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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胡歌)의 풍기시(风起时) - 드라마 랑야방(琅琊榜) 주제곡

Lesley 2016. 5. 21. 00:01

 

  풍기시(风起时 : 바람이 일어날 때)는 작년 하반기에 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그리고 내가 올해 초에 열심히 본 중국드라마 랑야방(琅琊榜)의 주제곡이다.

  랑야방의 주인공 '임수 / 매장소 / 소철' 역을 맡은 중국배우 호가(胡歌)가 직접 불렀고, 드라마에서는 엔딩곡으로 쓰였다.  랑야방 OST에 수록된 3개의 보컬곡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다.  노래의 가사와 분위기가 임수의 기구한 삶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웅장한 느낌으로 시작하는 전주 부분도 좋고, 배우로만 활동할 뿐 가수는 아니라는 호가의 목소리도 듣기 좋다.  그래서 이 노래는 나의 2016년도 애청곡이 되었다.  


 

  

 

风起时(电视剧《琅琊榜》的主题曲)

바람이 일어날 때(드라마 '랑야방' 주제곡)

       

                                                     - 胡歌(호가) -

 


变幻风云几卷

변화무쌍한 풍운 겹겹이 일어나니

乱世起惊澜

난세가 사나운 파도를 일으키네.

 

血仍殷 何人心念

여전히 붉은 피는 누구의 염원이기에

烈火清平愿

맹렬한 불길에도 태평성세를 바라는가.

 

慧剑 借别红颜

혜검으로 모든 인연 끊어내고 다른 얼굴 빌었으니

无意续余年

남은 생을 계속할 마음 없어라.

慧剑 : 지혜로운 칼, 즉 모든 번뇌를 끊어 버리는 지혜를 의미하는 불교 용어. 

 

帝阙巍 豪气仍在

궁궐은 높고 그 기세 여전히 당당하나

冰心誓破长夜天

맑은 마음으로 기나긴 밤을 가를 것을 맹세하네.

 

 

 

 

昔年朱弓 壁上空悬

그 옛날 붉은 활은 벽에 걸어둔 채

征途望断 铁甲犹寒

출정하는 길은 아득하고 몸에 걸친 철갑마저 차갑구나.

 

明眸在心 青山难掩

밝은 눈동자 마음에 품었으니 청산도 내 뜻을 덮지 못 하

江山如画 是我心言

그림 같은 강산은 내 마음의 소리라네.

 

关山横槊 谁可补天

변경 요새에서 긴 창으로 천하를 평온하게 할 이, 그 누구인가.

碧血长枪 昨日少年

나라 위해 피 흘리며 긴 창 휘두르는 이, 어제의 소년장수로구나.

※ 补天 : 직역하면 '하늘을 메우다' 는 말인데, 하늘에 뚫린 구멍을 여와씨가 메웠다는 전설에서 나온 말로 '정세나 대국을 만회하다' 라는 뜻임.  

※ 碧血 : 주나라 때 장홍이라는 충신이 죄없이 죽고 3년이 지난 후 그 피가 푸른색으로 변했다는 이야기에서 나왔음.  그래서 푸른색 피라는 벽혈은 나라를 위해 혹은 정의를 위해 흘린 피를 뜻하는 말로 쓰임. 

 

孤影归途 不见烽烟

외로운 그림자는 귀로에 올라 봉화를 보지 못 하지만

一笔千秋 后人心间
천추에 남을 그 이름, 후세인의 마음 속에 영원하리라.

 

风起

바람이 일어나니

云散

구름이 흩어지네.

 

 

 

 

  노래의 전반부는, 12년 전 벌어진 비극과, 그 비극에서 살아남아 억울하게 죽어간 전우들을 위해 힘든 싸움을 준비하는 임수의 심정을 읊고 있다.

 

  变幻风云几卷(변화무쌍한 풍운 겹겹이 일어나니)  乱世起惊澜(난세가 사나운 파도를 일으키네.)
  절대권력을 추구하며 누구도 믿지 않는 황제와, 그런 황제의 의심을 이용하여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간신들의 농간으로, 나라 여기저기에 풍운이 감돈다.  그 난세 속에서 일어난 사나운 파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전쟁터로 나간 적염군을 덮치게 된다.

 

  血仍殷 何人心念(여전히 붉은 피는 누구의 염원이기에)  烈火清平愿(맹렬한 불길에도 태평성세를 바라는가.)

  차라리 적군과 싸우다 죽었으면 억울하지는 않았을텐데, 적염군은 영문도 모른 채 반란군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같은 나라 군사들에게 몰살당한다.  그렇게 진압군이 지른 불길 속에 시신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 하는 참혹한 죽음을 맞았건만, 적염군이 흘린 피는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여전히 붉디 붉고, 그 영혼은 죽어서조차 백성들이 편히 사는 세상을 바란다.

 

  慧剑 借别红颜(혜검으로 모든 인연 끊어내고 다른 얼굴 빌었으니)  无意续余年(남은 생을 계속할 마음 없어라.)

  적염군 사건 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임수는, 전우들의 원통함을 풀기 위해 얼굴을 바꾸고 매장소란 이름으로 살게 된다.  하지만 매장소로 살기 위해서는 과거의 인연을 전부 끊어내야 한다.  그리고 매장소의 모습을 얻는 대가로 천수를 누리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帝阙巍 豪气仍在(궁궐은 높고 그 기세 여전히 당당하나)  冰心誓破长夜天(맑은 마음으로 기나긴 밤을 가를 것을 맹세하네.)

  매장소라는 이름으로 치밀한 복수 계획을 세운 임수는 무려 12년만에 고향 금릉으로  돌아온다.  적염군에게 누명을 씌운 권력자들을 상대로 싸우는 것만으로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건만, 시한부 인생을 사는 처지라 기회는 오직 한 번 뿐이다.  그렇게 불리한 처지이건만, 우뚝 솟고 위풍당당한 궁궐로 상징되는 적염군 사건을 일으킨 권력자들을 반드시 쳐내고 그들이 만든 길고 어두컴컴한 밤 같은 난세를 끝낼 것을 맹세한다.

 

 

  노래의 후반부는, 매장소가 전우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데 성공한 후 임수로서 죽는 과정을 묘사한다. 

 

  昔年朱弓 壁上空悬(그 옛날 붉은 활은 벽에 걸어둔 채)  征途望断 铁甲犹寒(출정하는 길은 아득하고 몸에 걸친 철갑마저 차갑구나.)

  임수가 죽은 줄로만 알고 정왕이 유품으로 간직했던 임수의 활은, 매장소가 임수라는 게 밝혀졌지만 그대로 정왕 처소의 벽에 걸어 둘 수 밖에 없다.  그저 임수의 건강이 악화되어 활을 쏠 수 없기 때문만이 아니다.  임수가 마지막 출정길에서 결코 살아돌아오지 못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왕이 지난 12년간 임수의 유품으로 여기며 간직했던 그 활은, 앞으로는 진짜 유품이 되는 것이다.

  나날이 건강이 나빠지고 있어서, 전쟁을 치르기도 전에 전쟁터로 향하는 길조차 아득히 느껴지고, 몸에 걸친 철로 만든 갑옷도 유독 차갑게 느껴져 힘겹기만 하다.  그래도 강좌맹의 종주 매장소가 아닌, 적염군의 장수 임수로서 죽기 위해 출정한다.      

 

  明眸在心 青山难掩(밝은 눈동자 마음에 품었으니 청산도 내 뜻을 덮지 못 하고)  江山如画 是我心言(그림 같은 강산은 내 마음의 소리라네.)

  임수가 마음에 품은 밝은 눈동자란, 정혼녀 예황의 눈동자를 말하는 듯하다.  사랑하는 여인의 눈빛을 마음 깊이 간직했기에, 약해진 몸으로는 넘기 힘든 높다란 산이 출정길에 버티고 있다한들 상관없다.

  그리고 전쟁터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강산은, 살아서 마지막으로 보는 조국의 강산이기에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그 아름다움은 마치, 전우들을 억울함을 풀어주겠노라는 맹세를 지켜내고 이제 마지막으로 나라를 위해 싸우러 가는 자신의 마음과도 같다.

 

  关山横槊 谁可补天(변경 요새에서 긴 창으로 천하를 평온하게 할 이, 그 누구인가.)  碧血长枪 昨日少年(나라 위해 피 흘리며 긴 창 휘두르는 이, 어제의 소년장수로구나.)

  임수가 그 옛날처럼 변경의 요새에서 긴 창을 들고 생애 마지막 전투에 나선다.  비록 과거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변했지만, 나라를 위해 싸운다는 그 마음과 기개만은 빼어난 솜씨로 긴 창 휘두르며 싸웠던 소년장수 시절 그대로다.

 

  孤影归途 不见烽烟(외로운 그림자는 귀로에 올라 봉화를 보지 못 하지만)  一笔千秋 后人心间(천추에 남을 그 이름, 후세인의 마음 속에 영원하리라.)

  이제 임수가 귀로(집으로 가는 귀로가 아닌 하늘로 가는 귀로, 즉 죽음.)에 올랐으니, 봉화로 상징되는 전쟁에 두 번 다시 나갈 수 없다.  하지만 임수의 이름과 큰 뜻은 역사가들의 붓으로 기록되어 천추에 길이 남아, 후세인에게도 영원토록 기억될 것이다.

 

  风起(바람이 일어나니)  云散(구름이 흩어지네.)

  '바람이 일어나니' 란 부분에서의 바람은 이 노래 첫소절 속 '풍운(구름과 바람)' 과는 전혀 다른 뜻으로 생각된다.  풍운은 황제의 비뚤어진 마음과 정쟁 때문에 어지러운 양나라의 상황 및 과거 7만명이나 되는 적염군이 억울하게 몰살당한 비극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바람은 임수가 그 난세를 끝내고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일으키는 움직임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구름이 흩어지네' 는 모든 것이 다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보면 될 듯하다.  적염군이 신원되어 그들의 억울함이 끝났고, 올곧은 마음을 가진 정왕이 황제가 되었으니 난세도 끝났으며, 10년 넘는 세월 동안 이어온 임수의 고독하고 치열한 싸움도 마침내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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