흙 파서 장사하는 곳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적십자사에 저렴한 가격에 납품하는 것일 테니, 일반 문화상품권에 비해 어느 정도 제한을 둘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친구가 이 문화상품권에 대해 한 마디 했다.

  문화상품권이 돈이나 다름없는 유가증권이라서 헌혈을 매혈처럼 보이게 한다는 이유로 그 동안 퇴출(!)당한 것이라면, 다른 유가증권류 헌혈 기념품도 모두 없애는 게 맞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즉, 영화관람권은 물론이고 패스트푸드점이나 제과점에서 쓸 수 있는 교환권 또한 돈처럼 상품과 바꿀 수 있는 유가증권인데, 뭐는 되고 뭐는 안 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친구의 말도 충분히 일리가 있는데, 아마 '얼마나 돈에 가까운가' 가 문제였던 것 같다.

  영화관람권은 영화 관람에만, 패스트푸드 교환권은 햄버거 세트 구입에만, 제과점 교환권은 제과점의 빵 종류 구입에만 쓸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유가증권류더라도 문화상품권의 사용처는 다양해서, 다른 헌혈 기념품에 비하면 현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즉, 문화상품권이 돈과 매우 가까운 친척(?)이라서 그 동안 헌혈 기념품에서 퇴출되었다가, 최근 헌혈량 부족이 만성화 되면서 다시 헌혈 기념품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내가 헌혈을 시작하고 7년째로 접어들었는데, 작년까지는 특정 시기(방학 기간이나 연휴 기간)에만 피가 부족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아무 때나 피가 부족하다.  그래서 적십자에서 시민들을 헌혈의 집으로 유혹(!)하기 위해 이미 은퇴한 인기 스타인 문화상품권을 컴백시킨 듯하다. (순전히 나의 추측일 뿐이지만 꽤 신빙성 있는 추측이라고 생각함~~!)

 

  헌혈 기념품용  문화상품권으로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을 책으로 한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온라인에서는 못 쓰고 오프라인에서만 쓸 수 있다' 라고 하면 인터넷으로 온갖 물건을 구입하는 요즘 시대에는 불편하다.  그러니 오프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쓸 수 있게 하되, 대신 영화관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은 사용처에서 빼고 서점에서만 쓸 수 있게 하면 어떨까?   

 

  문화상품권으로 책만 살 수 있게 하더라도 헌혈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할 일은 없다.

  어차피 영화 관람권이나 패스트푸드 교환권은 별도의 헌혈 기념품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니 영화나 햄버거 좋아하는 헌혈자라면 기존의 영화관람권이나 패스트푸드 교환권을 선택하면 될 일이지, 꼭 문화상품권을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다.

 

  또한, 우리 사회의 독서 문화에 기여할 수도 있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안 보네, 출판업계가 힘이 드네 하는 기사가 종종 나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책 구입에만 쓸 수 있는 문화상품권을 나눠준다면, 독서량과 출판업계 매출액을 높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헌혈자에게 문화상품권을 주는 것에 대한 논란을 피할 수 있다.

  문화상품권이 헌혈 기념품에서 퇴출되었던 이유가 그 쓰임새가 돈과 비슷해서 '이게 무슨 헌혈이냐, 매혈이지!' 식의 논란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만 살 수 있는 문화상품권' 이라면 그런 논란이 생길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적십자사가 독서 캠페인 비슷한 좋은 일을 하는 셈이니, 그 동안 여러가지로 안 좋았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여보시오, 적십자 양반, 책만 구입할 수 있는 문화상품권을 헌혈 기념품에 넣는 방안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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